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날처럼 정교하고 날카로운 운전감각을 자랑하는 BMW. 그 중 7시리즈는 BMW 라인업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대형 세단이다.

세대를 거듭한 진화를 거쳐 농익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6세대 7시리즈 740d xDrive M Package 모델을 시승했다.

외관은 BMW의 통일된 디자인 언어를 적용하는 동시에 고급스러움을 세밀하게 새겨 넣어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럽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은 신전의 기둥을 보는듯한 웅장함을 자랑하며 LET 헤드램프와 조화롭게 어울려 전면 디자인을 완성한다.

측면은 BMW의 아이덴티티인 '호프마이스터 킥'으로 역동적인 멋을 담았고, 하단에 에어브리더를 적용해 디테일한 매력을 더했다. 후면부는 좌우를 길게 가로지르는 크롬 장식으로 고급감을 높였으며, 시인성이 좋은 면발광 리어램프가 멋스럽다.

실내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안온하고 정갈한 느낌을 탑승자에게 선사한다. 가죽의 질감과 곳곳에 사용된 소재, 치밀한 조립품질 등은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더불어 개선된 아이드라이브 시스템은 보다 나아진 완성도로 편리함을 더한다.

2열은 대형 세단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자 완성도를 평가할 수 있는 자리. 좌우 독립식 시트는 비행기 1등석이 연상되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적당한 깊이로 파여 몸을 잘 감싸주고 등받이 각도도 알맞다. 단, 의전의 비중이 높다면 롱휠베이스 버전이 더 적합하다.

740d xDrive 모델은 3.0리터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69.4kg.m를 발휘한다. 수치상으로도 상당한 고성능이며, 가속페달을 짓누르는 순간 덩치 큰 세단이 '달리면 얼마나 달릴 수 있겠나' 하는 편견을 일순간에 날려버린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두터운 토크에서 비롯되는 묵직한 가속에 만족도가 높아지고, BMW 특유의 핸들링 실력이 결합되어 기대치 않았던 운전재미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상시사륜구동 xDrive 시스템은 다양한 운전상황에서 높은 한계치를 기대하게 만든다.

7시리즈는 대형 세단의 굴레를 벗어나는 주행성능으로 매력으로 부각시키며, BMW의 오너 드리븐 성향을 명확하게 표현한다. 아울러 효율성 높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덕분에 일반적인  주행 시 10~11km/L의 훌륭한 실연비를 기록한다.

BMW 7시리즈는 히어로물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멋진 수트 속에 숨겨진 강인한 심장처럼 두 가지 매력이 공존한다. 경쟁모델인 벤츠 S클래스에 비해 판매량은 저조하지만, BMW의 매력을 희석시키지 않고 우직함을 이어가는 행보는 매력을 어필하기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