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오너스클럽은 지난 3일 랜드로버코리아(이하 LRK) 본사 앞에서 차량시위를 벌인 데 이어 오는 3월초에도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18일 일본에 가서 현지 랜드로버 동호회와 국제연대를 맺고, 4월 또는 6월경에는 영국 랜드로버 본사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오너스클럽은 시위 이유로 △광고비 착복 및 비리인사 척결 △높은 부품가격 △미비한 애프터서비스센터 등을 들었다. 한 브랜드 소유주들의 순수한 아마추어 동호회가 한 회사의 마케팅에까지 불만을 품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이 동호회의 회장인 이승준 씨가 지난 1월 랜드로버의 분당 딜러(유로오토모빌)권을 반납하는 과정에서 회원들과 LRK 사이에 그 동안 누적돼 왔던 문제들이 노출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유로오토모빌은 배기가스 문제로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던 디펜더를 병행수입 방식으로 들여와 팔았다고 한다. 또 모 중고차 사이트에 랜드로버 신차를 딜러 매입가격으로 판매해 LRK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결국 딜러권까지 반납하게 됐다는 것. 문제는 오너스클럽 회원 대다수가 유로에서 차를 구매한 탓에 유로의 폐쇄로 각종 애프터서비스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돼 피해가 커진 것.
오너스클럽의 한 회원은 "유로오토모빌 사장이 우리 동호회장이어서 시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오해를 불러일으킬까봐 우려가 많았다"며 "그러나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자는 쪽에 의견이 모아져 시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개 동호회가 수입사의 마케팅에까지 신경쓰게 된 이유에 대해 유로의 딜러 반납으로 서울에서는 로열오토모빌이 운영하는 애프터서비스센터 한 곳만 남게 됐고, 부품재고 미비 등으로 소비자들이 곤란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애프터서비스가 제대로 안되는 이유를 따지다 보니 차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이며, 이는 결국 광고 등 마케팅에 소홀한 데서 비롯됐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 게다가 유로의 애프터서비스센터 폐쇄 이후 LRK가 고객들에게 DM을 발송했으나 어처구니없게도 한 사람에게 8통을 보내고, 다른 고객들에게는 아예 보내지도 않는 일이 발생했다. 수입사로서 고객자료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호회원들이 분개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광고비 착복 의혹은 시위 과정에서 약간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너스클럽은 "LRK가 광고비를 착복했다는 증빙자료를 일부 갖고 있으나 언론에 노출할 계획은 없다"며 "영국 본사에 항의시위를 갈 때 참고자료로 제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동호회는 또 "수입사가 부품재고 확보나 애프터서비스 등에 신경쓰지 않고 있어 일본 랜드로버 동호회(LRJOC) 등에 부품 수급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RK 관계자는 "오너스클럽이 주장하는 광고비 착복 문제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높은 부품가격 역시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들과 대화를 계속해 문제를 해결하고 근거자료를 만들어 따로 해명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애프터서비스센터 확충 등 구체적인 대안없이는 오너스클럽과의 합의가 힘들 전망이란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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