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준중형 SUV 투싼은 지난 2015년 3세대 모델로 새롭게 선보인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서 매달 발표하는 자동차 통계자료에서 확인한 신차등록 현황에서도 투싼은 스포티지를 제치고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투싼은 총 3가지의 다양한 엔진 라인업(1.6 가솔린, 1.7 디젤, 2.0 디젤)을 갖췄으며, 시승차는 2.0 디젤 엔진을 탑재한 ‘디젤 e-VGT R2.0 2WD Modern’ 등급으로 기본 판매 가격은 2,680만원이다. 현대 영업소 담당자에 의하면 해당 등급의 판매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듀얼 풀오토 에어컨, 크루즈 컨트롤, 열선 스티어링 휠, 운전석 통풍시트 등이 기본 적용되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1~2세대 투싼의 외관 디자인은 특별히 끌릴만한 매력적인 요소를 찾기 어려웠지만, 3세대로 진화한 투싼은 깔끔하게 정돈된 마스크가 돋보이며 큼직하게 자리 잡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헤드램프 디자인은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

측면 디자인 역시 복잡한 선과 면의 구김 없는 무난함이 돋보이고, Modern 등급부터 적용된 18인치 휠과도 잘 어우러진다. 후면부는 젊은 감각의 도심형 SUV라는 것을 강조하듯 전체적인 느낌이 산뜻하며 투싼만의 독창적인 차별화 요소들도 돋보인다.

실내 인테리어는 화려하진 않지만 사용자 편의중심 설계가 돋보이며,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주행할 때 특별히 거슬리는 부분이 없다. 별도 옵션이지만 최근 들어 완성도가 높아진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은 반드시 선택하길 추천한다. 그러면 2,770만원에 별다른 부족함 없는 투싼을 손에 넣을 수 있다.

2열 공간 역시 차급대비 여유로운 활용이 가능하며, 3~4인 가족용 차량으로 사용하기에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시승과 촬영을 위해 트렁크에 촬영 장비를 가득 싣고, 길이가 긴 장비는 2열 폴딩 기능을 사용해 적재해본 결과 넉넉하면서도 실용적인 이동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았다.

시승한 투싼의 파워트레인은 2.0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결합으로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를 발휘한다. 출력과 토크 모두 부족함 없는 수준을 달성했으며, 실질적인 주행에서도 일상적으로 타기에 충분한 힘을 제공한다. 가속 시 디젤 터보 엔진 특유의 지연현상은 있지만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행 중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서스펜션의 반응이다. 기존의 현대차 SUV들과 비교해도 가장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완성도 높은 SUV에서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서스펜션 반응은 충분히 매력적이며,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을 지날 때도 불쾌한 충격을 최소화시켜 안락함을 제공한다.

MDPS 스티어링 시스템의 개선도 칭찬해 마땅한 부분이다. 소비자들의 지적을 수용하고 미흡한 부분을 발전시킨 결과 투싼의 완성도는 한층 성숙해졌다. 지속적인 조향이 끈임 없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스티어링 피드백이 정밀해지고 반응성도 좋아졌다. 아울러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한 브레이크 성능도 이정도면 합격점을 받을만하다.

대중적인 SUV이기 때문에 연비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다양한 환경을 주행하며 실제 측정한 평균 연비는 10~11km/L 수준을 기록했다. 공인 연비 13.7km/L와 비교하면 다소 하락폭이 있지만, 정체가 심한 도로에서도 연비가 크게 저하되지 않고 일정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도심주행이 많을 경우에도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소음과 진동 부분 역시 상당한 수준을 달성했다. 4기통 디젤 엔진 특유의 느낌은 있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을 잘 억제시켜 모든 탑승자에게 거슬리지 않는 안락함을 제공한다. 주행 중의 풍절음도 잘 조율됐으며, 차량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딱히 번잡스럽지 않다.

소위 말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차종을 불문하고 브랜드 특유의 일관적인 감각을 전달해 자신들의 철학을 소비자들에게 표현한다. 대중들은 그런 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신뢰하고 지지하게 된다. 과거의 현대차는 일관된 감각과 신뢰감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으나, 최근에는 개선된 모습으로 현대차 특유의 일관적인 감각을 상당히 뚜렷하게 전달하고 있다. 투싼은 현대차 SUV 라인업에서 그러한 변화와 완성의 선봉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