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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김천 직지사, 겨울 산사의 적막함에 몸을 맡기고…




싸늘한 바람을 가르고 찾아가는 겨울 산사에는 남다른 매력이 있다. 바람에 건들거리는 낡은 목어며 여린 풍경소리, 심란하게 절 마당을 휘휘 굴러다니는 낙엽들이며 인적 드문 그 적막함은 도시생활에서 좀체 느껴볼 수 없는 고적한 분위기다.

경북 김천에 있는 고찰 직지사(直指寺)는 겨울 산사의 적막한 운치가 어느 곳보다 두드러진다. 느린 걸음으로 넓은 경내를 한바퀴 휘이 돌고 나면 세상사의 온갖 시름과 미진(微塵)들이 훌훌 털려 나가는 듯하다.

직지사는 김천시에서 서쪽으로 12km 떨어진, 소백산맥 가운데 위치한 황악산(1,111m)의 품에 안긴 고찰이다. 황악산은 원래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 불리었으나 직지사의 현판 및 택리지에는 ‘황악산’으로 돼 있다.

직지사는 절을 세울 때 불경 가운데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구절에서 따 온 이름이다. 신라 눌지왕 2년(418)에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된 후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 고려 태조 때는 능여조사가 거듭 중창하면서 부속건물이 250여채에 2,500여명의 승려가 수도하는 대찰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천불전과 사천왕문, 자하문만 남긴 채 40여 채의 부속건물들이 모두 불타는 수난을 당하는 등 외침과 재난으로 가람의 원형이 크게 훼손되어 지난 30년 동안 34개의 전각과 당우를 새로 짓고 31개 동을 보수 개축하는 등 대대적인 불사중창사업을 벌여 지난 94년 완공했다.

경내에는 정면 5칸인 대웅전을 중심으로 천불을 모신 비로전, 극락전, 응진전, 명부전, 사명각, 범종각, 만세루가 있고 최근엔 대규모의 선원도 신축됐다. 큰 법당 앞뜰에 서 있는 3층 쌍석탑은 보물 제606, 607호, 석조 약사여래좌상은 보물 제319호로 각기 보존돼 있다.

절 안 주위의 울창한 소나무와 깊은 계곡의 맑은 물, 가을 단풍이 절경이며, 주위의 조경과 잘 어울려 있다. 절 뒤로는 황악산에 오르는 등산길이 열려 있고 능여계곡을 따라 사명폭포가 자리잡고 있다. 또 운수봉 아래 운수암과 백련암으로 가는 계곡에도 작은 폭포들이 여럿 있어 주변 풍치를 더한다(등산코스 : 직지사-운수암-황악산 정상-동쪽계곡-직지사 12km, 5시간 소요).

*맛있는 집
직지사 관광단지 내에서 40여년 가까이 산채정식집을 하고 있는 천일식당(054-436-5195)에서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산채나물을 바탕으로 석쇠불고기, 향긋한 송순차를 맛볼 수 있다.

우시장이 있는 김천에서 한우를 맛보지 않는다면 섭섭한 일. 김천시내 용두식당(054-434-2522)은 순 한우고기를 사용한 곰탕이 진국이다. 용두동로터리에서 대구 방면으로 직진하다가 첫 4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시청 앞에 자리잡은 김천한우촌(054-439-0778)은 경상북도가 지정한 한우판매 전문업소 중 한 곳이다. 넉넉한 상차림을 기대해도 좋다.

*드라이브 요령
경부고속도로 김천 IC로 나와 직지사 이정표를 보고 직진한다. 12km. 직지사 입구에서 322번 지방도로 4km쯤 가면 직지사 주차장에 닿는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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