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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혼다, \'아카디아\'를 살림밑천으로 쓴다


혼다코리아가 대우자동차 아카디아를 활용, 한국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디아는 지난 94년 대우가 자사 고급차 라인업을 메우기 위해 혼다와 제휴, 국내에서 조립생산한 대형차다. 혼다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고급 브랜드 어큐라의 레전드가 국내에선 아카디아로 팔린 것. 당시 혼다는 레전드를 매개로 대우와의 제휴폭을 넓혀 한국시장 간접진출을 노렸으나 무산됐다. 그러나 대우는 아카디아를 생산하면서 조립품질이 한 단계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9년 단종된 아카디아가 혼다의 관심권에 들어온 건 혼다코리아의 정책 때문. 혼다는 딜러를 구하면서 100〜120평의 전시장에 소형(2급) 정비공장을 갖춰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기 위해선 최소 100억원 정도가 필요한데 당장 팔린 차도 없이 어떻게 이런 규모의 정비공장을 만들라는 게 딜러들의 불만이었다. 이에 혼다가 제시한 게 아카디아의 정비권이다.

현재 아카디아는 국내에서 2,000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단종된 지 시일이 꽤 지나 정비수익이 짭짤한 편이다. 혼다는 따라서 그 동안 대우에 공급하던 아카디아의 부품을 자사 딜러들에게 주기로 한 것. 이 경우 딜러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혼다측은 보고 있다.

혼다가 아카디아를 겨냥한 것은 그러나 단순히 딜러들의 정비수익을 올려주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아카디아 정비를 통한 고객자료 확보 및 잠재고객 발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지금은 중고차로 구입한 고객이 대부분이어서 이들이 수입차의 직접적인 수요층은 아니라 하더라도 대중적인 모델을 들여와 팔 혼다로서는 현재 아카디아를 타는 고객을 밑천으로 판매망을 넓혀 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더구나 아카디아는 부품공급이 제대로 안되고 가격도 비싸 소유주들의 원성이 높다. 정비를 맡고 있는 대우측은 부품을 재고로 두지 않고 그때그때 혼다에 주문하고 있어 정비기간도 매우 길다. 이 때문에 아카디아 고객들 사이에선 차가 크게 고장나면 폐차해야 한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직접 나서서 아카디아 고객들의 고민도 덜어주고, 잠재고객도 늘릴 수 있다는 게 혼다의 판단이다.

"고객이 한 명이라도, 그 고객을 만족시키는 게 혼다의 할 일"이라고 밝히고 있는 혼다코리아. 그 정책을 맛볼 아카디아 고객들의 입소문을 혼다는 어쩌면 더 노리고 있는 지 모른다. 여러 측면에서 혼다의 재미있는 포석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강호영 기자(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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