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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매화에 취하고, 산수유꽃에 물들고…

광양 매화마을.
섬진강변에서 전해지는 꽃소식이 황홀하다. 만개한 매화가 난분분 바람에 날리고, 산수유에 물든 산동마을은 온통 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하다. 봄날 서정이 한껏 무르익는 그 섬진강변으로 꽃길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잠깐 머뭇거리다 보면 꽃은 지고, 봄날은 가고 만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광양 매화마을
경남 하동군 화개면과 전남 광양시 다압면을 경계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매화마을은 그 강줄기를 따라가며 28㎞에 걸쳐 펼쳐진다. 맞은 편인 화개면에서 바라보면 그 일대 산등성이가 온통 흰눈으로 뒤덮인 모습이다. 매화마을로 가는 861번 지방도는 매화나무 가로수길과 푸른 강물이 어우러진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다. 매화마을은 그 길 중간지점에 있다.

원래 이름은 섬진마을이지만 매화로 워낙 유명해진 터라 몇 년 전부터 아예 매화마을로 이름을 바꿨다. 산과 들판에 가득한 매화나무가 꽃을 피워 올리는 3월중순이 되면 온동네는 만개한 흰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특히 마을 어귀에서 500m 가량 언덕길 위에 위치한 청매실농원의 모습은 말문을 막는다.

10만평이 넘는 드넓은 산언덕이 온통 흰 매화꽃으로 뒤덮여 있다. 흰 꽃과 대지를 박차고 나온 초록색 보리가 어우러져 절묘한 색채 대비를 이룬 그 모습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을 방불케 한다. 청매실농원은 매화나무 집단재배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곳으로 손꼽힌다.


매실은 다른 꽃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전 꽃이 피고, 여름 벌레들이 극성을 부리기 전 수확되어 농약이 필요없는 청정과일이다. 약알카리성 식품으로 그 성분 중에 특히 구연산, 무기질 등 유익한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인체의 혈액을 약알카리성으로 만들고 정혈작용, 강장작용, 보간작용, 피로회복, 노화방지, 살균작용 등을 한다. 특히 구연산의 함량이 다른 과실에 비해 월등히 높아 매실이 건강식품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그 밖에 카데킨산, 펙틴, 탄닌 등을 함유하고 있다.

매화와 더불어 청매실농원의 또다른 볼거리는 장독대. 매실을 담기 위해 하나둘씩 모은 장독대가 2,200여개에 이른다. 가지런히 정렬된 장독대 너머로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 폭의 그림같다. 농원 뒤에는 우거진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몸을 일렁이는 푸른 댓잎 또한 멋스럽기 그지없다.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취화선>을 이 곳에서 찍었다고 한다.

매화마을을 거닐다 보면 나그네는 저도 몰래 취하게 된다. 한 잔 두 잔 건네 마신 달콤한 매실주 때문이 아니라 난분분 흩날리는 새하얀 매화 꽃잎에, 푸른 대숲에, 눈 아래 펼쳐지는 아련한 섬진강 물결에 나그네는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매화축제 3월12일부터 21일까지 10일간. 061-797-2114)

◆구례 산수유마을

지리산 한쪽 자락에 그야말로 샛노란 물감이 엎질러져 있다. 산기슭과 골짜기, 논둑과 밭두렁, 길가와 집주변 할 것 없이 눈길 닿는 곳마다 온통 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하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돌담 사이로 만개한 산수유꽃이 터널을 이루고, 계곡을 따라 흐드러진 산수유꽃이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3월중순, 산수유가 만개한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 풍경이다.

지리산의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산수유는 다년생 나무로 3월초에 꽃망울을 맺기 시작해 중순이면 만개한다. 이 때부터 마을은 서서히 노란색 물감으로 물들여진다. 사실 산수유꽃은 꽃잎이 2㎜ 가량으로 아주 작기 때문에 낱낱의 꽃송이는 그리 눈에 띄지 않으나 수십 수백 그루씩 무리를 지은 산수유나무가 한꺼번에 노란 꽃부리를 활짝 펼치면 현기증이 일 정도로 황홀하고 아름답다.

산수유마을로 이름난 산동면은 지명에서부터 산수유와 많은 관련이 있다. 중국 산둥성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오면서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기 때문에 이 같은 지명이 붙었다고 한다. 산수유의 생김새가 중국의 촉나라 대추와 비슷한 데다 신맛이 두드러져 촉산초(蜀散草)라고도 불린다.

산동마을은 우리나라 산수유(열매)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까닭은 산수유나무가 자라기 좋은 토양 조건을 잘 갖추고 있어서다. 산수유는 해발 200~500m의 분지나 산비탈의 물매가 싸고 일교차가 심한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산동면의 계천리, 대평리, 위안리 등지에는 산수유 고목이 숲처럼 우거져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만복대(1433m)의 서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위안리 상위마을은 가장 대표적인 산수유마을로 꼽힌다.


꽃이 진 자리에 맺힌 산수유 열매는 11월이면 붉게 윤기가 돈다. 산동면의 산수유는 과육이 많고, 색깔이 고우며, 광택이 눈부셔 전국에서 제일의 품질로 인정받는다. 빨간 껍질과 씨앗을 분리한 뒤 껍질로 차, 술, 한약재 등을 만든다. 산수유 열매는 신장계통 및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산수유꽃축제 3월19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 061-780-2227)

◆가는 요령
대전-진주를 잇는 대진고속도로를 달리다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옮긴다. 순천 방면으로 가다가 옥곡 IC에서 빠져 나와 2번 국도를 탄다. 하동 섬진강다리 앞에서 861번 도로로 바꿔 타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면 매화마을이 나온다.

혹은 남해고속도로 하동 IC에서 나와 19번 국도를 이용해 하동읍으로 향한다. 하동에서 2번 국도를 달리다가 좌회전해 섬진교를 건넌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861번 지방도를 오르면 매화마을에 이른다.

매화마을에서 산동마을까지는 자동차로 30분 내외 거리. 매화마을에서 강 건너편에 이어지는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쪽으로 계속 북상하면 지리산온천관광지가 있는 산동마을이 나온다. 온천관광지에서 산수유마을인 상위마을까지는 약 4㎞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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