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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족친화인증 슈퍼카, 페라리 GTC4 루쏘



빨갛게 달아오른 듯한 슈퍼카 한 대가 눈앞에 서 있다. 무척이나 아름답긴 하지만, 페라리는 자주 경험할 수 없는 브랜드이기에 때론 낯설고 때론 어색한 존재다. 게다가 12기통 엔진을 품고 690마력을 발휘하는 모델이라면 마음가짐을 다잡아야 한다. 영하의 강추위를 원망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키를 건네받고 시승에 나섰다. 주인공은 페라리 GTC4 루쏘다.



폭발적인 성능과는 별개로 GTC4 루쏘는 ‘가족친화적’ 페라리다. 이유인즉 2열 시트가 있어 4명이 탑승 가능하며, 상시사륜구동방식을 통해 악천후에도 뛰어난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러한 두 가지 특징은 기존의 페라리에서 보기 힘들었던 부분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달리고 싶었던 페라리 팬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변화다.



GTC4 루쏘는 2도어 패스트백 스타일이기 때문에 2열에 타고 내리기가 번거롭긴 하지만, 2열의 거주성은 성인이 탑승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승차감은 꽤나 단단한 편인데, 저속보다 고속으로 달릴 때 승차감이 더 좋아지는 전형적인 그랜드 투어러 성향이다.



GTC4 루쏘는 6.3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690마력, 최대토크 71.0kg.m를 발휘하며,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0-100km/h 가속시간은 3.4초로, 가속 페달을 짓누르면 폭발적인 가속 성능과 더불어 자연흡기 엔진다운 즉각적이고 영민한 반응으로 순수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반적인 거동은 커다란 차체와 어울리지 않게 예리하다. 스티어링 휠은 작은 움직임에도 세밀하게 반응하며, 얇은 만년필 펜촉으로 선을 그리듯 날카롭게 도로 위를 누빈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페라리지만, 본연의 주행 감성은 전혀 희석되지 않았다.



날카로운 조향 감각과 마찬가지로 서스펜션 또한 단단한 편이다. 제동 성능은 머릿속에 그린 정지선을 마음먹은 만큼 조절 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며, 급제동 시에도 차체 거동이 안정적이다. 7단 DCT의 변속은 무척 빠른 편이지만, 페라리의 다른 모델들과 비교하면 한결 부드럽게 세팅되어 승차감을 저해시키지 않는다.



실내는 가죽으로 전체를 휘감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상급 가죽이 풍부하게 쓰였다. 물론 고객이 원한다면 인테리어 대부분을 카본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GTC4 루쏘는 가죽의 우아함과 더 잘 어울린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터치 방식을 지원하며, 화면이 큼직하고 화질이 또렷해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12기통의 웅장하고 다채로운 배기음이 실내에서는 크게 들리지 않는 편인데, 동승자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알맞게 조율된 느낌이다. 단,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엔진 회전수를 높일수록 우렁찬 성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 소리는 말로 표현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입체적이고 풍부해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페라리 GTC4 루쏘는 ‘완성형’ 페라리 그 자체다. 12기통 엔진, 진화된 상시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4명이 넉넉하게 탑승할 수 있는 공간까지. 뛰어난 설계와 기술이 총 망라된 새로운 방식의 페라리다. 혹자는 순수한 슈퍼 스포츠 모델만이 진정한 페라리라 평가하기도 하지만, GTC4 루쏘는 페라리의 원초적인 본성과 최신 트렌드가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룬 걸작이라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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