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정유사들 간 기름값 경쟁이 일종의 담합에서 자율화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주)는 2일 현행 기름값을 ℓ당 평균 10~15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SK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가격은 ℓ당 1,288원, 경유는 830원으로 올랐다. 이에 앞서 현대오일뱅크도 SK와 비슷한 수준의 인상을 단행해 휘발유는 ℓ당 1,291원, 경유는 ℓ당 834원의 공급가를 발표했다.
그러나 LG칼텍스정유는 SK와 현대오일뱅크의 가격인상과 달리 휘발유의 경우 현행 ℓ당 1,275원, 경유는 821원을 고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름값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고려, 기름값 인상에 나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통상 한 회사가 기름값을 올리면 나머지 회사들이 줄줄이 따라 가는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정유사별 휘발유와 경유가격 차이가 커지며, 정유사별 본격적인 가격자율화 경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가격은 현대가 1,291원으로 가장 높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에쓰오일의 1,248원(2월1일 기준)에 비하면 무려 43원이 비싼 셈이다. 경유도 현대가 ℓ당 834원인 데 반해 에쓰오일은 780원으로 54원이나 싸다. 다음으로는 LG의 경유공급 가격이 821원으로 현대와 SK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정유사별로 다른 주유소 공급가는 대부분 주유소에 그대로 반영돼 운전자들의 가격선택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일선 주유소 관계자는 "운전자들에게 기름값은 매우 예민한 부분인데, 그 동안 정유사 간 가격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선택폭이 좁았던 게 사실"이라며 "말에 그치는 가격자율화가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정유사 간 가격차별화 경쟁이 더욱 본격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유사 간 가격차별화는 주유소의 가격경쟁을 더욱 부추겨 결과적으로 운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용주 기자(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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