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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동의 본질을 높이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


기아 카니발은 우리나라 RV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려온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고급스럽게 컨버전해 의전과 여행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도록 개발됐다. 차의 쓰임에 맞는 체험을 위해 6명의 일행이 가평으로 1박2일간의 시승여행을 떠났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외관은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주요 고객층의 기호에 맞게 투톤 컬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해졌다. 일반 카니발 대비 루프탑이 추가되어 높이가 상당하며, 직접 운전해보면 커다란 차체가 체감되기 때문에 좁은 골목길 등을 지날 때 주의를 요한다.


실내는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최대 강점이다. 마치 고급주택의 응접실을 옮겨놓은 듯한 안락함이 돋보인다. 질 좋은 나파가죽으로 시트를 한 땀 한 땀 꿰매어 완성했고, 보드라운 알칸타라 재질로 곳곳을 마감해 오감을 만족시킨다. 단, 전체적으로 시트의 착석감이 딱딱한 것은 차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1열에서 편안한 시트포지션을 취해도 2열 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시트가 전체적으로 두텁게 제작된 까닭에 그만큼의 공간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개선의 여지를 남긴다. 특히 3열에 탑승하기 위해 2열 시트 사이로 지나는 통로가 상당히 협소하다.


2열 공간은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상석이니만큼 통풍․열선 기능은 물론, 전반적으로 의전용에 걸맞는 품격을 지녔다. 분명 모든 좌석 중에 2열이 가장 편안하다. 하지만 암레스트에 달린 시트 전동 조절 등의 기능을 조작하는 LCD 화면의 조작성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조작하다보면 아날로그 방식의 버튼이나 다이얼이 그리워진다.


3열 공간은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어린이에겐 적당하지만 성인남성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다. 3열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 두꺼운 헤드레스트가 앞으로 상당히 튀어나와 있어 구부정한 자세로 앉을 수밖에 없다는 것. 차라리 헤드레스트가 없는 편이 더 나을 듯싶다. 차의 성격을 고려하면 3열 시트에 열선 기능이 없다는 것도 아쉽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들듯 디테일한 개선을 통해 보다 높은 상품성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1박2일간의 여정을 위한 짐들이 적지 않았지만 트렁크 공간에 모두 적재가 가능했고, 여행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니 5~6인 가족의 휴가와 팀 단위의 출장업무로 사용하기에 뛰어난 활용성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편의장비 또한 강점으로 15.5인치 전동 팝업식 스마트 모니터를 통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구현하며,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파워트레인은 3.3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기본으로 하며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34.3kg.m를 발휘한다. 2톤이 넘는 육중한 무게임에도 체감되는 가속 성능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후륜에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해 승차감 부분에서도 기존 카니발과 차별화되는 매끄러움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스티어링 감각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 현대․기아차의 고질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다. 고속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달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미세한 좌우 보타가 필요하며, 전반적으로 상당히 이질적인 주행감각을 준다. 따라서 고속주행이나 코너가 많은 도로에서 장시간 주행하면 운전자의 피로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과 함께한 1박2일간의 시승은 여행을 한층 풍요롭게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이동’이라는 자동차의 본질을 넘어 6명이 각자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동시에 IT 시대에 발맞춰 운행 중에도 업무가 가능하도록 개발된 점은 높은 평가를 받기에 합당하다. 단, 구입을 염두에 둔다면 공명음 문제가 발생하는 디젤 모델보다는 가솔린 모델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유례없던 새로운 시도와 국내 법규를 충족시킨 안전테스트 인증까지 통과한 노블클라쎄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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