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판이 자동차 선택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고차시장에서는 요즘 어떤 번호판이 달린 차인 지를 보고 소비자들이 구입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52, 53으로 시작하는 서울 강남 번호판이면 선뜻 사지만 지역구분이 없는 새 번호판을 달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냉정하게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강남 번호판이 아니면 차를 안사겠다는 이들도 있다. 번호판이 중고차 구입의 절대 조건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강남 번호판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30~40대. 이들은 차를 구입할 때 반드시 번호판을 확인한다. 서울시내의 주요 중고차시장에서는 차 성능과 가격이 마음에 들더라도 강남 번호판이 아니어서 구입을 포기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강남 번호판을 달아야 대접받는다고 생각한다.
중고차시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강남 번호판이 아니면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며 \"남들 보기에도 그렇고 고급차에는 강남 번호판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강남 번호판을 선호하기는 수입차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차를 살 때 영업사원에게 강남 번호판을 달아달라고 요구하는 이들이 많다.
강남 번호판이 선호의 대상이라면 최근 새로 바뀐 번호판은 기피대상이다. 새 번호판이 첫 시행되면서 건설교통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번호판 때문에 차 사기 싫다는 의견이 다수 올라 왔을 정도다. 모양이 형편없어서다. 멋있는 차의 디자인과 품격을 번호판 하나가 다 깎아내린다는 혹평을 받을 정도다. 상황이 이 정도여서 중고차시장에서도 새 번호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예 다른 차를 사거나 구입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 양재동의 한 중고차업체에서 만난 김모(여, 서울 논현동) 씨는 \"가격과 성능은 맘에 들지만 새 번호판을 달아야 해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며 \"서울에서 서울로 이전할 경우엔 기존 번호판을 달 수 있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생각에 강남권 번호판이 있는 차를 찾아달라고 상사 두 곳에 부탁해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쓸데없는 특권의식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명품 의류 구입 때처럼 남에게 보여지는 면을 중시하는 고급차 소비자의 심리도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기성 기자(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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