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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재도약을 위한 심장 이식, 인피니티 Q50


300마력을 웃도는 출력의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품은 스포츠 세단과 쿠페, 컨버터블, SUV 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을 늘려가며 우수한 가격대비 성능으로 인기를 누렸던 인피니티. 하지만 언젠가부터 독일에서 날아온 힘 좋고 스타일리시한 녀석들에게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 독일산 명차들은 빠르고 효율성까지 좋아 순식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모델 체인지 주기가 길었던 인피니티의 판매량은 줄어들었고, 브랜드 인지도 또한 서서히 하락했다. 이후 인고의 세월을 보내게 된 인피니티는 ‘성능은 좋지만 기름 먹는 하마’라는 인식을 걷어내기 위해 칼을 갈았다. 2014년 들어 자사 전 차종의 네이밍을 Q로 통일하면서 야심차게 선보인 신차 Q50은 인피니티의 재도약을 위한 결과물. 벤츠와 손을 잡고 효율성 높은 디젤 엔진을 장착한 Q50 2.2 디젤 모델을 만나봤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Q50의 외관은 인피니티의 컨셉트카 에센스, 에세라, 이머지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의 다부진 실루엣은 이 차의 성격을 알려준다. 전작인 G 세단보다 차체가 커졌기 때문에 크기로만 보면 완연한 중형 세단의 느낌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강인한 인상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곡선과 직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볼륨감 넘치는 근육질을 자랑한다. LED 헤드램프의 라인을 따라 측면으로 이어지는 두툼한 벨트라인과 독특한 모양의 C필러, 초승달 형상의 리어램프 등 세부적인 디테일도 멋스럽고 인상적이다. 탄탄하면서도 날렵한 차체는 동급 최고수준의 공기 저항계수를 실현했다.


긴 휠베이스로 인해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레이아웃은 정갈하며, 센터페시아 위아래 2개의 모니터 활용이 인상적이다. 그립감이 좋은 스티어링 휠과 보랏빛이 감도는 계기판은 인피니티 차량임을 상기시켜준다.

센터페시아 상단 모니터는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기능을 하며, 하단 모니터는 공조장치를 비롯해 차량의 각종 정보가 표시된다. 착좌감이 훌륭한 시트는 촉감도 좋은 편이며 몸을 확실하게 지탱해준다. 뒷좌석은 후륜구동 차량의 특성상 가운데가 높이 솟아 있지만 무릎과 머리공간은 상당한 여유가 있어 장거리 이동시에 편안함을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은 500리터로 넉넉한 공간을 갖춰 흠잡을 데가 없다.


2.2 디젤 모델은 프리미엄과 익스클루시브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어뎁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추돌 경고/회피 시스템 등 안전에 관련된 부가적인 첨단 장비들은 익스클루시브 모델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14개 스피커의 보스 오디오 시스템과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의 엔터테인먼트적인 부분들은 프리미엄 트림에도 모두 기본 적용되며,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인터치 커뮤니케이션즈 시스템과 크루즈 컨트롤, ISG 등 풍부한 옵션이 부가적으로 달려있어 편의장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Q50의 심장은 출력과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벤츠의 엔진을 가져와 인피니티에서 다시 세팅을 진행했다. 2.2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7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매끄럽고 빠르게 속도가 올라가는 시원한 주행질감은 점잖은 벤츠 엔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 엔진 특유의 음색은 소음을 제거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으로 제어되며, 반대로 기분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액티브 사운드 크리에이터가 적용되어 스포츠 모드에서 급가속 시 가솔린 차량으로 오해를 살 정도의 음색을 들려준다. 다만 그 음색에 인위적인 느낌이 있어 운전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듯하다. 디젤 차량 특유의 진동은 미약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인피니티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기능은 스탠다드, 에코, 스포츠 세 가지로 구성되어 상황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반응은 묵직하면서도 날카롭고, 서스펜션 세팅 또한 기존의 인피니티 차종들 대비 향상되어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높아졌다. 코너에 진입해 사뿐하게 돌아나가는 느낌도 수준급. 머리부터 진입하고 리어는 재빠르게 따라오는 후륜구동의 코너링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브레이크 답력은 즉답식으로 원하는 만큼 제동이 가능해 출력 대비 부족하지 않은 세팅이 만족스럽다.


지금껏 인피니티의 아쉬움으로 느껴졌던 효율성 높은 디젤 모델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Q50 2.2 디젤의 등장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유럽시장을 위해 디젤 엔진을 추가했지만 한국시장에서도 재도약을 위해 유럽시장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략에 나섰다.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발전하며 철저한 준비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브랜드는 분명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결과적으로 Q50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디젤 모델이 주력으로 부상한 만큼 VQ 엔진을 사랑하던 이들은 과거를 그리워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가솔린 3.5 하이브리드 모델이 준비되어 있으니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Q50s 하이브리드 모델은 다음 기회에 만나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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