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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 렉서스 ES 300h



차디찬 바람이 온몸을 휘감던 날, 간간이 따스한 햇볕이 새어나오는 하늘 아래 우아한 자태로 유혹의 눈길을 보내는 자동차가 눈에 들어왔다. 얼핏 봐선 렉서스의 기함인 LS가 떠오르는 외모지만 덩치는 조금 달라 보인다. 고민이 존재할리 만무했다. 렉서스 ES 300h와 함께 한겨울의 데이트를 즐겼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소리 없이 잠에서 깨어나는 하이브리드 세단. 이내 지긋한 눈빛과도 같은 고요한 정숙성에 매료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부 소음이 억제된 만큼 풍절음과 노면소음 등 외부 소음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지만, ES 300h의 정숙성은 시종일관 명불허전이다. 자잘한 진동 역시 하체가 적당히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상당히 쾌적하다.



적당한 무게감을 지닌 스티어링은 영민한 조향능력을 자랑한다. 고속에서도 예상보다 뛰어난 안정성을 제공하고, 주행 모드를 노멀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면서 스티어링 성향도 한층 스포티해진다.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가속 성능은 딱히 흠잡을 데 없다. 속도를 높여 엔진이 개입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무단변속기는 엔진 회전수를 매끄럽게 조율하며 부드러운 자동변속기와 다름없는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본능은 야수처럼 강렬하다. 스포츠 세단으로 빙의하고 나면 급격한 차로변경이나 굽이진 도로를 내달리는 상황에서도 출렁임 없이 곧바로 자세를 유지하면서 날쌘 몸놀림을 선사한다. 그런 와중에도 본연의 안락함을 잃지 않는 여유로움이 뒷받침된다.


새롭게 개발된 GA-K 플랫폼으로 고급스러운 승차감은 물론, 날카로운 핸들링과 강화된 차체 강성, 최적의 무게 배분을 통해 운전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것이 렉서스측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에너지 회생 제동 시스템 때문에 브레이크의 반응이 직관적이지 않아 불평을 늘어놓게 한다. 그러나 ES 300h의 경우 즉각적이고 무난한 제동력을 발휘하며, 회생 제동 시스템의 소음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새로운 ES 300h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신형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으로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22.5kg.m를 발휘하며, 무단변속기와 짝을 이뤄 공인 연비 17.0km/L의 뛰어난 효율을 제공한다. 실제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 공인연비 이상의 준수한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한적한 공원에 들러 흩날리는 머릿결 사이로 ES 300h를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앞모습과 자연스러운 음영을 통해 각인되는 탄탄한 몸매, 볼륨감 넘치는 뒷모습 등이 수려한 외모를 뽐낸다. 7세대 ES의 디자인 컨셉이 ‘도발적인 우아함’이라는 것에 수긍하게 된다. 한때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던 렉서스의 디자인은 이제 호감을 주는 완성형에 도달했다.



실내는 조화로운 투톤 인테리어와 풍부한 가죽 소재 등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갖췄고,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과 수평형 대시보드가 훌륭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터치스크린 방식을 지원하지 않아 무심코 갖다 댄 손가락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17개 스피커의 마크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오랫동안 유지했던 무던한 모습과 성격에 스스로 실증을 느낀 듯, 7세대 ES는 과감해진 스타일과 반전 매력의 주행 감각으로 전에 없던 개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미지 변신에는 그만큼의 대가가 따르는 법. 이전 세대보다 높아진 가격을 소비자들이 수긍해야 한다. 일단 출시 초반 성적은 수입차 TOP3 안에 들어갈 정도로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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