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 눈이 제대로 내렸다. 올해엔 눈이 많이 내리겠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실감나게 첫눈부터 대설주의보를 동반했다.
운전자에게 첫눈은 그리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첫 눈이 주는 낭만에 잠깐 빠졌다 정신을 차리면 미끄러운 길, 눈 온 뒤의 질척거림 등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불편해진다. 자동차가 가장 큰 골칫거리로 느껴질 때가 바로 눈 올 때다.
눈이 오면 미끄러운 건 사람이나 차나 마찬가지다. 바닥에 홈에 없는 구두를 신고 눈 길에 나서본 적이 있다면 미끄러운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것이다.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이리비틀, 저리비틀거리다 쓰러지기 일쑤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신발이나 마찬가지인 타이어의 홈이 다 닳아버렸다면 눈길에서 사고날 확률은 100%다. 이런 차는 타이어를 미리 갈아주던지 눈 오는 날엔 주차장에 고이 세워두는 게 돈 버는 일이다.
운길에서 운전할 때에는 차가 서지 않게 운전하는 게 좋다. 일단 서면 미끄럼 때문에 다시 출발하기가 쉽지 않다. 언덕길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급적 멀리 보고 교통상황을 파악하며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두고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말고 꾸준히 달리는 게 중요하다.
2단 출발을 하면 미끌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출발 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 2단 출발하는 습관이 들면 클러치 등의 부품 수명이 단축된다. 자동변속기는 홀드 모드를 이용하면 2단 출발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속도를 줄일 때에는 브레이크보다 변속기를 이용해야 한다. 바로 엔진 브레이크다. 4단으로 가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3단으로 변속한 뒤 다시 2단으로 낮추는 식이다. 자동변속기에서도 마찬가지다. D-L, 혹은 D-3-2-1 순으로 변속레버를 조절해가면 차가 속도를 서서히 낮춰간다. 순간적으로 엔진소리가 커지며 RPM이 상승하겠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차 속도가 어느 정도 줄어들면 그 때 브레이크를 걸어 완전하게 제동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에도 가급적 여러차례에 걸쳐 나눠 밟는 게 안전하다. 엔진브레이크를 쓰면 브레이크를 밟을 때 차가 순간적으로 미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눈이 내리면 공기중에 습도가 높아져 차창에 뿌옇게 김이 서리는 경우가 많다. 차창을 열면 좋겠지만 그렇기엔 너무 춥고 그냥 가자니 밖이 안보이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땐 바깥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게 송풍구를 조절하자. 하지만 사람이 많이 탔을 경우엔 이 정도로 차창에 서린 김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럴 땐 에어컨을 이용하자. 한 겨울에 무슨 에어컨이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에어컨은 말그대로 에어컨디셔너, 즉 공기의 상태를 조절해주는 기계다. 여름철에 공기를 차갑게 만들어주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다. 송품구 온도를 높게 세팅하고도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공기중의 수분을 빨아들인다. 제습 효과가 있는 것이다. 차창으로 송풍이 되도록하고 온도를 높인 채 에어컨을 돌리면 김서림 제거에 효과가 있다. 한겨울에도 에어컨을 가끔 틀어줘야 여름이되면 에어컨이 제 성능을 발휘한다.
눈이 많이 내리면 체인을 사용해야할 경우가 있다. 요즘에 탈착이 간편한 제품들이 많이 나온다. 우레탄으로 만든 가벼운 제품부터 쇠사슬로 된 체인까지 여러 종류다. 어떤 종류를 사용하건 운전자가 장착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성능 좋은 체인이라도 운전자가 그 체인을 타이어에 감을 줄 모르면 무슨 소용인가. 체인을 감으면 시속 40km 이상으로 달리지 않아야 한다. 또, 체인이 필요 없게된 상황이 되면 빨리 체인을 풀어낸다.
체인을 장착하고 풀어내는 게 번거롭다면 스프레이로 체인효과를 내는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타이어에 골고루 뿌려주면 덜 미끌리는 제품이다. 효과가 오래가지는 않는 만큼 급할 때 잠깐 임기응변으로 사용할만하다.
눈이 내리면 길에 염화칼슘을 뿌린다. 염화칼슘은 차체를 부식시키는 성분이다. 때문에 눈 내린 날 염화칼슘이 뿌려진 도심을 운행했다면 나중에 날씨가 풀렸을 때 하체를 세차해주는 게 좋다. 부식방지 차원에서다.
차가 미끄러워 헛바퀴를 돌 때에는 차 안에 있는 매트를 타이어 밑에 깔고 움직이면 쉽게 나올 수도 있다. 차를 주차할 때 앞 창에 신문지를 덮어놓으면 눈이 내려도 안심이다. 앞 창을 동쪽으로 향하게 해서 주차하면 해가 뜨면서 차창에 쌓인 눈을 어느 정도 녹여줄 수도 있다. 강추위가 오는 날에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말고 돌을 괴어 놓는 게 좋다.
눈 내릴 때 차와 사람이 가장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은 차를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조금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불안하게 운전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다. 부득이 차를 끌고 나올 경우에는 가급적 차량소통이 많은 큰 길을 이용하는 게 낫다. 차가 안다니는 길에는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을 확률이 높아서다.
오종훈 기자 < ojh@auto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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