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동안 벤츠와 기술을 공유한 25개의 신모델이 나오면 크라이슬러의 위상이 달라질 것입니다"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올해부터 신모델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수입차업체 대표 중 가장 오랜 근무경력이 있는 첨리 사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재고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올해 재고정책은.
"2002년 판매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차를 많이 주문했으나 경기부진, 반미감정 등이 겹치며 재고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새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즉 모든 2004년형 모델에 대해 영업현장을 뛰는 딜러들이 실수요를 예측하고 판매상황에 맞게 주문케 하고 있다. 지리적인 여건 상 물류흐름에 어려운 점이 많으나 이런 홀세일이 조기 정착되면 재고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 그랜드체로키 디젤의 경우 처음 들여온 100대가 금방 팔려 결과적으로 수입물량이 적었으나 보통 초기 수입물량이 100대여서 무리를 안했다"
-크라이슬러 딜러들의 경우 개인사업자가 많아 홀세일 실시로 본사가 영세한 딜러를 재편하려는 게 아닌 지 우려하는데.
"홀세일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처음에는 일부 모델부터 시작해 점차 그 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또 딜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임러크라이슬러서비스코리아의 금융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 경우 영세한 딜러라도 담보 제공없이 기존 신용으로만 무이자로 자금을 쓸 수 있다. 홀세일은 딜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판매에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 마진을 높이고 딜러들의 판매량과 서비스 수준에 따른 변동마진을 책정했다. 따라서 홀세일이 딜러들을 재편하는 기회가 아니라 딜러들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딜러들은 크라이슬러와 함께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많은 고생을 한 만큼 앞으로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외환위기 이후 환율 문제로 차값이 올라가 미국차들의 판매가 부진하다. 크라이슬러의 가장 큰 문제점과 그 대책은.
"지난해는 경기가 나쁘기도 했지만 크라이슬러 입장에서는 신차가 다코타 하나뿐이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한 제품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랜드체로키 디젤을 시작으로 경쟁력을 가진 여러 신모델이 연이어 출시돼 이런 어려움이 대거 해소될 전망이다. 아마 크라이슬러가 한국에 진입한 이래 가장 많은 신모델을 내놓는 해가 될 것이며, 크라이슬러 판매의 새로운 전기로 삼고 싶다.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수입차는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며, 크라이슬러차는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이 있다. 수입차 구매패턴이 실용성을 앞세우는 쪽으로 점차 바뀌고 있으므로 잠재고객들에게 브랜드의 이러한 장점을 알려 나가는 게 중요하다"
-혼다 등 크라이슬러와 가격대가 비슷한 경쟁차들이 올해부터 판매되는데.
"일본차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선 환영한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차들이 어떻게 가격을 책정할 지 모르겠으나 크라이슬러차는 경쟁력있는 가격대가 많아 정면대결을 해도 자신있다"
-현재 수입차시장의 빅3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는 지.
"수입차 고객이던 자영업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의 경제력이 외완위기 이후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수입차를 사는 사람들은 상위 1%에 속하는 계층이다. 일부 수입차가 국산차와 가격에서 별로 차이가 없음에도 아직 수입차를 사는 걸 꺼리는 소비자가 많다. 이 게 문제다. 따라서 빅3체제는 당분간 안바뀔 것이다. 그러나 고급차 수요층은 정해져 있으므로 장기적으로는 크라이슬러, 포드 등 대중적인 브랜드가 더 넓은 수요층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승산이 있다"
-국내 수입차업체 대표 중 가장 오랜 근무경력이 있는데 올해 수입차시장 전망은.
"지난해 수입차시장은 20% 성장해 거의 2만대에 이르렀다. 올해에도 역시 2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2만3,000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9%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너무 좁다.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최상의 차를 경제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려면 편중된 시장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에서부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크라이슬러의 올해 과제는.
"우리 회사는 올해 2,100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점유율로는 9%를 넘어 1차적으로 업계 4위를 탈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판매대수보다는 고객들로부터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는 게 다임러크라이슬러그룹의 궁극적인 목표다"
-올해 마케팅 전략은.
"기본적으로 철저한 타깃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회사가 보유한 잠재고객 자료를 활용한 DB마케팅과, 이러한 고객층을 보유한 국내 유수의 리딩 브랜드들과의 다양한 제휴마케팅을 통해 차의 성능과 경제성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또 찾아가는 마케팅을 구현할 것이다. 이는 타깃 고객층이 주로 찾는 골프장이나 고급 휴양지를 방문해 보다 많은 고객들이 실제 차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늘리겠다는 뜻이다. 전국 19개 판매망을 활용해 곳곳에서 시승 행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미쓰비시차 수입은 포기했는 지.
"미쓰비시차 수입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다만 미쓰비시의 내부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또 한국시장에 대한 조사도 아직 많이 필요하다"
-지난해 시작한 중고차사업에 대한 평가는.
"지난 10월부터 수입차업계 최초로 본사 차원에서 인증 중고차사업을 시작해 지난해의 판매실적은 32대다. 2003년에는 일반매입이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크라이슬러 고객차를 매입할 계획이어서 거래실적이 높아질 것이다. 중고차사업을 통해 수입중고차를 좋은 여건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본다. 또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중할부사가 중고차할부를 중단하거나 고금리로 실시하는 반면 크라이슬러는 저리의 중고차 할부금융을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부터는 신차딜러를 통한 대차고객의 차를 적극 받을 예정이어서 신차 판매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강호영 기자(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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