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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폭스바겐 뉴 비틀 카브리올레 시승기

폭스바겐 뉴 비틀의 카브리올레 버전이 상륙했다. 데뷔 이전부터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었던 쿠페 버전에 이어 카브리올레 역시 대기고객을 많이 만들어 낸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쿠페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오픈 보디로 하기 위한 강성 보강과 안전성에 대한 배려가 가장 큰 변화다. 특히 톱을 트렁크에 수납하는 통상적인 오픈카와는 달리 뒷부분에 노출시킨 아이디어는 뉴 비틀의 컨셉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미국시장에는 데뷔 초기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싼 모델이 가끔씩 등장한다. 신차 구입가에 많게는 만 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되 팔리는 모델들이다. 이런 부류에 속하는 모델들로는 여기 소개하는 폭스바겐의 뉴 비틀을 비롯해 크라이슬러 PT크루저, 포드 선더버드, 그리고 BMW 미니 쿠퍼 등이 있다. 최근에는 캐달락 CTS의 컨버터블 버전 XLR도 이 그룹에 벌써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물론 이외에도 몇 개의 모델이 더 있다. 이중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모델은 뉴 비틀과 PT크루저 뿐이지만 이들은 처음 데뷔 후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차들이 거리에 나타나면 모두가 쳐다 보았고 그만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80년대에도 마쓰다의 미아타 MX-5를 신차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주어야 살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이런 모델의 성공은 브랜드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기여한다. 통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세단형 모델에 대한 이미지까지 좋아진다는 것이다.

비틀 역시 전 세계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런 눈에 띠는 스타일의 모델들은 그만큼 라이프 사이클이 짧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그런 단점을 보완하는 나름의 전략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사람은 자동차 디자인을 섹시 산업이라고도 정의한다. 그래서 디자인을 통해 기본 컨셉을 확립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다른 컬러를 부여하기도 한다. 또 심장을 이식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컨버터블 모델을 추가하기도 한다. 이처럼 변화를 주어야 고객이 눈길을 주는 것은 디자인을 중시하는 분야에서는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폭스바겐도 그런 정의에 걸맞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뉴 비틀을 출시하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모터쇼를 통해 컨셉트카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고 그 의의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아름답다든지, 섹시하다든지 아니면 귀엽다든지 하는 다양한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미녀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 아닌가. 그리고 이런 전략은 데뷔 후 첫해까지 계속되었다. 당연히 많은 수요가 몰렸고 이어서 두 번째 해에 폭스바겐은 독특한 컬러를 한 한정판 모델들을 내놓아 개성을 부여함으로써 그 감동을 자극하는 방법을 구사했다. 폭스바겐은 이 새로운 딱정벌레에 여덟가지의 컬러를 추가해 시장에 선보였던 것이다. 옷이 날개라고 하는 말은 사람에게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전략으로 인해 폭스바겐은 연간 5만에서 6만대 정도의 판매를 목표로 했지만 첫 해에 8만대나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3년 째에 폭스바겐은 좀 더 파워풀한 엔진과 안전성, 실용성 등을 개선하며 합리성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웠다. 그리고 이번에는 컨버터블 비틀을 출시했다. 미니 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컨버터블이라는 타입에만 국한하지 않고 1960년대 비틀 컨버터블과 똑 같은 컬러를 부여했다.

정통 세단도 그렇지만 뉴 비틀과 같은 눈에 띠는 디자인의 모델들도 카브리올레 버전이 주는 느낌은 또 다르다. 쿠페를 시승했을 때와 다름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은 거의가 손짓을 하며 쳐다 본다.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이다. 그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모델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친다.

클래식 분위기를 조화시킨 소프트 톱

뉴 비틀 컨버터블의 개발은 독일의 카만(Karmann)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전동식 소프트 톱은 기계식 세차기에서도 세차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견고한 구조라고 한다. 독일차다운 견고함이 묻어나는 내용이다. 몇년 전 장마철에 다섯대의 카브리올레 비교시승을 할 때 한 개 모델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가 샜던 경험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 차는 그런 부분에 대한 배려를 철저히 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리어 윈도우는 열선이 들어간 글래스를 사용하고 있다. 톱의 재질은 직물인데도 불구하고 뉴 비틀의 둥그런 라인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차량 중량은 오픈화에 따른 보강으로 인해 쿠페보다 110kg 정도 무거운 1,352kg.

톱을 여는 작업은 아주 간단하다. 룸 미러 위에 있는 손잡이를 당겨 약간 돌리면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그 상태에서 센터 콘솔 앞에 있는 스위치를 손가락으로 당기면 13초만에 완전히 오픈된다.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에 신호대기 시에도 톱을 닫거나 열 수 있다. 톱이 개폐되는 동안에는 룸 미러 위쪽에 있는 온도계는 컨버터블 모양의 아이콘으로 변한다. 작동이 종료되면 다시 온도 표시가 들어온다.

톱을 연 상태에서 프론트 윈드실드로 인한 답답함이 없다. 기본적으로 뉴 비틀의 차체 구조로 인한 것인 것 같다.

톱은 트렁크에 수납하는 통상적인 방식이 아닌 리어 시트 뒤쪽에 톱을 올려둔 모습으로 처리하고 있다. 트렁크에 별도의 톱 커버가 있어 이것을 씌워 깔끔하게 처리가 가능하다. 리어 시트에 설치할 수 있는 바람막이의 효과도 상당한 수준이다.

재미있는 것은 흔히 이런 오픈카에서 볼 수 있는 롤 오버바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위기 상황이라고 자동차가 판단하면 0.25초만에 튀어 올라오는 롤 오버 프로텍션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 리어 시트의 헤드 레스트가 265mm의 높이까지 올라가는 구조다. 이 시스템은 톱이 씌워진 상태에서도 작동한다.

시승차의 보디 컬러는 베이지색으로 오리지널 비틀에 사용되었던 컬러로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세부적으로 달라진 것은 찾기가 쉽지 않은데 사이드 미러에 방향지시등을 삽입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단순한 장식용이 아닌 뒤쪽에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081×1,724×1,498mm. 휠 베이스는 2,509mm. 좀 더 정확히 계산하면 4,090×1,730×1,500mm/2,515mm가 나온다.

인테리어는 리어 시트가 약간 좁아진 것 외에 하드톱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계기판의 게이지류도 같다. 속도계가 큰 원을 그리고 있고 그 아래쪽에 연료계와 엔진회전계가 조그맣게 설계되어 있다. 물론 전체적인 주제가 원이라는 것도 그대로다. 각종 조절 버튼은 아주 조그맣게 설계되어 있다. 그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주 심플하다.


재미있는 것은 센터 콘솔에 CD 체인저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암 레스트를 조절해 앞뒤로 할 수 있고 그것을 들면 안쪽에 앞뒤로 길게 장착되어 있는 CD체인저가 나타난다. 오디오는 10개의 스피커를 설치하고 있다.

대시보드가 길다는 인상은 변함이 없다. 그 위에 꽃병을 얹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보기에 따라서는 너무 길게 보이기도 한다. 조수석 앞쪽 글로브 박스 위에 별도의 손잡이가 있는 것도 다른 차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이다.

하드톱 모델에서는 시계와 온도 디스플레이가 센터 미러 아래쪽에 있었는데 카브리올레에서는 윈드실드 맨 위쪽, 룸 미러 상단으로 옮겨졌다.

물론 에어컨을 비롯해 틸트&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높이 조절 가능한 프론트 버킷 시트. 히팅 파워 미러, 파워 윈도우 등 편의장치도 부족함이 없다.

프론트 시트는 풀 버키트 타입으로 착좌감이 아주 부드럽다. 하체의 하드한 세팅을 보완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상체의 지지성도 수준급으로 와인딩 로드 공략 시 상체를 잘 잡아준다. 뒷좌석은 쿠페보다 약간 좁아져 있다. 성인이 넉넉하게 앉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4인승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듯도 싶다. 리어 시트에 타기 위해서는 프론트 시트의 시트백 옆에 있는 손잡이를 당겨야 하는데 손이 들어가는 공간이 협소하다. 그래도 중앙에는 스키 스루까지 설치하고 있다. 톱을 수납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렁크 공간은 쿠페보다 더 좁다. 톱을 씌웠을 때 리어의 시야가 방해를 받는 것은 쿠페와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이다.

부드러움을 주제로 한 주행성

뉴 비틀 컨버터블에 탑재되는 2리터 직렬 4기통과 150마력을 발휘하는 터보차저 사양의 1.8리터 4기통이 있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2리터 사양.

2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115ps/5,400rpm, 최대토크 17.5kgm/3,200rpm. 변함없이 SOHC 2밸브의 실린더 헤드 구조를 하고 있는데 블록측에 밸런스 샤프트를 채용해 회전이 훨씬 부드럽다. 트랜스미션은 아우디 TT AT모델과 같은 경량 컴팩트한 6단 AT 팁트로닉이 조합된다. 다만 스티어링 휠에 별도의 버튼이 설계되지 않았다. 통상의 D 포지션과 S모드가 있으며 수동 모드도 설정되어 있다. 수동모드는 실렉트 레버를 오른쪽으로 밀어 +와 - 방향으로 밀면 시프트업/다운이 진행된다.


변속은 아주 부드럽다. 가속감도 아주 매끄럽고 여유가 있다. 초기 가속은 소형엔진다운 민첩함을 보여준다. 일단 기어비를 확인하기 위해 풀 가속을 해 보았다. 40km/h에서 2단으로 시프트업이 진행되며 70km/h에서 3단, 110km/h에서 4단, 150km/h에서 5단으로 시프트업이 이루어진다. 제원표상의 최고속도가 181km/h로 나와있는데 6단으로 시프트업되며 이 속도에 이른다. 140km/h까지는 큰 무리없이 가속을 하는데 그 이후부터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 차가 고속 주행보다는 중저속에서의 펀 투 드라이브를 즐기는 개념이기 때문에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통상 영역인 100km/h의 속도에서는 2,400rpm 전후에서 타코미터의 바늘이 움직인다.

고성능보다는 효율을 중시한 세팅을 한 6단 AT는 폭발적인 가속을 해준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수동모드로 전환해 좀 더 적극적으로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고속주행 시 바람들이침도 평균 이상으로 제어 되어 있다. 특히 뒷좌석에 윈드 디플렉터를 설치하고 달리면 뒤쪽에서 휘몰아치는 바람의 정도가 현저히 약화된다. 추구하는 방향이 스파르탄한 스포츠카가 아닌 부드러운 감각의 실키 드라이브이기에 소음에 대한 대책은 필수적일 것이다. 노면으로부터의 소음도 예상보다는 적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 토션 빔 액슬로 댐핑 스트로크는 아주 짧게 설정되어 있다. 때문에 노면의 요철은 대부분 히프에 전달한다. 다리 이음매를 타고 넘을 때도 비교적 예민하게 반응한다.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약간 하드한 감각의 승차감을 보이는 대목도 있다. 보디 강성은 보통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속에서의 직진안정성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크루징 시의 승차감은 아주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어지간한 코너링에서는 차체의 쏠림이 없고 롤링이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스티어 특성은 뉴트럴이다. 오히려 상황에 따라서는 약간 오버 스티어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푸트워크는 잽 스타일로 치고 빠지는 기민한 동작이 가능하다. 펀 투 드라이브 개념이 강하다. 핸들링도 정확하게 반응하며 민첩하게 움직인다. 그저 즐긴다는 개념으로 편안하게 운전한다는 자세로라면 부족함이 없다. 물론 골프 GTI 개념의 주행성과는 다르다. 같은 그룹 내의 아우디 TT와 또 다른 맛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과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으며 ESP도 채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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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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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1 13:47 | 신고
트렁크 정말 작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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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1 13:46 | 신고
운전석 팔걸이아래 CD 투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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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1 13:45 | 신고
베이지 색이 아주 깔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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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1 13:45 | 신고
이 사이즈에 4인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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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1 13:45 | 신고
안그래도 귀여운데 뚜껑 여니 더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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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z*** 2019-12-16 12:23 | 신고
아기자기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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