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있고 눈에 확 띄는 녀석이 등장했다. 지금껏 도로에서 마주칠 때마다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아왔던 독특한 디자인의 수입차 모델들이 아니라 바로 국산 메이커인 기아자동차에서 만들어낸 CUV인 ‘쏘울\'(Soul) 이라는 모델로, 국산차 최초의 ‘패션카’ 라고 불러도 무방할만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출시되자마자 많은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는 모델이다. 박스카 형태의 개성 있고 귀여운 디자인과 아기자기함을 앞세워 그 모습을 드러낸 쏘울을 만나보았다.
글 / 김정균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김성수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현대차와 차별화를 보여주려는 기아는 그 기본적인 컨셉을 ‘디자인 경영’에 맞추었다. ‘디자인의 기아’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고 그 중심엔 BMW의 크리스 뱅글이나 아우디의 월터 드 실바와 함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피터 슈라이어를 2006년 8월부터 디자인 총괄의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타사와의 디자인 차별화와 기아차만의 디자인 정체성의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러한 와중에 차례대로 등장한 모하비와 로체이노베이션, 포르테 등과 같은 새 모델들에서부터 ‘직선의 단순화’ 라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디자인 철학이 조금씩 반영되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출시될 모델들에서는 더욱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이것은 그 동안 각 모델별로 중구난방 식의 다른 모습을 보여 왔던 국산차들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모습이기도 하며, 반드시 찾아내야 할 모습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메이커들의 디자인이란건, 딱 봐도 저차는 어떤 메이커가 만든 차- 라는 공식이 존재하듯이 국산차들도 이젠 디자인적인 요소를 이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더 많은 판매로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고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컨셉트 형태로 첫 선을 보였던 쏘울에 대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쏘울 디자인의 핵심적인 DNA로 ‘지금까지의 관습을 거부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도시의 젊은 트렌드세터들에게 어울리는 차로써, 기아차 디자인의 터닝 포인트가 될 모델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기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출시 된 것이다.
익스테리어
쏘울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론 닛산 큐브나 도요타 BB 등과 같은 박스카 형태이다. 하지만 심플하고 단순한 형태의 박스카들과 다르게 쏘울은 디테일한 부분에 조금 더 무게감을 실었는데 이는 단순한 토이카 형태의 디자인 보다는 좀 더 중량감 있는 묵직함과 화려함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도 고려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뭔가 하나라도 더 붙어 있어야 좀 더 있어 보인다는 시각인데,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알 수 있겠다. 저마다 다른 소비자들의 취향 중에서 쏘울이 선택한 방향이 얼마만큼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차체 사이즈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컴팩트하며 (전장4105mm×전폭1785mm×전고 1610mm) 앞뒤는 짧고 넓이와 높이는 적당해 보이는데 그로 인하여 귀염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부져보인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시승차는 쏘울의 디자인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기아에서 따로 준비한 옵션 파츠들이 적용되어 있었는데, 범퍼 하단의 블랙 하이그로시로 처리된 에어킷 이라던지 반짝이는 크롬 재질의 주유구 캡, 또한 국산 순정모델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으로써 용의 모습을 형상화한 데칼 무늬까지 새겨 넣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시승하는 내내 사람들의 따가운- 아니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전면부의 그릴은 기아차들의 패밀리 룩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호랑이 이빨을 형상화한 디자인의 얇고 길 다란 형태로 장착되어 있으며 헤드램프는 그릴 위쪽으로 치켜 올라간 큼직한 형태로써 전체적인 전면부의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A필러 부분을 검은색으로 처리해 미니나 큐브에서 보았던 지붕을 얹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A필러에서 C필러 까지의 지붕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썬루프, 루프랙, 안테나 등이 차례대로 장착되어 있다.
측면 방향지시등의 모습은 쏘울이 추구하는 부분적인 디테일의 대표적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언뜻 보면 마치 M3와 같은 모델들에서 종종 보아왔던 형태를 하고 있는데, 차의 성격과는 다르지만 스포티함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 뒤 휀더 부분은 볼륨감 있게 부풀어 있는 둥근 형태로써, 이는 단순한 직선 형태의 모습에 곡선적 이미지를 조합해 넣은 것이다. 리어 쪽은 전, 측면부에 비해 심플해 보이며 리어램프는 입체적인 형태의 직선적 디자인으로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시승차에는 없었지만 후방카메라 옵션을 포함하면 후진시 룸미러 좌측으로 영상을 비춰준다.
인테리어
실내는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함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스포츠카에서나 보았던 3링 형태의 계기판과 크지 않은 적당한 사이즈의 도톰한 스티어링휠의 모습은 이 차의 본래 성격보다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받게 된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위쪽 센터 스피커에서부터 아래쪽 공조장치 부분까지 위아래로 긴 반원 형태인데, 오밀조밀하고 예쁘장하게 다듬어 놓았으며 손을 뻗었을 때 각 버튼의 위치나 조작성은 사용하기에 적당하고 무난하다.
계기판의 숫자는 밝기가 조절되는 화이트 클러스터이며 시인성 위주의 심플한 모습인데, 테두리에 빨간 조명을 감싸줬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차후 연식이 바뀌거나 부분변경모델이 나올 때 추가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그 외에 센터페시아의 버튼류 들을 비롯한 실내의 조명은 최근의 기아차들과 같은 맥락인 붉은색 계열이다. 기어 변속레버는 무척 작은 사이즈이며 그 주변은 그냥 심심함 그 자체이다. 약간 의아한 점은 시트의 팔걸이가 운전석에만 달려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는 조수석에도 당연히 달아 놔야 한다는 생각이다.
쏘울의 실내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붉은 조명을 내는 라이팅 스피커다. 대단한 첨단의 옵션은 아니지만, 이를 위한 조작버튼까지 따로 스티어링 휠 오른쪽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스피커의 불빛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발산하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무드등의 용도로 계속 켜 놓을 수도, 마음에 안 들면 꺼 놓고 아니면 2초에 한번씩 깜박이게, 그냥 음악의 비트에 맞춰 반짝 반짝 거리도록 각기 설정이 가능하다. 젊은 층을 겨냥한 차가 아니라면 나이 지긋하신 오너들에겐 공짜로 달아준다 해도 마다할 만한 기능이지만, 쏘울이 공략할 주 연령대가 어떤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으로써 2,30대의 오너들을 끌어당기려 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의 모델들 중엔 유난히 시트의 착좌감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쏘울의 경우엔 그렇지 않았다. 몸이 착 달라붙을 정도는 아니지만 무난한 착좌감을 가졌으며, 시트에 앉았을 때 유달리 여유 있는 머리 공간으로 인해 실내 공간이 무척 넓어 보인다. 뒷좌석은 차체 사이즈를 감안 했을 때 넓지도 좁지도 않은 정도이며 트렁크 공간은 짧은 전장으로 인해 그리 넉넉하진 않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높은 루프라인 덕분에 이정도의 실내 공간이라면 준중형 세단 급보다는 실용성에서 더 효율적이며, 아이들이 있는 4인 가족 정도의 패밀리카로는 충분한 실내공간을 체감할 수 있겠다.
파워트레인 & 주행성능
쏘울에 장착되는 엔진은 세 가지로 1.6과 2.0리터 가솔린 엔진, 1.6리터의 디젤 엔진이다. 이 엔진들은 모두 현대와 기아의 준중형급에 들어가는 것들과 같은 엔진들이며 많은 오너들에게 익숙해져 있다. 시승차는 가장 무난하고 많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1.6가솔린 버전이다. 1591cc의 배기량으로 최고출력 124ps, 최대토크 15.9kg.m 로 자사의 준중형급인 포르테와 같은 수치를 보여준다.
변속기는 수동 5단과 4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며 2.0모델에는 자동 4단만 장착되고 있다. 공인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가솔린 1.6은 13.8km/l, 2.0의 경우엔 12.9km/l로 준수한 편이며 디젤모델은 15.8km/l 인데, 다른 준중형급 모델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제원 표를 살펴보다 눈에 띄는 점은 디젤 수동모델의 경우 19.8km/l 의 연비를 갖고 있어 수동모델이 부담스럽지 않은 운전자라면 운전 재미와 실용성 모두에서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체감상의 실제 연비는 시내 주행에선 꽤나 훌륭한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고속주행에선 오히려 정속주행이 아니라면 다른 차들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높은 차체에 따른 공기저항 측면에서는 세단형에 비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리라.
이제 주행성능을 알아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른 1.6리터의 준중형급 세단형이나 해치백들과 별다른 차이는 없다. 같은 엔진과 변속기가 들어가며 차량 중량도 비슷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차체 높이의 차이에 따른 감각이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쏘울 만의 특징이 느껴지는데, 일단 낮은 배기량의 한계를 눈가림 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악셀 페달의 반응이 매우 민감해 살짝 발을 대기만 해도 톡톡 튕겨 나가는 느낌이다. 몇 만 킬로미터 이상 주행한 후엔 처음보다 약간은 무뎌지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튕겨 나간 후의 초기 발진가속은 약간 힘에 부치는 듯 하다가도 실용영역인 60-120km 사이에선 별 스트레스 없이 경쾌하게 달려준다. 오르막이라던지 주행 중 악셀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으면 저배기량의 차 답게 킥다운이 쉽게 걸리는 타입이다. 고속영역으로 들어서면 가속이 둔해지지만 160km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가주며, 그 후에 조금씩 더디게 가속되는 것은 내리막이거나 탄력에 의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시속 100km로 항속시 2700rpm의 수치를 보여주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시 47km에서 2단, 100km에서 3단, 157km에서 4단으로 6100rpm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진다. 포르테와 굳이 비교해보자면 쏘울은 후반보다는 초 중반 위주로 살짝 더 타이트하게 셋팅을 해놓았는데, 도심형 CUV라는 성격에 잘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커플드 토션 빔 액슬 타입으로 포르테의 것과 같은 방식인데, 처음 차에 올라타 1km만 주행 해봐도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온다. 또한 차체는 세단형 모델들에 비해 높지만 본닛을 열면 저 아래 깊이 박혀있는 엔진의 위치라던지, 낮은 무게중심을 위한 설계와 적당히 단단한 서스펜션의 셋팅 등으로 코너에서도 실용영역에서는 세단형 모델들과 비교해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다. 다만 더 높은 차체 높이에 따른 약간의 심리적 불안감과 함께 고속의 요철에서 위아래로 들썩거리는 느낌은 간간히 전해져 온다.
핸들링 감각도 예상보다는 수준급인지라 실용 영역에서의 어지간한 한계까지는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박스카라는 선입견을 갖고 시작했지만 주행할수록 차의 장르를 잊어버리곤 하게 된다. 노면의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는 충격이 직설적으로 전해져오지만 흔들림이 적기 때문에 두세번이 아닌 한번에 자세를 잡아주는 편이다. 시승차엔 16인치 휠이 장착되어 있는데, 배기량을 감안하면 딱 적당한 셋팅으로 느껴지며 미적으로도 그다지 어설픈 느낌이 없다. 2.0이나 디젤모델에서는 출력 대비 18인치 휠도 나쁘진 않겠지만 코너링보다 가속성능을 더 중요시한다면 역시 16인치로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브레이킹 감각 역시 엑셀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페달의 답력이 예민해 조금만 밟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데, 급브레이킹이나 고속도로에서의 감속에서는 밀리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신경써서 조작해줘야 한다. 리어브레이크가 드럼방식인 시승차와 달리 네 바퀴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라면 제동력에 좀 더 유리할 것 같다.
안전장비는 운전석, 조수석, 커튼형 에어백과 VDC, ABS, 액티브 헤드레스트 등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지만, 이는 가격표의 옵션사양을 자세히 살펴봐야 하는 문제이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이다.
에필로그
국산차를 시승하면서 어떤 곳을 가던 주위의 시선을 이렇게나 많이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이 쏘울이라는 녀석은 어딜 가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이끌어냈으며 그러한 반응들이 부담스러울 정도였으니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팬들을 확보하게 되리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었다.
다만 갈수록 자동차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2,30대의 젊은 세대들을 주 타겟층으로 설정한 만큼 단지 브랜드의 이름이나 남들이 많이 타는 차가 아닌, 차 자체를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하는 젊은 층의 욕구에 얼마나 부합하는 차만들기가 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결과가 판가름 나게 될 것이다. 일단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패셔너블한 디자인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자체만으로도 응원을 아끼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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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울 주요제원
길이 x 너비 x 높이 4105 x 1785 x 1610mm
휠베이스 2,550mm
트레드 앞 1570, 뒤 1575mm
승차정원 5명
공차중량 1190kg
엔진형식 4기통 CVVT DOHC
배기량 1,591cc
최고출력 124마력/6,500rpm
최대토크 15.9kg.m/4,300rpm
변속기 자동 4단
구동방식 FF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커플드 토션 빔 액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or디스크
공인연비 13.8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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