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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비아그라 먹은 500, 피아트 500X


피아트라는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500, 친퀘첸토일 것이다. 500은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이며, 각종 영화와 광고,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피아트는 소형차로 유명한 브랜드지만 라인업 확장을 위해 MPV 모델인 500L을 시장에 선보였고, 이어서 FCA 그룹 산하의 지프와 협업하여 소형 SUV인 500X를 탄생시켰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500X는 피아트의 아이코닉한 모델인 500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계승했다. 더 크지만 익숙한 느낌. 외관은 모던한 느낌의 ‘팝 스타’와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크로스’로 나뉜다. 커다란 눈망울과 500 특유의 ‘수염과 로고(Whiskers & Logo)’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와 친숙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 ‘팝 스타’는 마치 500이 비아그라를 먹고 전체적으로 부풀어 오른 듯 동글동글한 느낌을 그대로 계승했다. 도심과 어울리며, 여성들에게 호감을 살만한 귀여운 모습이다.

‘크로스’는 도심보다 레저 쪽에 초점을 맞췄다. 아웃도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입체감을 더한 범퍼와 스키드 플레이트를 장착했고, 모델에 따라 17인치 또는 18인치 알로이 휠이 어우러져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500X는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한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 휠 하우스 테두리와 도어 하단을 무광 가드로 마감했다. 치켜 올라간 엉덩이는 날렵한 모습이며, 앙증맞은 스포일러가 달려있다. 커다란 리어램프는 차체에 비해 크지만 과하지 않고 귀엽게 느껴진다. 사륜구동임을 강조하는 4x4 배지는 포인트 역할을 한다.


실내 역시 발랄한 분위기. 블랙과 레드 투톤 조합과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브라운 컬러 두 종류로 나뉘며, 차체 크기만큼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입체적인 대시보드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과 편의성에 신경 쓴 모습. D컷 스티어링 휠은 손잡이 부분의 각종 버튼으로 인해 부피가 커서 손이 작은 사람에겐 불편할 수도 있겠다.

3개의 원형으로 구성된 클래식한 디자인의 계기판은 3.5인치 TFT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차량 정보를 보여주고,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나타내는 6.5인치 터치스크린 LCD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그 외에도 열선 스티어링 휠, 듀얼존 에어컨,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의 각종 편의장비를 아기자기하게 배치했다.


500X는 SUV답게 시트 포지션이 높아 넓은 전방 시야를 제공한다. 세미 버킷 스타일의 시트 쿠션은 탄탄한 편이지만 장시간 탑승에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고,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지탱해준다. 하지만 헤드레스트 테두리가 딱딱해 정확한 높이로 조절해야 불편함이 없다. 2열 시트는 60:40으로 폴딩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여유롭지만 등받이가 곧추서있고 폭이 좁아 성인 남성 3명을 태우기엔 부족해 보인다.


500X에는 2.4리터 가솔린과 2.0리터 디젤 두 가지 엔진이 장착되며, 모두 ZF 9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2.4리터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4.2kg.m, 복합연비 9.5km/L 등의 수치를 갖추고 있다.


2.0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12.2km/L다. 두 엔진은 FCA 그룹 산하의 지프 레니게이드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두 차종 모두 이탈리아 멜피 사타 공장에서 함께 생산된다.


2.4리터 가솔린과 2.0리터 디젤 모델을 번갈아 시승했다. 복잡한 도심과 고속화도로가 어우러진 코스. 2.4리터 가솔린 엔진은 높은 회전수와 경쾌한 엔진 사운드가 매력. 가속은 무난하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디젤 모델보다 한층 여유가 넘친다.


2.0 디젤 엔진은 특유의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고, 정차 시 스티어링 휠을 통해 진동이 전달되는 등 소음과 진동 부분에서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디젤 특유의 묵직한 토크감으로 도심과 고속화도로에서 여유 있는 추월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분명하다. 두 개의 엔진과 맞물린 9단 자동변속기는 연료 효율을 위해 쉼 없이 변속을 진행하는데, 저속에서의 울컥거림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전, 후륜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서스펜션 구조는 피아트 특유의 승차감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통통 튀는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유럽차에서 느낄 수 없는 반응으로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안하지만, 적응되면 오히려 운전이 재미있어진다. 지프에서 검증받은 사륜구동 시스템은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배분하며 오토, 스포츠, 트랙션의 3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티어링의 무게감은 가벼운 편으로 여성이 운전하기에도 무리가 없으며 응답성도 빠르다. 제동력은 반응이 직관적이고 꾸준한 답력이 만족스럽다.


500은 작고 귀여운 외모가 매력적이지만 여러 사람을 태울 때 민망해질 수밖에 없었다. 미안할 정도로 좁은 실내는 항상 고민되기 마련. 그러나 500X는 500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더 넓은 실내 공간과 편의성을 제공해 2~30대 여심을 공략한다.

500X 출시와 동시에 피아트는 미니 컨트리맨과 푸조 2008을 지목했다. 이들 경쟁 차종 대비 풍부한 편의 및 안전장비는 기본, 여기에 초창기 500 출시 당시와 달리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귀엽고 앙증맞은 외모로 매력을 어필하며 또 하나의 패션카 대열에 합류한 500X는 젊은층의 취향을 저격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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