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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삼각별에서 온 그대, 벤츠 뉴 C클래스


베이비 S클래스라 불리는 4세대 C클래스는 지난해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C클래스가 모든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동급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7년 만에 W205라는 코드네임을 달고 새롭게 출시된 뉴 C클래스를 경기도 화성에서 만나봤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외모는 얼핏 보면 S클래스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전 세대 모델은 직선이 많이 가미된 다소 투박한 디자인이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패밀리룩을 이어받은 신형은 부드러운 유선형의 유려한 자태로 변모했다. 차체는 더 길고 넓고 낮아져서 안정적이고 스포티한 자세를 연출한다.

세부적으로는 인텔리전트 LED 헤드램프와 커다란 그릴이 전면부에 자리 잡았으며, 긴 보닛과 짧은 오버행, 두툼한 벨트라인 등은 전형적인 독일 프리미엄 세단의 스타일이다. 후면의 리어램프는 누가 봐도 S클래스와 판박이다. 아방가르드 모델은 전면에 커다란 삼각별 엠블럼이, 엘레강스와 익스클루시브 모델에는 보닛 위에 작은 삼각별 엠블럼이 솟아있다. 가솔린 모델인 C200과 다르게 디젤 모델인 C220 CDI에는 머플러 형태가 눈속임으로 달려있어 아쉽기도 하다.


실내는 CLA 클래스와 흡사한 디자인 레이아웃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S클래스에 가까운 고급스런 이미지를 풍긴다. 절대 저렴하지 않은 우드그레인과 메탈 소재의 각종 버튼들이 화려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손끝에서 느껴지는 조작감 또한 가볍지 않고 감성적이다. 아울러 벤츠의 고집과도 같았던 센터페시아 중앙의 숫자버튼들이 모두 사라진 덕분에 한층 깔끔하고 심플한 느낌을 연출하고, 사라진 버튼들은 커맨드 드라이브 컨트롤러에 터치 방식으로 이식되어 편리함을 더한다.


시트의 착좌감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며 가죽 품질 또한 수준급이다. 최근 잘나가는 다른 독일 제조사의 차량들과 비교해도 가장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뒷좌석 공간은 커진 차체만큼 머리와 무릎 공간 모두 여유롭고, 시트의 굴곡 또한 적당해서 장시간 이동에도 무리 없는 안락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마련한 드라이빙 행사에 참여해 국내 판매되는 C200과 C220 CDI 두 가지 모델을 모두 체험했다. 가솔린 모델인 C200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8kg.m를 발휘하며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7.3초, 복합연비는 12.1km/L로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다소 가혹한 실제 주행에서의 연비는 7~8km/L대를 기록했다.

C220 CDI의 디젤 엔진도 마찬가지로 7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루며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내세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7.4초로 가솔린 모델과 거의 비슷하지만 복합연비는 17.4km/L로 뛰어나며 정숙성도 훌륭하다. 다만 디젤 엔진의 굼뜬 응답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듯하다.


넓디넓은 평지에 장애물을 세워놓고 급가속과 급제동, 슬라럼,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 회피 등의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전 세대보다 몸무게를 많이 줄여 100kg 정도 가벼워진 만큼 날렵한 반응으로 요리조리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운동성능이 인상적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벤츠 특유의 편안함을 그대로 유지하는 감성적인 측면은 여전히 탁월하다. 간혹 ESP 경고등이 눈에 거슬리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빠르게 자세를 제어하며 곧바로 다음 상황을 대처에 나간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인디비주얼 등의 다섯 가지로 제공된다.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벤츠 특유의 스티어링 감각은 상황에 따라 제법 무게감을 달리하고, 브레이크 응답성은 빠르고 민첩하며 원하는 부분까지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해준다. 하체의 반응 또한 수준급. 하위 모델들은 에어매틱 어질리티 컨트롤 서스펜션을 옵션으로 선택해야 하지만 최상위 모델인 C220 CDI 익스클루시브에는 기본으로 장착되어 노면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최적의 승차감을 선사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C클래스는 이전보다 더욱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우아한 고귀함을 표현한다. 외모 때문에 베이비 S클래스라는 별칭이 붙었지만 성격은 S클래스와 전적으로 다르다. 특히 핸들링 등의 운동성능 부분에서 차별화가 분명하다. 이와 더불어 고급스러운 내외관과 풍부한 편의장비들은 만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하지만 국내 출시된 모델들은 평범한 심장을 품었음에도 몸값이 경쟁자들보다 높은 가격대로 책정되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프로모션에 인색한 벤츠임을 감안하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C클래스를 기다려왔던 고객들이 고민 없이 마음 편하게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이 선사하는 자부심만큼은 다른 어떤 브랜드도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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