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한 해동안 독일에서 새로 등록된 승용차 수는 총 323만6,000여대로 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신규 등록대수도 165만5,000여대로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자동차 판매실적이 5년째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지 언론은 독일 소비자들의 인기 구매품목 리스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승용차의 판매실적가 이 처럼 저조한 건 독일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독일소비연구협회에 따르면 의료보험, 실업보험, 연금 등 각종 사회보장시스템에 과감한 개혁이 단행되면서 소비자들의 장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처럼 지출부담이 큰 제품의 경우 구매능력이 있더라도 구매행위로의 연결은 점점 느려지고 있다. 그 결과 자동차의 경우 1대 당 평균 사용기간이 7.4년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 내수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입차들의 판매실적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경우 작년도 신규 등록대수가 15%, 토요타는 무려 26% 증가했다. 반면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 오펠, 벤츠 등의 브랜드는 감소했다. 이런 경향은 자동차 품질이 전반적으로 평준화되고 있는 결과로도 볼 수 있으나 소비자 측면에서 볼 때 소비력 약화로 인해 고가의 국산품보다 저렴한 외국산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분석할 수 있다.
뮌헨소재 H&Z컨설팅은 독일 소비자들의 자동차에 대한 구매력 약화를 자동차메이커들이 자초한 결과라고 풀이, 관심을 끌고 있다. 즉 독일 자동차메이커들이 자국에 있는 생산공장을 노동력이 싼 외국으로 이전, 실업자 수를 증가시켰기 때문에 소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독일 전체 고용의 7분의 1이 직간접으로 자동차와 관련돼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한편 현재 독일 자동차메이커들의 외국에 대한 의존도는 금액으로 따져 10%이며 향후 3~4년새 25%까지 커질 전망이다. 수적으로 보면 현재 전체 생산차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에서 제조되고 있다. 완성차메이커뿐 아니라 독일소재 1,300여개 부품업체들의 생산지 외국이전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미 약 500개 업체가 동유럽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국가별 시간 당 임금수준을 보면 구서독 28.50유로, 구동독 16.50유로, 폴란드 5.40유로, 슬로바키아 3.30유로, 루마니아 1.70유로다. 따라서 노동력 비중이 큰 제품일수록 생산공장을 동유럽으로 이전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독일 내수시장이 약화되면서 자동차업체들 간의 판매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판매가격 하락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해 내수시장 구매력 상승을 불러일으킬 지는 의문이다.
강호영 기자(강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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