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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PC 시대


개인사업을 하는 이철수(45)씨는 최근 고급세단 SM7을 구입한 후 운전습관이 바뀌었다. 시동을 걸고 곧바로 출발하는 대신, 대시보드 한가운데 자리잡은 컴퓨터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을 통해 자동차의 기본 상태를 점검한다. 현재 남은 휘발유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얼마인지, 엔진오일이나 타이어를 교체해야 할 시기가 됐는지 체크한다.

또 서울 시내는 물론 대전·광주·부산 등 지방에 출장을 갈 때 지도책 대신 지리정보(내비게이션)시스템(GIS)을 이용해 쉽게 길을 찾는다. 차의 진행방향을 바꿔야 할 때에는 ‘500m 앞에서 좌(우)회전 하십시오’라는 안내자의 음성이 나온다. 가까운 주유소나 음식점의 위치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동차에 컴퓨터와 이동통신이 결합되면서 자동차의 모습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꿈의 자동차’가 눈앞에 달려오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인터넷 게임

자동차에 사용되는 컴퓨터를 ‘카PC’ 또는 ‘오토PC’라고 부른다. 요즘 오토PC는 1개의 모니터로 기존 라디오·CD플레이어는 물론, TV·DVD·MP3 등을 조작할 수 있도록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또 연비 체크, 엔진 고장 여부, 엔진오일·타이어 교체 주기, 좌석 조절, 차량 실내외 기온 등 차량 정보도 제공한다.

오토PC는 최근 이동통신기술과 결합돼,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다.

텔레매틱스 기술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목적지까지의 길을 안내해 주는 지리정보시스템이다. 이미 국산차와 수입차에는 지리정보시스템이 선택품목으로 장착되고 있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길을 도로 지도와 함께 음성으로 알려준다. 교통상황을 파악해 차량이 많을 경우 미리 우회도로로 진입할 것을 가르쳐 준다.

또 자동차가 운행 중에 고장 났을 때 이를 멀리 떨어져 있는 서비스센터에서 원격진단하는 것도 텔레매틱스의 중요 기능이다.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ECU)와 연결된 무선인터넷 단말기가 차량의 정보를 모아 서비스센터에 전송하면, 서비스센터의 진단기가 엔진 온도·배기 가스·타이어·각종 오일 등을 점검해 이상 유무를 운전자에서 알려줄 수 있다.

차량 도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서비스센터에서 차량 운행을 정지시키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다. 인터넷에 접속해 이메일을 주고받고, 개인 정보도 관리할 수 있다. MP3 파일로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또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지역의 정보를 받을 수도 있다. 운전자가 지방에서 서울에 들어서면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음성 메시지와 함께 서울 관광코스와 식당·숙박 시설을 안내해 주는 식이다.

◆텔레매틱스 산업 본격화

텔레매틱스 기술 중 인터넷 서비스는 지금까지 통신기술의 미비로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 보급되면 시속 60㎞로 움직이는 차량 안에서도 사무실의 PC와 같은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텔레매틱스 시장도 급팽창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체 중에서 텔레매틱스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미국 GM이다. GM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온스타’는 지난 97년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약 2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도요타는 ‘G-BOOK’, 혼다는 ‘인터내비’라는 이름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2002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현대·기아차가 ‘모젠’ 서비스를 시작, 현재 약 5000명의 가입자를 두고 있다. 르노삼성은 SM5 차종을 대상으로 SK와 제휴, 텔레매틱스 기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M대우·쌍용도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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