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9일 현대자동차 북미법인(HMA) 사장직을 사임한 핀바 J. 오닐(51) 씨가 미쓰비시 북미법인의 공동 대표로 취임했다.
뉴욕타임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닐 씨는 1997년부터 미쓰비시 북미법인을 이끌어왔던 피에르 개그넌(46) 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8월31일 사임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지게됐다.
개그넌은 지난 몇 년간 미쓰비시의 판매를 크게 올려 놨으나 올해 들어 실적보다 제품의 질에 주력했기 때문에 실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 또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이 높음에도 회사 신용도를 떨어뜨리는 금융적인 문제 등도 있었다.
현대가 미국에 차를 수출하기도 전인 1985년부터 회사에 합류했던 오닐 씨가 지난 8월29일 회사를 돌연 사임하자 현대측은 놀라는 분위기였다. 근로자들은 미국시간으로 29일 오후 6시에 오닐 씨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메시지 내용은 '감정상의 변화'로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과 지난 18년동안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회사에 감사한다는 것.
오닐 씨는 대변인을 통해 1일 "미쓰비시 자동차에 들어가게 된 것은 개인적인 영광이고 기쁨이다. 미쓰비시는 이미 탄탄한 조직이며 북미지역에서 큰 성장을 거둘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어 옮기게 됐다"고 발표했다.
아일랜드 북부지역인 쿠크스타운에서 태어난 오닐 씨는 평범하지 않은 성장기를 거쳤다. 그는 1955년 브론스로 이사했고 포드햄에서 독점금지법에 대한 공부를 한 이후 1978년 토요타자동차판매의 광고와 연결된 소송을 해결하는 미거&플롬(미국 맨하탄)에서 근무했다. 7년간 여기서 일했던 오닐 씨는 현대로 자리를 옮겼고 미국 내 조직과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다 98년 CEO에 올랐다.
현대는 미국시장 초기엔 싸고 질이 안좋은 차란 이미지가 강해 한때 판매중지의 위기까지 갔다. 오닐 씨는 10년 10만 마일 무상보증 캠페인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냈으며 동시에 현대차 라인업을 늘려 98년엔 판매대수를 9만대까지 끌어올렸으며 지난해엔 무려 36만대나 팔았다.
올해는 지난 6월의 경우 SUV 싼타페의 성공으로 전년 동기대비 3.6% 성장을 거뒀다. 오닐의 야심찬 계획이 성공을 거둔 것. 그는 2005년까지 연간 50만대, 2010년까지 연간 100만대 판매를 이루겠다고 지난해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렇게 성공적인 실적을 올린 오닐 씨가 왜 현대를 떠났는지에 대해선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그러나 미쓰비시의 지분 36.6%를 보유하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DC)가 향후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 브랜드가 공동으로 소형 및 중형 승용차를 공유할 것으로 알려져 그의 경력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긴 DC가 전격 영입한 것은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오닐 씨는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쓰비시 브랜드의 미국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임한 개그넌 씨는 미국시장에서 2005년까지 연간 50만대 판매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쓰비시는 1980년대 후반이후 크라이슬러의 공장을 이용해 현지생산을 해왔으나 현재는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지을 거란 소문도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판매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26.8%나 떨어졌으며 또 다른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나 혼다, 닛산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새로 론칭한 SUV '인데버'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으며 SUV '몬테로' 역시 미국 잡지 컨슈머리포트의 안전도 조사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어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오닐 씨가 현재의 난국을 어떻게 타파할지, 또 현대가 오닐의 전격 사임 이후 어떤 인물을 새로운 사장에 취임시킬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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