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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여유만만 스타일리쉬 왜건, 푸조 207SW

주위를 둘러보면 유독 많은 별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보통 그만의 생김새나 행동, 성질 등을 빗대어 별명을 지어주기 마련인데 그러한 호칭이 많다는 것은 분명 그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다양하다는 증표일 것이다.
푸조에게는 주로 ‘새끼 사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207SW에게는 보다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진보된 기술과 창의적인 공간 활용이 조화를 이루고 덤으로 멋진 뒷태까지 갖춘 207SW에게 다양한 수식어가 떠올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기자는 207SW를 스테이션 왜건이 아닌 ‘스타일리쉬 왜건(Stylish Wagon)’이라 부르고 싶다.

글,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207SW는 유럽 B2 세그먼트의 베스트 셀링카였던 206SW의 뒤를 잇는 모델이다. 207시리즈는 차량형태와 성능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기본형 해치백인 207GT, 3도어 고성능 핫 해치 207RC, 쿠페-컨버터블의 207CC 그리고 스테이션 왜건 207SW가 그것들이며 이번 207SW의 국내 런칭을 통해서 207시리즈는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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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린 룩(Feline look)이 적용된 앞모습은 207시리즈라면 모두 동일하다. 가늘고 날카롭게 치켜 뜬 헤드램프, 크게 입 벌린 라디에이터 그릴, 앞으로 돌출되어 나온 노즈, 큼지막한 크기의 엠블램 등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은 터치가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짧은 후드와 누워있는 앞 유리는 푸조만의 공격적인 느낌을 배가시킨다. 싹둑 잘려나간 듯한 형상의 휠 하우징을 돌아나가면 그때부터 207 각 모델들의 독특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407SW에서 보았던, C-필러 영역까지 깊게 파고들어온 독특한 형상의 리어 글라스, 그리고 그와 대칭을 이루는 리어램프는 측면에 반복적인 삼각형 패턴을 만들어 207SW를 다른 어떤 모델들과 차별화된 독특한 모습의 왜건으로 만들어낸다. 해치백보다 리어 오버행이 119mm 늘어난 4,156mm의 전장을 갖고 있으나 측면 디자인은 어찌 보면 해치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루엣이 자연스럽다.
207SW의 숄더라인은 다른 형제 모델과 높이가 같으나 55mm 늘어난 전고로 인해 더욱 낮아 보여 실내에서의 개방감이 크다. 나선형의 소라를 연상시키는 테일램프는 207SW 디자인의 백미로서 그저 평범하기 만한 307SW의 뒷모습보다는 훨씬 세련미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뒷좌석의 헤드룸과 레그룸이 각각 조금씩 늘어나 더욱 여유로우며 1.1㎡ 넓이의 대형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와 밝고 화사한 색상의 가죽으로 인해 실내가 탁 트여 보인다. 또한 이 루프는 열 차단 기능이 있는 고강도 글라스를 사용하여 실용성과 내구성을 향상시켰으며 블라인드는 전동식으로 열고 닫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블라인드를 완전히 개방한 상태에서 리어시트에 앉아보니 열린 하늘을 맞이할 수 있어서 몹시 즐겁다. 눈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뒤에 앉은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할 것만 같다.

운전석은 차량 앞모습과 디자인의 흐름을 같이 한다. 둥글게 돌출된 대시보드는 보닛의 형상에서 가져왔으며 독특한 좌우 에어벤트는 헤드램프와 모습이 유사하다. 또한 대시보드에 위치한 모니터 유닛도 커다란 전면 엠블램과 비슷하다. 부드러운 대시보드 마감재는 직물 패턴이 새겨져 있어 고급스럽고 재질도 만족스러우나 하단 플라스틱의 경우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
세미 버킷 타입 가죽시트는 질감과 마무리가 뛰어나며 좌우 서포트가 매우 우수하여 운전자로 하여금 핸들링에 대한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207SW는 이 차의 성격을 잘 반영하듯 여유 있는 수납공간을 자랑한다. 특히 바닥을 분리 가능한 고무매트로 마감하여 소음과 미끄러짐을 줄여주며 청소도 용이하게 만들어 놓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글로브 박스를 들여다보면 마치 찰흙 모형을 뜨는 거푸집을 연상시키는 각종 수납공간이 인상적이다. 그저 구색만 갖추어 놓았을 거라 생각했으나 동전 등의 물건을 실제로 넣어보니 대단히 유용했다. 그러나 뒷좌석에 암레스트와 다양한 수납공간이 없는 점은 조금 아쉽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큰 편이고 저속에서는 무게가 가벼워져 주차 등의 조작이 용이하며 고속에서는 적당히 무게가 실려 안정감 있다. 예쁘고 간결한 디자인의 계기판은 각 계기에 크롬 링을 둘러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반면 풋레스트의 높이가 다소 높아 왼발이 어색하게 느껴지며 페달 간격이 가까워 볼이 넓은 신발을 신었을 때는 약간의 간섭이 느껴진다.
대시보드 상단의 모노크롬 모니터는 운전 중 쉽게 확인 가능하며 각 좌석의 안전벨트 착용상태 및 트립컴퓨터의 정보 등을 한눈에 보여줘 편리하다. 네비게이션을 옵션으로 선택할 경우 현재의 모니터는 오디오와 공조장치 사이에 위치하게 되고 그 자리는 네비게이션이 대신하게 된다.
207SW는 동급의 소형차에서 보기 힘든 듀얼에어컨을 갖추고 있으며 이것은 디자인이 간결하고 직관적이어서 사용하기 쉽다.
오디오는 MP3는 지원하나 CD체인저는 없으며 다른 모든 207 모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던 크루즈컨트롤도 옵션에서 빠져있다.

207SW의 진가는 모듈화 된 트렁크&시트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적재를 위해서 리어글라스 도어만 개폐 가능하여 큰 힘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후방의 공간이 비좁을 때 매우 유용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리모컨만으로도 이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트렁크 덮개 역할을 하는 뒷선반은 최대 7.5kg의 짐을 실을 수 있으며 손쉽게 3단으로 접을 수 있어 뒷좌석, 해치 도어 혹은 글라스 도어를 통해 트렁크의 수화물에 접근하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
트렁크 바닥은 낮아서 짐을 부리기 쉬우며 입구의 턱은 금속으로 마감하여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검은색 플라스틱 재질의 뒷범퍼는 물건을 싣고 내리면서 발생하는 가벼운 스크래치를 눈에 잘 띄지 않게 해준다.


모듈화 된 뒷좌석 공간은 사용자로 하여금 손쉽게 상황에 맞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도록 최고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뒷시트는 단 한 번의 레버조작으로 손쉽게 완전평면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조작은 방석을 들어 올린다든지 헤드레스트를 뽑아내는 등의 동작이 필요 없으며 쉽게 손이 닿는 곳에 폴딩레버가 위치해 트렁크 쪽, 뒷좌석 쪽에서 모두 작동이 용이하다. 일반적으로 시트폴딩 시 안전벨트가 거치적거리는 일이 빈번하지만 207SW에서는 이런 경우를 찾아볼 수 없었다. 트렁크 용량은 평상 시 428리터로 207GT보다 188리터가 늘어났으며 시트폴딩 시 1,410리터의 큰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207SW에는 PSA그룹과 BMW가 공동 개발한 1.6리터 120마력 엔진과 175마력 터보 엔진, 그리고 1.6리터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이중 국내에 들어온 엔진은 120마력 가솔린 엔진뿐. 이유인 즉, 175마력 가솔린엔진과 1.6리터 디젤엔진에는 수동 5단 변속기만 제공되기 때문에 국내 실정상 수입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미니 쿠퍼와 쿠퍼 S에는 두 가솔린 엔진이 모두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루어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배기량 1,598cc의 직렬 4기통 DOHC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16.3kg.m/4,250rpm을 발휘한다. 키를 가볍게 돌려 시동을 걸면 배기음이 꽤나 묵직하며 가속페달을 수 차례 깊게 밟아 회전수를 높여보니 예상대로 미니 쿠퍼에서 들었던 사운드가 들려온다.
자동변속기는 스포츠 모드와 수동 변속 기능을 모두 지원하지만 단수가 4단에 그쳐 아쉬움을 준다. 물론 차의 성격은 다르지만 같은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와 패들까지 갖춘 미니 쿠퍼와 비교하면 조촐하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를 적극 활용하면 보다 경쾌하고 날카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207SW는 100km/h 정속 주행 시 4단에서 2,850rpm, 3단에서 4,000rpm 의 회전수를 보인다. 4단 변속기로 인해 회전수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방음이 기대이상으로 훌륭하다. 150km/h 전후의 속도에서도 엔진소음은 물론 풍절음도 잘 차단된다. 급가속시 50, 95, 145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진다. 제로백은 제원상 12.8초로 평범한 수준이며 실제로도 가속이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130km/h이상의 속도에서는 가속력이 점차 둔해지고 160km/h이상에서는 점차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그에 비해 고속주행시의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 제원상의 최고속도는 195km/h이나 실제 시승결과 도로여건상 175km/h의 속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주행에서 부드럽고 편안하며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하여 웬만한 과속방지턱을 그냥 지나쳐도 동승자가 크게 불평하는 일은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급격한 코너에서는 리어가 늘어난 왜건형 차체로 인해 더욱 안정감이 있고 균형 있게 자세를 잘 잡아준다. 소문이 자자한 푸조의 하체 실력을 207SW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또한 보기에도 매우 만족스러웠던 세미버킷시트는 실제 와인딩 도로의 주행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207SW는 ABS, ESP, 6-에어백 등의 안전장비는 물론이고 정면충돌 시 스티어링 컬럼이 하향 조절되어 운전자의 부상을 줄여준다. 또한 측면충돌 시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어패널의 강도를 크게 증가시켜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푸조 207SW는 공간의 여유를 제공할 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까지도 가져다 준다. 또한 컴팩트 CUV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단과 해치백의 장점을 모두 합한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준다. 다소 아쉬운 주행성능은 1.6리터 디젤엔진이 채워줬으면 하는 욕심이 들지만 자동변속기와의 인연은 다음 생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207SW는 스타일리쉬 한 디자인, 뛰어난 공간 활용성 그리고 재기 발랄한 주행성능 등을 두루 갖추고 3,150만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타나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푸조 207SW, 마음은 이미 콩밭에...

미니밴 부럽지 않은 다목적 왜건, 푸조 308 SW

푸조의 새로운 트렌디 CUV, 207SW 신차발표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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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7SW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156×1,748×1,527mm,
휠 베이스 : 2,540mm
트레드 (앞/뒤) : 1,467/1,461mm
공차중량 : 1,335kg
연료탱크 50리터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배기량 : 1,598ccc
최고출력 : 120hp/6,000rpm
최대토크 : 16.3kg.m/4,250rpm
보어×스트로크 : 77.0×85.8mm
구동방식: FF

변속기
팁트로닉 자동 4단
기어비 (1/2/3/4//R) : 2.725/1.499/1.000/0.711//3.166
최종감속비 : 3.65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토션 바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 195 /55R 16

성능
0-100km/h 가속 : 12.8초
최고속도 : 195km/h
연비 : 12.4km/L (3등급)
가격 : 3,15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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