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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진화의 중심에 선 슈퍼 스포츠, 페라리 488 GTB



F1 팀을 운영하기 위해 양산차를 판매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페라리는 모터스포츠에서 비롯된 정체성을 지키며 꾸준히 고유의 색깔을 지켜온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다. 특히 경주차를 위해 개발된 신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페라리의 양산차 중에서 가장 순수한 스포츠성을 지닌 488 GTB 모델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 장소는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과 그 일대로, 트랙과 공도를 아우르는 코스다. 키를 건네받고 자세를 잡으니 F1 경주차가 연상되는 스티어링 휠 좌측 하단에 자리 잡은 강렬한 붉은색 시동버튼이 눈에 띈다. 버튼을 눌러 심장을 깨우자 폭발적인 배기 사운드가 온몸을 고동치게 한다.


순수한 스포츠 주행을 지향하는 컨셉답게 488 GTB의 기본 주행 모드는 ‘스포츠’다. 그 외에도 레이스 모드 등의 5가지 주행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일단 성향 파악을 위해 기본인 스포츠로 설정하고, 7단 DCT는 자동 변속 모드로 적용한 후 서킷에 진입했다.



3.9리터 V8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488 GTB는 최고출력 670마력, 최대토크 77.5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합을 이루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0.06초라는 체감조차 힘든 반응 속도로 변속되어 진정한 슈퍼카다운 성능을 펼쳐낸다.



67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오롯이 후륜에만 집중시키기 때문에 차량을 제어하지 못할까 걱정이 앞섰지만, 서킷의 레코드 라인을 따라 달리는 급격한 스티어링 조작에도 주행안전장치가 개입되는 것을 알리는 경고등만 깜빡거릴 뿐 아무런 불안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현존 최고 수준의 로드 홀딩력을 갖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응을 마친 이후 주행 모드를 ‘레이스’로 변경, 변속기는 패들시프트를 통해 수동으로 제어하며 서킷을 공략했다. 확실히 스포츠 모드보다 엔진 반응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리어를 살짝살짝 흘리며 후륜구동 스포츠카 특유의 짜릿한 운전재미를 발휘하는 본연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낸다.



수동변속은 길들여지지 않은 경주마를 마음껏 조종하는 듯한 정복감을 주지만, 최적의 변속 타이밍으로 랩타임을 단축하기 위해선 자동 모드가 더 낫다는 결론이다. 다만 8,000rpm부터 시작되는 레드존에서의 변속 충격은 중독성이 있어 자꾸만 손이 패들시프트로 향하게 된다.



서킷에서의 488 GTB는 말 그대로 ‘자유자재’다. 원하는 만큼 가속할 수 있고 제동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레이싱 머신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고성능 모델임에도 굉장히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을 즐기는 슈퍼스타처럼 존재감을 과시한다.



아쉬운 서킷주행을 끝내고 돌아가야 할 시간. 일반도로를 달리는 코스가 시작됐다. 인제의 구불구불한 산길 와인딩 로드를 달리는 느낌은? 서킷과 다르게 노면이 고르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488 GTB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유연하게 도로를 주파해 나간다. 다만 시트의 착석감이 단단하고 쿠션이 거의 없어 장거리 주행에는 걸맞지 않다.


서스펜션 세팅은 신기할 정도로 단단함과 유연함을 모두 갖추고 있다. 서킷의 코너에서는 차체를 완벽하게 지탱하다가도 일반도로에서는 노면의 불쾌한 느낌을 잘 걸러낸다. 두 가지 상반된 감각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페라리 기술력의 수준과 노하우를 드러내는 단편적인 부분이다.



쉴 새 없이 타이트한 와인딩 코스를 주파한 이후, 488 GTB와 함께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서킷 주행과는 또 다른 매력이 다가오는데, 분명 안정적인 주행감각 속에서도 머리가 쭈삣쭈삣 서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지속된다. 마치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맹수에 올라타 함께 돌진하듯, 격렬함과 평온함이 번갈아가며 온 몸으로 전달된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적용, 나긋나긋한 승차감, 과도할 정도의 주행 안전 장비들. 그로 인해 세간에서는 이제 페라리마저도 변절했다는 쓴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하지만 페라리는 변질된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완벽하게 진화했을 뿐이다. 그 진화의 중심에 슈퍼 스포츠 488 GTB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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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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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h2***** 2020-05-22 15:55 | 신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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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j0*** 2020-05-22 07:10 | 신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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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 2020-05-18 01:57 | 신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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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2020-04-03 09:57 | 신고
하—-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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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2020-03-31 08:28 | 신고
페라리인데 할말 다했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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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2020-01-28 20:59 | 신고
데일리로 탈만한 슈퍼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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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6*** 2018-09-27 19:50 | 신고
언제 이런 차 악셀 한 번 밟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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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ysg**** 2018-09-23 20:55 | 신고
생생한 후기 잘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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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zi** 2018-07-03 14:54 | 신고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이거 타고 달릴곳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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