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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토갤러리 돌풍 주역, 정기선 사장 (9/29)


- 국내 최대·최첨단 중고차단지, 수입신차종합전시장 등으로 새바람 일으켜

“얼마나 가나 보자” “누군 그런 시도 안해본지 아나?”

오는 10월 국내 최대 규모에 최고급 시설을 갖춰 최적의 입지에 들어선 '신개념 자동차 백화점\' 서울오토갤러리의 공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 정기선(44) 사장. 지난 3년여 동안의 꿈과 열정이 이제 눈앞의 현실로 드러나고 있으나 지금도 그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불신과 경험제일주의에 기반한 관련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이었다.

정 사장이 자동차업계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불과 1년여 전. 서울 서초동에 서울오토갤러리의 모델 하우스를 짓고 중고차업계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그는 중고차시장의 생리를 모르고 덤벼든, 그래서 결국 돈과 시간을 허비하다가 제풀에 나가떨어질 이상주의 사업가 정도로 여겨졌다. '중고차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그 말많고 탈많은 중고차업자들을 어떻게 움직이겠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대규모 중고차단지 조성을 통해 부동산 개발 차익이나 노리고 결국 업계를 떠날 사람이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엔 정 사장에 대한 시각이 180도로 달라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추진된 다른 중고차 대형몰들이 극도의 어려움을 겪거나 나가떨어지는 상황에서도 80여개 중고차상사의 분양과 임대작업을 거뜬히 해냈다. 현재 7개 수입차업체 전시장의 입점도 확정돼 지금까지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수입차 종합전시장\'도 만들어냈다. 그는 또 내로라하는 업계 전문가들을 포진시킨 중고차사업 부문의 (주)서울오토갤러리와 수입신차 부문의 (주)PSAG 두 법인의 대표이사를 맡아 앞으로도 입점업체들과 생사를 함께 하는 '혈맹\'으로 남아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서울오토갤러리 개장을 앞두고 자동차 관련업계의 새로운 주목대상으로 떠오른 정 사장. 국내 자동차 유통부문에 휘몰아치고 있는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그를 만나 그간의 사업진행 과정과 향후계획을 들어봤다.

-(주)서울오토갤러리를 소개한다면.
“81개 입점 중고차매매상사들로 구성된 서울오토갤러리조합의 사업을 위탁받아 시행하는 회사로 전체 단지 조성사업 시행회사가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전체 사업의 브랜드인 서울오토갤러리를 회사명으로 쓴 것이다. 조합은 인프라를 제공하고 (주)서울오토갤러리는 전문인력과 자금, 사업 노하우 등을 더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뒤 그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되돌려주는 게 주 임무다”

-중고차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발단은 임대매장 운영에 한계를 느낀 강남지역의 수입차 및 고급중고차 매매상들이었다. 영구시장을 만들기 위해 적합한 부지를 찾아다니던 그들에게 사업계획을 제시하면서 서울오토갤러리 사업이 구체화되고 지금의 규모로 확대됐다”

-서울오토갤러리의 벤치마킹 대상은.
“벤치마킹 대상을 찾을 수 없었다. 국내 중고차시장은 모두 자연발생인 것으로 전략적으로 기획된 시장이 없었다. 이 때문에 초기 사업기획 때 두 곳의 전문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중고차시장 전반을 진단했다. 현 시장의 문제점은 물론 소비자와 매매상이 요구하는 항목들을 세밀하게 분석한 결과를 놓고 사업과 서비스 방향을 잡았다. 모든 시스템을 새로이 적용해야 했기 때문에 설계를 완성하기까지 50여 차례나 변경하면서 검증에 검증을 거듭했다”

-사업의 핵심 컨셉트라면.
“매매상의 입장에 맞추는 게 아니라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시장을 만들되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설계한다는 것이었다. PDA 3,000여대를 활용한 딜러 네트워크 시스템, 중고차 품질인증, 투명하고 신속한 운영체계, 소속 딜러 의무교육제도 등을 도입한 것도 매매상이 아닌 소비자 편리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다”

-다른 단지보다 높은 가격인 데도 매매상 분양 및 임대에 성공한 비결이라면.
“서울 강남권이자 교통 요지인 현 부지의 매입가와 개발비 등을 분양가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기존 중고차시장 수준에 접목할 수 없었다. 대부분 매매상들은 자금력이 부족해 이를 설득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중고차상사 분양가는 마진을 전혀 붙이지 않고 원가로 책정했다. 분양가 현실화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서울오토갤러리의 전반적인 운영시스템과 사업비전이 주효했다고 본다. 사실 현 부지를 중고차시장으로 조성한 것은 부동산 상품을 볼 때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개발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개발 수익성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매매상 분양가에 대한 손실분은 차관련 부대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분양에서 보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업이 가능했다. 서울오토갤러리가 조성됨으로써 일대 지역의 상권이 달라졌다. 정비, 보험, 할부금융 등 차관련 부대시설 뿐 아니라 약국과 병원, 은행, 식당, 생필품 등 기존에 없던 근린생활 상권이 형성돼 그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른 중고차시장과 차별화된 요소는.
“중고차 거래는 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단순한 매매행위가 전부가 아니다. 할부구매, 자동차보험, 성능진단 및 품질보증, 이전·등록 등 관련 부대서비스를 포괄하는 게 중고차 거래다. 최근 중고차시장이 어려운 이유도 이같은 주변의 서비스시장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높은 이자를 주고도 할부구매가 어렵고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게 대표적인 예다. 서울오토갤러리는 규모와 시설 외에 이같은 연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을 차별화된 경쟁요소로 꼽고 싶다”

-신차사업 부문에서 국산차가 제외된 이유는.
“서울오토갤러리가 지향하는 브랜드 이미지는 '럭셔리\'다. 중고차도 고급차 중심이다. 수입 신차는 이같은 사업 이미지에 적합한 데다 국내 진출 브랜다마다 특성이 달라 소비자들이 한 군데서 비교하고 선택하며 애프터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품목으로 최적의 상품이다. 반면 국산차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데다 국내 메이커들의 영업관행 상 종합전시가 어려웠다”

-국내 메이커와의 협력 구상은.
“쌍용차의 중고차 물량을 경매 등을 통해 서울오토갤러리가 처리하게 된다. 또 향후 현대와 기아, GM대우 등도 고급 중고차 판매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제휴 방안을 협의중이다. 지금까지 신차 메이커는 중고차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으면 회사 이미지가 손상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앞으로 서울오토갤러리는 신차 메이커가 제휴하기에 손색이 없는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전 점이라면.
“기존 중고차시장에 팽배해 있는 불신풍조였다. 아무리 설명하고 시현해줘도 '그게 얼마나 가자 보자\', '누군 몰라서 안하나\' 등의 불신과 경험제일주의의 벽을 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젠 '내가 바라던 게 이것이었다\'거나 '할 일을 대신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기도 해 자부심을 느낀다”

-향후 사업계획은.
“서울오토갤러리 운영 시스템이 안정되면 기존 시장에서 이를 도입하려는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다른 시장과 상사도 서울오토갤러리조합에 가입할 경우 모든 운영 시스템을 제공해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자동차 유통질서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켜 전국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서올오토갤러리가 맡겠다”
<김기호 기자 kh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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