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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Not Wild,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기존 캠리와 차별화된 부분은 무엇입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수석 엔지니어 ‘후쿠시마’씨는 자신감 있는 어조로 “거의 모든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만족스러울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지는 기자들의 디테일한 질문에 당황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엔지니어로서 전문적인 설명을 이어가며 신차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설명을 들었으니 검증에 나설 차례. 8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거듭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신형 캠리의 외관 디자인은 기존의 차분하고 무난했던 이미지에서 탈피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스포티함에 초점을 맞춰 변화했다. 전면에는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고, V자 형상의 얇은 라디에이터 그릴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범퍼의 과도한 대형 그릴은 과유불급.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측면은 상당히 얇은 A필러와 이어지는 루프라인이 매끈하게 다듬어져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조됐으며, 휠 디자인은 차체와 조화롭게 어울린다. 후면은 기존 캠리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LED 램프를 적용해 시각적인 명료함을 주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줄여 간결한 멋을 표현한다.



실내 인테리어는 보수적이고 투박했던 기존과 달리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y자 형태로 굴곡을 넣은 센터페시아는 과감해 보이지만 편의성도 부족하지 않다. 2열 공간은 상당히 여유롭고 시트 등받이 각도도 적당하며 쿠션감도 포근해 억지스럽지 않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으로 합산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22.5kg.m을 발휘한다. 수치상으론 평범하지만 일반적인 주행 시 가속성능은 부족함 없이 적당하며,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구동될 때의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상위 차종인 아발론이 부럽지 않은 탁월한 정숙성은 새로워진 캠리의 큰 장점이다. 조용한 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기호와 잘 맞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시승을 통한 실제 연비는 다양한 도로상황에서 17~18km/L 정도의 수준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토요타가 야심차게 개발한 새로운 플랫폼(TNGA)을 적용한 캠리는 전방시야가 개선되어 사각지대를 최소화했고 운전이 수월하다. 플랫폼 교체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전체적으로 낮아진 무게중심. 차체 바닥 높이는 20mm, 앞좌석 시트는 22mm가 낮아져 고속주행에서도 그만큼 안정적인 감각을 제공한다.



토요타 측은 ‘와일드 하이브리드(WILD HYBRID)’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캠리의 주행 성능을 강조하고자 했지만, 실제론 그리 와일드하지 않다.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시종일관 부드럽고 편안한 핸들링과 하체 반응을 보였다.


가속과 제동 시의 거동 또한 전형적인 부드러운 중형 세단의 느낌이다. 패밀리 세단의 쓰임새에 걸맞은 특성을 잘 살려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엔지니어의 자신감 넘치는 답변처럼, 새로운 캠리는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으로 개선되어 완성됐다. 부분적인 디자인의 과격함은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옥에 티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상품성과 가격대비 가치 등은 월드 베스트셀링카 ‘캠리’의 명성을 이어나갈 만하다. 다만 선택의 폭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깐깐한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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