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코'만세.
96년 단종된 구형 코란도에 대한 마니아들의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구코'는 구형 코란도를 줄여 부르는 일종의 애칭이다. 단종된 지 7년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이 차를 사려는 이들은 많다. 오프로드어드벤쳐를 비롯한 각 인터넷 동호회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구형 코란도를 사고 팔려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구형 코란도는 100만원 안팎에서부터 500만원 전후까지 가격대를 형성하며 황발하게 거래된다. 이 차는 동호회원들이나 지인 간 거래가 월등히 많다. 중고차시장에도 이 차를 찾는 이들이 많지는 않으나 꾸준하다고 한다. 단종된 차가 이 처럼 인기를 끄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구코'의 인기비결은 바로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과 부담없는 가격대에서 찾을 수 있다.
'구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오프로드 주행을 하는 데 '구코'만한 차가 없다”고 말한다. 갈수록 고급스럽고 승용차에 가까워지는 요즘의 4WD와 달리 '구코'는 정통 오프로더로 손색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오리지널 지프에 기원을 둔 정통 스타일, 짧은 휠베이스, 높은 지상고 등을 갖춰 험로를 달리기에 딱맞다는 것.
단종된 지 7년이 넘으면서 차값도 많이 떨어져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장만할 수 있다는 점도 '구코'의 매력이다. 비싼 차로만 인식되는 4WD를 싼 값에 가질 수 있어 요즘에는 20대 초반의 젊은 층이 '구코'를 타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세금과 기름값 등도 부담없는 수준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구코'는 여전히 주요 4WD 경기 등에서 주류 차종을 이룬다. 최근 열렸던 2003 제1차 탑크롤러 챔피언십 출전차 40대 중 10대가 '구코'였다. 랭글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차종이었다. 지난해 대회만 해도 단연 구코가 가장 많았다.
드문 경우긴 하나 가끔씩은 구형 코란도에 맞춘 상품이 나오기도 한다. 4WD관련 용,부품을 만들어 파는 트렉파인더는 최근 갤로퍼, 랭글러와 함께 '구코'용 강성 샤프트를 주문생산키로 했다. '구코'를 타는 마니아들이 많아 별도 제품을 개발키로 했다는 것.
하지만 구코도 애로사항이 있다. 무엇보다 차가 고장나면 부품을 구하기가 어렵다. 마니아들끼리 뭉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다. 부품 및 차 수리에 관한 노하우를 교환하려면 동호회가 필수적이다. 회원들 중에는 부품을 직접 가공해 장착하는, 장인의 경지에 이른 이들도 있어 동호인들에게 큰 힘이 된다.
차값과 유지비가 싸다고는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반론도 있는 게 사실이다. 오래된 모델이라 수리할 일이 자주 생겨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싸게 차를 샀다고 해도 이를 타고 다닐 만하게 다시 손보려면 그 비용도 적지 않다.
'구코'의 결정적인 약점은 속도다. 시속 100km는 이 차의 최고속도에 가깝다. 그 이상 달리는 건 승용차로치면 시속 200km로 주행하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다. 그래서 '구코' 마니아들은 고속도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차들과 속도경쟁을 할 경우 이 차는 백전백패다. 차주들은 과속으로 딱지를 떼이는 일이 매우 드물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는다.
'구코'는 1984년 동아자동차가 거화를 인수하면서 탄생, 1996년 단종될 때까지 13년동안 9만대 가량이 생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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