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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여름철 주의해야 할 자동차 물리현상


자동차는 다양한 조건에서 운행하게 된다. 뜨거운 아스팔트길을 고속으로 달리는가 하면 빙판길을 엉금엉금 기어야 할 때도 있다. 폭우를 뚫고 움직일 때도 있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진땀나게 내려가야 할 때도 있다. 이런 다양한 조건에서 자동차는 특이한 물리적 현상들을 겪게 된다.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살펴 본다.

▲수막(Hydroplaning) 현상
비가 내려 노면에 많은 물이 덮여 있을 때 도로 위를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리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로 인해 얇은 막이 생긴다. 수막층이 생기면 타이어가 노면에 직접 접촉되지 않고 마치 수상스키를 타는 것처럼 차가 물 위를 달리는 상태가 되는 것. 이를 \'수막현상\'이라 한다.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 저항이 급격히 떨어지며 조향과 제동기능을 잃어버린다. 이런 상태에선 차가 중앙선을 넘는다든 지, 길 바깥으로 미끄러지면서 큰 사고가 나기 쉽다. 수막현상은 승용차의 경우 보통 시속 90㎞ 이상 달리면 나타나지만 타이어의 마모상태와 공기압에 따라 달라진다. 공기압이 낮거나 타이어가 마모된 경우에는 시속 70㎞에서도 발생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수막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있는 수막을 밀어내고 접촉력을 높여야 하므로 타이어의 회전속도를 늦춰서 저속운행을 해야 한다. 승용차의 경우 타이어의 공기압을 높이며 운전중 함부로 핸들과 브레이크를 조작하지 않아야 한다. 비가 내려 물이 덮인 노면에서는 트레드의 홈이 깊은 새 타이어를 끼우는 게 안전하다. 트레드가 마모된 타이어는 건조한 노면에서는 정상 타이어의 마찰계수와 큰 차이가 없으나 물이 덮인 노면에서는 마찰계수가 뚜렷히 저하된다.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 현상
차가 도로를 주행할 때 노면과 맞닿는 타이어 부분은 곡선이 아니라 직선인 상태로 접촉하게 된다. 그런데 타이어가 고속회전하면 노면과의 접지부에서 일어나는 변형이 채 회복되기 전에 다음 변형을 맞게 돼 타이어가 물결모양으로 떠는 현상이 발생되는 데 이것을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공기압이 적은 상태에서 고속으로 주행할 경우 발생하는 데 계속되면 쉽게 과열되고 원심력으로 인해 드레드 부분이 변형될 뿐 아니라 오래가지 못해 파열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기압을 높여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나 무엇보다도 과속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는 일반 도로의 경우보다 타이어 공기압력을 20∼30% 정도 더 높이고 과속하지 않도록 한다.

▲베이퍼 록 (Vapor lock) 현상
베이퍼 록 현상은 한 마디로 브레이크액이 열을 받아 끓어서 기포가 발생되고, 이로 인해 압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제동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유압식 브레이크는 파스칼의 원리를 이용해 압력이 걸려도 체적이 거의 변화하지 않는 비압축성의 브레이크액을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할 경우 마찰열에 의해 브레이크액의 온도가 올라가면 기포가 생긴다.

예를 들면 긴 내리막길을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풋 브레이크만으로 내려간다면 브레이크 온도는 상승한다. 물에 열을 가하면 물이 끓는 것처럼 브레이크액도 브레이크 작용으로 생긴 마찰열로 끓어오르게 되는 것. 기포가 생기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스펀지를 밟는 것처럼 힘없이 들어가면서 브레이크 기능을 상실한다.

브레이크액은 피마자유와 알콜이 주성분이어서 엔진오일이나 기어오일과는 전혀 다르다. 또 공기중의 수분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비등점이 낮아지고, 기포가 쉽게 발생해 베이퍼 록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페이드(Fade) 현상
브레이크는 차가 달리면서 갖는 운동에너지를 마찰에 의한 열에너지로 바꿔 대기중에 발산, 주행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도록 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브레이크액에 의해 동력이 전달돼 타이어 안쪽에 있는 휠 실린더를 밀어 타이어와 함께 회전하는 드럼을 잡아주게 된다. 그 순간 마찰열에 의해 드럼은 팽창하고 브레이크 라이닝의 재질을 변화시켜 마찰계수가 떨어지면서 브레이크가 밀리거나 듣지 않게 된다. 이를 페이드 현상이라고 한다.

이 경우 드럼의 팽창만큼 드럼과 라이닝의 간격이 커지므로 브레이크 페달을 많이 밟아야 하고 라이닝의 재질 변화로 인해 드럼과 마찰할 때 \"끽∼끽\" 하는 금속음이 나면서 차가 밀린다. 페이드 현상을 예방하려면 급제동을 삼가고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눠 조작해야 한다. 베이퍼 록이나 페이드 현상이 나타나면 브레이크가 듣지 않게 돼 대형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언덕길을 내려갈 때는 반드시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하도록 한다.

김기호 기자(kh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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