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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막내 역시 우월한 유전자 - BMW X1


BMW X패밀리에 새롭게 합류한 X1은 비록 막내라 할지라도 BMW스러운 성격과 감성만큼은 오히려 형님들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반가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BMW 특유의 다이내믹함이 온몸에 넘쳐흐르면서 이피션트다이내믹스 기술로 친환경 고효율까지 모두 잡아낸 X1을 만나보도록 하자.

글, 편집 / 김정균 기자 (메가오토) @motorjournalist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언제나 시승 때의 가장 큰 변수이자 장애 요소라면 바로 날씨다. 비가 쏟아지기라도 하는 날엔 촬영을 담당한 기자님이 온 몸을 비바람에 맡긴 채 셔터를 눌러야 하고, 노면이 젖어있어 100%의 성능을 끌어내지도 못할뿐더러 답답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X1의 경우 우리의 사진기자님은 안타깝게도 옷 입고 물에 빠졌다 나온 모습이 되긴 했으나, 젖은 노면에서도 일체의 불안한 기색이 없어 주행하는 동안에는 나쁘지 않았다. BMW답지 않은 묵직하고 쫀쫀한 핸들링과 단단한 하체, 여기서 BMW답지 않다는 말은 더 많은 오너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주기 위한 최근의 다른 BMW 차종들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의미다. 모든 BMW가 여전히 다이내믹함을 잃지 않았지만, X1만큼은 X패밀리의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BMW다운 성격을 표출하고 있다.


외관에서의 존재감 넘치는 카리스마는 형님들보다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BMW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앞모습은 과거에 비해 더 강인한 이미지로 패밀리룩을 이뤄가고 있으며, 측면의 굵직한 캐릭터라인과 후면의 L자형 리어램프 등도 일맥상통하는 부분. 전체적으로 다부진 인상에 낮은 차고가 맞물려 튼튼하고 안정감 있는 모습이다.

요 전 세대들- 크리스 뱅글 시절엔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를 비롯해 서로 각기 다른 디테일로 인해 각 모델별로 많은 차별성을 보여줬다면, 현재의 반 후이동크 시대는 디테일을 통일시켜 패밀리룩은 한층 강화시키면서 차체의 전체적인 라인으로 은근한 차별화를 꽤하고 있다.


실내에 들어서면 독일차, 더욱이 BMW에게서 느껴지는 탄탄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막내라서 그런지 화려함보단 절제된 모습이지만 와이드한 모니터와 함께 초기보다 훨씬 개선된 i드라이브 등으로 갖출 것은 다 갖춘 구성이 돋보인다. 기어변속레버 우측엔 1시리즈처럼 탈착 가능한 컵홀더가 눈에 띈다.


BMW 차종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단단하고 질감이 우수한 가죽 시트, 시승차인 20d는 운전석도 수동조절식이지만 여타 메이커와 달리 아주 세밀하게 다각도로 조절이 가능해서 최적의 운전 자세를 잡을 수 있다. 뒷좌석 또한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모두 접으면 크로스오버의 장점인 커다란 화물 적재 공간도 당연히 제공된다. 아쉬운 부분은 아무래도 차체 사이즈의 한계가 있다 보니 뒷좌석 공간 자체는 그리 넉넉지 못하다는 것.


시승차는 국내 출시된 X1의 중심 모델인 Xdrive 20d로서 2리터 배기량의 4기통 터보 디젤엔진으로 최고출력 177마력(4000rpm), 최대토크 35.7kg.m(1750~3000rpm)를 발휘하고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BMW 이피션트다이내믹스의 일환으로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시스템, 압력 제어 연료펌프, 분리형 에어컨 컴프레셔 등의 기술이 접목되어 효율성을 극대화시킴으로서 친환경 고효율을 동시에 잡아냈다. 이러한 결과 공인연비는 14.7km/l로서 출력 대비 뛰어나며, BMW의 디젤모델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실제 연비가 더 만족스럽다. 320d나 520d가 실연비로 하이브리드카를 능가한다는 것은 얼핏 놀랍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비바람을 맞으며 촬영을 강행하고 다음 장소를 향해 가속페달을 조심스레 다룬다. 젖은 노면에서의 몇몇 아찔한 경험들이 뇌리에 떠오르는지라 X1에게 오늘은 날이 아니라며 적당히 타협하자고 제안을 해보지만, 녀석은 묵직하고 안정된 거동으로 그 제안을 결국 뿌리치며 어서 밟아보라고 기자의 오른발을 끌어당긴다. 마치, ‘나 BMW거든~’ 이라고 말하는 듯.

음, 이러면 안 되는데... 그럼 난 몰라 네가 책임져... 하면서 이미 풀 스로틀 상황, 디젤 특유의 토크감으로 쭉 뻗어나가는 가운데 몇 번의 급차선 변경과 급격한 코너링까지 감행해보니, 가속 자체는 배기량을 감안했을 때 예상보다 만족스러운 수준이며 그보다 더 중요한 안정감이란 측면에서 일체의 불안한 기색 없이 시종일관 믿음직한 거동을 보여준다.


최근의 다른 BMW 차종 대비 더 단단하면서도 잘 조율된 하체, 묵직하고 치밀한 핸들링, X1의 주행감성은 같은 가문의 뒷바퀴굴림 형제들처럼 운전 재미도 있으면서 구동력을 자동 배분하는 상시 사륜구동 Xdrive 시스템으로 안정감까지 드높인 물건이었다. 갈수록 부드러워지는 것이 못마땅한 BMW 매니아들의 불만을 잠재워버릴 수 있을 정도.

X패밀리 중에서 덩치는 가장 작아도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코너링은 가장 뛰어나다 할 수 있겠다. 더욱이 Xdrive와 더불어 DSC, DTC 등의 안전장비들이 도우미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빗길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겨울이 오면 제대로 미끄러운 노면에서 다시 달려보고 싶을 지경이다.


브레이킹 성능도 만족스럽다. 200km/h에 근접한 속도에서 반복적으로 풀 브레이킹을 시도해도 밀리는 현상이나 떨리는 거동 없이 일관성 있게 잘도 멈춰준다. 결국 X1과 함께한 폭우속의 빗길 주행은 일말의 불안 요소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었으며, 기자는 흡족한 기분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에필로그
BMW는 작아야 제 맛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지금에 와선 덩치 커다란 녀석들도 그 덩치가 무색할 정도로 훌륭한 운동성능을 보여주긴 하지만, 작으면 작을수록 운동성능이 더 뛰어난 것 또한 유효한 사실이다. X1은 X패밀리의 막내로 태어나 다분히 BMW적인 핸들링과 하체로 기본기에 충실함으로서 작은 고추가 맵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 녀석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그리 작은 덩치도 아니지만)

기자 개인적으론 섀시가 엔진을 완전히 이기는 수준이기 때문에 가솔린이건 디젤이건 보다 높은 출력의 3리터 터보엔진 버전을 시승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23d가 그 욕구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이며, 뒤이어 출시된 18d는 보다 실용적인 모델로서의 역할을 해줄 것 같다.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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