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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주인공을 꿈꾸다, 캐딜락 CTS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시장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그 중에서도 GM(제너럴 모터스)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GM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담당하는 캐딜락의 대표 차종은 바로 CTS.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정조준하며 출사표를 던진 CTS AWD 모델을 시승했다.

글 / 김상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캐딜락은 전성기였던 1960년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1999년 Art & Science 디자인 컨셉을 발표하며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외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적용 초기에는 다소 급진적인 변화로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의 CTS는 15년여에 걸쳐 담금질한 숙성된 디자인 완성도를 보인다.

선 굵은 남성적인 직선들로 축을 이룬 외관은 중후함과 강인함을 발산하며 캐딜락만의 명확한 정체성을 보인다. 아울러 헤드램프와 수직으로 이어져 일체감을 주는 주간주행등은 확실한 존재감과 동시에 세련된 신차로서의 매력을 어필한다.


1,2열 도어 손잡이와 높이를 맞춰 곧게 뻗은 측면 캐릭터 라인은 달려가는 역동성을 묘사했고, 18인치 크롬 휠은 담백한 스타일이지만 미국차 특유의 화려함을 감추지 않았다. 야무지고 단단한 매력을 표현하고자 했던 C필러 형상은 과하게 두꺼워서 전체적인 비례감을 떨어뜨리는 느낌이다. 리어램프는 상하로 길게 뻗어 독특한 느낌을 연출하고, 크롬으로 마감한 듀얼 배기파이프와 짝을 이뤄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자아낸다.


실내로 들어서면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질 좋은 가죽과 정밀한 조립품질은 기존의 고급차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GM 산하의 제조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좌우 대칭형 센터페시아는 안정감을 연출해 조수석에 앉은 사람에게도 운전자와 동일한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다.


2열의 등받이 각도는 알맞게 조정되어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지만, 무릎 공간은 다른 중형차들과 비교했을 때 협소한 편이어서 공간구성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애플 카플레이를 탑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신 기술을 모두 구현 가능하지만 직관적이지 못해 익숙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캐딜락 CTS AWD 모델은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40.7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합을 이룬다.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캐딜락이 자랑하는 MRC 서스펜션(1초당 1000회까지 서스펜션 압력을 조절)으로, 뛰어난 노면 장악력을 제공한다.


스포츠 세단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가속 성능과 고속 영역에서도 불안하지 않은 스티어링 감각, 노면을 끈덕지게 붙잡고 늘어지는 안정감 등은 독일산 경쟁 차종들과 견줘도 손색없을 수준의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브레이크 시스템 또한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한 제동력을 선보인다. 단,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며 신나게 달리다보면 공인연비와 꽤나 동떨어진 5km/L대의 실제 연비를 나타내기도 한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을 비롯해 다양한 서킷 테스트를 걸쳐 개발되었다는 자신감은 주행감각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상시사륜구동 방식은 운전하는 내내 명확하게 느껴져 촉이 무뎌진 만년필로 글을 쓰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오랫동안 손에 익은 물건처럼 처음부터 이질감 없이 빠르고 능숙한 운전을 가능케 해준다.


캐딜락 CTS는 부족했던 과거의 단점들을 보완하고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콕 집어 극찬할 만큼 특출한 부분은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모자란 부분도 없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지금껏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캐딜락은 비중 없는 조연이었지만, 이제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에 충분한 실력파 배우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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