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 수출이 침체된 국내 중고차시장에 숨통을 터주고 있다.
올 상반기동안 해외로 팔린 중고차는 6만4,638대로 전년동기(6만1,432대)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월별 수출현황을 보면 증가폭은 더욱 커진다. 올 1~4월엔 월평균 8,000대에도 못미쳐 1만대에 근접했던 전년동기보다 크게 줄었으나 5월부터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올 5월엔 1만5,878대, 6월엔 1만7,327대로 늘어났고 이는 전년동월에 비해 각각 3,000여대, 7,000여대 증가한 것. 7월에도 1만4,619대로 1만대를 가볍게 넘어섰다.
올들어 7월까지 수출된 중고차는 총 7만9,257대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중고차 수출대수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12만1,099대를 뛰어넘어 15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에 대해 이라크전이 끝나고 유엔의 이라크 제재가 풀리면서 중고차 수출이 중동특수를 누리고 있어서라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동지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슬람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을 기점으로 주춤하다가 이라크전 위기고조와 발발로 큰 타격을 받았다. 중동지역은 중남미·동남아·러시아와 함께 국내 주요 중고차 수출시장이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산정한 중고차 수출현황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된다. 지난해 10월엔 전년동월보다 1,700여대 많은 1만444대의 중고차가 수출됐으나 11월들어선 9,735대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계속 감소, 올 2월부턴 전년동월보다 수출대수가 줄기 시작한 데다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주로 3월에 계약이 이뤄진 4월 수출실적의 경우 지난해엔 1만975대에 달했으나 올해엔 7,539대에 그쳤다.
그러나 이라크전이 끝나자 상황이 역전됐다. 중동지역으로의 수출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 대우자판의 경우 5~6월에 르망 등 재고차를 요르단 등을 통해 이라크로 수출했다. 지난 5개월간 요르단에 팔린 중고차가 4만5,000여대고 이 중 90%가 이라크로 반입됐다. 국내에서도 현재 이란, 요르단, 이라크 현지 수입업자들이 중고차시장과 폐차장 등을 돌아다니며 중고차와 중고부품을 활발히 매입하고 있다.
업계는 중동지역이 중고차의 연식제한과 관세인상 등으로 수출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중남미·동남아지역을 대신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전략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라크의 경우 13년간 시행된 유엔의 경제제재가 해제돼 국가재건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또 대중교통체계가 미비돼 중고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중고차 수입절차가 간편하며 전쟁 후 혼란기로 세금도 내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걸프전 이후 경제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을 통해 국산 중고차가 2만대 가량 나갔을 정도로 국산 중고차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부품공급도 원활한 편이다.
중동지역에서의 전쟁 불안감이 종전으로 상당 부분 해소돼 다른 중동국가들에 대한 중고차 수출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게다가 국내 중고차가격이 계속된 경기침체로 낮아져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올 10월 바그다드 개최가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한국상품 전시회도 국산 중고차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업체인 좋은차닷컴의 남준희 사장은 “IMF 한파 때도 중고차 수출이 어려웠던 중고차유통의 효자역할을 했다”며 “그 동안 죽었던 수출시장이 살아난 만큼 억제됐던 수요가 봇물 터지듯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당장 중고차를 파는 데 만족하지 말고 아프카니스탄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국산 중고차의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기성 기자(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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