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은 자동차에겐 곤혹스런 계절이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생각지 못한 고장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그런 고장 중 하나가 배터리다. 여름철 배터리는 휴가철의 장시간 운전에, 에어컨이나 와이퍼 모터 등 전장품의 잦은 사용으로 방전 및 과부하가 발생, 예상치 못한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또 자동차가 첨단화되고 전자장치가 많아짐에 따라 배터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배터리 기능과 종류
자동차 배터리는 여러가지 중요한 기능을 한다. 엔진 시동이 걸려서 스스로 돌아갈 때까지 스타트 모터를 회전시키고 점화장치와 연료분사장치를 작동시켜 엔진을 움직인다. 엔진이 작동하지 않을 때는 필요한 모든 전기장치를 가동시킨다. 즉 엔진이 작동되기 전까지의 모든 전기장치는 배터리가 구동원이 되는 셈이다.
배터리는 웨트(wet)타입과 드라이(dry)타입 두 가지가 있다. 웨트타입은 전해액이 채워져 있고 충전이 된 상태여서 바로 쓸 수 있다. 드라이타입은 전해액이 채워져 있지 않은 제품이다. 일반 운전자가 쓰는 타입은 주로 웨트타입이다.
▲배터리 수명
적잖은 운전자가 잘못된 지식 때문에 배터리를 제수명보다 일찍 교체한다. 여기에 정비업계의 그릇된 관행과 상술이 더해져 1~2년 이상 더 쓸 수 있는 멀쩡한 배터리가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회적으론 물자낭비와 환경오염 요인도 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흔히 배터리 수명을 2~3년으로 알고 있는 운전자가 많으나 관리만 잘 하면 4~5년 이상 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MF배터리는 전해액을 보충할 수 없는가
요즘 승용차는 대부분 출고 때 MF(Maintenance Free, 무보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MF배터리는 내부전극의 합금성분이 다르고 액용량이 큰 덕에 수명이 길고 정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인디케이터(표시기)를 달아 녹색, 적색 등으로 배터리 상태를 표시해줘 점검도 간단하다.
그러나 대다수 운전자들은 MF배터리는 전해액을 보충할 필요가 없거나 정비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정비사들조차 “MF배터리는 무보수 방식이어서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갈아야 한다”고 권유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이는 타이어가 펑크났다고 해서 새 타이어로 교환하는 것과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MF배터리는 수입품 등 일부 제품의 경우 정비할 데가 없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 윗면의 스티커를 떼면 두 개의 캡이 나온다. 발전기(올터네이터)의 과충전 등으로 배터리액이 증발, 성능이 떨어지면 이 캡을 통해 액을 표시선까지 보충한다. 이 캡은 동전으로 돌리면 빠진다. 배터리액을 구하기 어려우면 시중 약국에서 파는 2,000~3,000원짜리 증류수를 넣어도 된다. 따라서 배터리가 MF방식이어도 가끔 캡과 표시기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갑자기 약해지면 배터리 수명이 다 된 것인가
배터리 성능과 헤드라이트 불빛의 밝기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상당수 운전자는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헤드라이트 불빛이 약해지므로 배터리를 교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배터리의 기능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엔진의 시동모터(셀프모터)를 돌리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시동모터가 필요로 하는 전류만 낼 수 있으면 된다. 주행중 차에 필요한 전기는 발전기에서 공급받는다. 그러나 차가 멈춰 있을 때는 엔진회전이 느려 발전기 출력이 떨어지므로 전기부하가 많을 경우 배터리의 전원이 사용될 수도 있다. 따라서 헤드라이트가 정상인데도 불빛이 갑자기 약해졌다면 발전기 성능이 떨어졌거나 배선쪽 문제로 저항이 생겨 충분한 전류를 보내지 못해서인 것으로 봐야 한다.
▲배터리가 방전이 의심스럽다구요
기온이 높은 날에는 주행중이나 정차중 갑자기 시동이 꺼질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연료계통에서 열에 의한 증기로 통로가 막혀 연료공급이 안되는 경우일 때 주로 나타난다. 이 때는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재시동을 걸면 된다. 또 디스트리뷰터에 이상이 있을 때는 재시동이 가능하지만 제너레이터에 문제가 있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제너레이터 이상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엔 정비업체에 수리를 맡겨야 한다.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의 조치사항
수동변속기는 배터리 방전일 때 밀어서 시동을 걸 수 있다. 운전자는 키를 돌려 ON 상태에 놓고 변속기어를 2∼3단에 넣고 클러치를 밟는다. 누군가 뒤에서 차를 밀어 어느 정도의 탄력이 받았을 때 클러치를 떼고 가속 페달을 밟아주면 시동이 걸린다. 그러나 이는 수동변속기 경우에만 가능하다.
자동변속기는 보험사나 근처의 카센터에서 점프케이블을 연결해 시동을 걸어야 한다. 지나가는 차의 도움을 얻어 점프를 시도할 때는 다른 차의 시동을 걸고 +·- 단자 확인을 잘 한 후 같은 극끼리 연결해야 한다.
▲배터리 관리요령
배터리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보닛을 열어 배터리를 살펴 보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오래된 차일수록 더욱 그렇다. 전해액 누수 여부와 케이블 연결을 항상 확인한다. 배터리 단자에 녹이 슬었으면 깨끗이 닦아서 다시 연결한다. 단자가 오래 되면 산화되고 녹이 슬어 접촉이 나빠진다. 충전상태를 표시해주는 창의 색깔을 살피고 유지·보수가 필요한 배터리는 전해액이 적당한 지 체크한다. 배터리는 온도에 민감하다. 온도가 낮아지면 반응이 느리고 올라가면 빨라진다. 추운 겨울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
김기호 기자(kh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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