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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용품] 통일중공업, 경영정상화 선언문 발표


통일중공업이 뒷걸음쳐 온 지난 20년을 반성하고 꼴찌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히는 경영정상화 선언문을 최근 발표했다.

최평규 통일중공업 회장은 이 선언문에서 “정확히 20년 세월을 반목과 불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서로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전투적인 노사관계를 지속해 왔다”고 돌아본 뒤 “그 결과로 회사는 법정관리에 처해지고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았다”고 반성했다. 최 사장은 ‘꼴찌인생’으로 회사의 처지를 표현하고 “이제 꼴찌에서 탈출해 경영정상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시장과 고객을 위해 존재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임을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이다.

한편 통일중공업은 이에 앞선 지난 27일 올해 임금동결과 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협상을 노조(지회장 최낙근)와 전격 타결했다. 노조는 28일 노사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939명 중 730명(77.74%)이 참석해 찬성 493명(67.53%)으로 가결시켰다.

다음은 통일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선언문 전문.

<통일중공업은 1959년 기계공업의 불모지였던 이 나라에 중공업산업의 효시로서 조국근대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 왔습니다. 국가방위산업의 선두주자로, 창원공단의 중심사업장으로 우리나라 안보와 경제발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민주화의 열풍이 불었던 1980년대 노동운동의 선봉이 되었고 90년대 이후에는 만성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좌절과 시련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정확히 20년 세월을 반목과 불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서로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전투적인 노사관계를 지속해 왔습니다.

급기야 삶의 터전은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1998년 통일중공업은 부도가 났으며 직원들에게 1,700%에 달하는 엄청난 임금체불과 대량실직, 가정파탄 등의 시련과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끝이 어딘지도 모른 채, 어둠의 터널 같은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어둠의 터널 속에서 우리는 고통과 눈물, 절망과 한숨 속에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직장과 가정, 친지와 친구들 앞에서도 당당할 수 없었습니다. 젊은 사원들이 결혼을 못할 정도로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았고, 천애고아와 같은 신세로 ‘꼴찌인생’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마침내 그 어둠의 터널 끝에 서서 두려움과 불안함을 가슴에 안고 2003년 M&A를 통해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후, 우리는 ‘꼴찌인생’에서 탈출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노사관계의 역사가 시작된 2004년 4월 28일, 우리는 떨리는 가슴과 타오르는 열정으로 우리의 희망, 우리의 꿈, 우리의 청춘 통일중공업에서 ‘미래지향’의 새싹을 피우고자 합니다. 상처 입은 지난 세월을 서로 보듬고 감싸며 감히 꼴찌들의 절규로 오뚜기처럼 일어날 것을 선언합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우리처럼 20년간 뒷걸음질치며 추락해 온 기업은 없습니다. 시장에서 통일중공업의 회생가능성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리는 위기에 처한 삶의 터전을 구하고, 우리 아이들 세대가 해맑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사오정에 들어선 통일중공업 현 세대가 자기희생과 헌신을 통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긴 경영정상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특히 우리는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참담한 심정으로 250명을 휴업휴가를 보내야 했습니다. 저희 경영진부터 죄인입니다. 우리는 휴업휴가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해 주고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우리와 함께 땀 흘리며 일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고통이 있더라도 경영정상화를 이루어 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이고 사명입니다.

더욱이 모두가 함께 사는 길에 노(勞)와 사(社)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차별과 대립을 극복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일류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비록 그 과정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과거처럼 집안 호랑이가 아니라, 시장에서 잘싸우는 호랑이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우리나라 중공업산업 부활의 선봉이 되겠습니다.

그럼으로써 IMF 이후 힘들어하는 이 땅의 모든 기업과 일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촛불을 밝혀 드리겠습니다. 또한 ‘통일중공업 같은 꼴찌들도 해내는데 우리도 포기하지 말자,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변화하는 통일중공업을 지켜봐 주십시오. 이제 통일중공업은 오로지 시장과 고객을 위해 존재함을 선언합니다. 통일중공업이 세상을 이롭게 하겠습니다.>

오종훈 기자(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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