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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수입차업계 결산 (12/23)


올해 수입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외형상으로는 회복세가 뚜렷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대부분의 업체가 부진에서 허덕이며 상대적인 빈곤감을 겪었다. 업계는 그러나 내년에는 전반적인 상승세를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어렵더라도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풀릴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고급브랜드인 BMW코리아가 2년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한 것도 올해의 특징. BMW는 다양한 모델라인업과 끊이지 않는 판촉프로그램을 활용, 매월 100대 이상을 팔며 올해 판매목표를 뛰어넘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장이 형성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낸 결과였다. BMW의 실적은 다른 업체들에게 국내에서 수입차를 어떻게 팔아야 하는 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정부가 처음으로 수입차를 정식 구입, 화제가 됐다. 산업자원부가 링컨 LS를, 외교통상부가 사브 9-5를 관용차로 사들였다. 입찰과정에서 한 업체가 1원을 써내 업계의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13년 수입차시장 역사상 정부의 첫 공개구입이었다는 점에서 업계에 작은 힘이 됐다. 공교롭게 두 차 모두 통상압력이 가장 심한 미국업체 차였다.

토요타가 일본업체로선 처음으로 국내에 자사 법인을 만든 데 이어 폴크스바겐·아우디가 2년여의 공백을 깨고 고진모터스를 수입·매업체로 삼아 재진출했다. 앞으로 남은 일본업체는 미쓰비시, 혼다, 닛산, 유럽업체는 르노, 푸조, 피아트 등이다. 이 중 르노와 닛산은 르노삼성자동차, 미쓰비시는 현대자동차를 통해 팔릴 가능성이 높다. 피아트는 현재 내년 진출을 목표로 딜러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인수·합병 열풍이 국내 수입차업계의 판도에도 변화를 줬다. GM이 올초 사브를 100% 인수하면서 GM코리아와 사브코리아가 단일법인으로 통합됐다. 랜드로버도 BMW가 이 회사를 포드에 매각하면서 국내 랜드로버사업부가 포드코리아로 넘어갔다. GM과 사브는 판매망이 같아 문제가 없었으나 랜드로버의 경우 딜러를 구하지 못해 판매에 애를 먹었다.

올해 수입차업계의 가장 큰 사건은 수입차만의 모터쇼 개최였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와의 갈등으로 지난해 서울 모터쇼에 불참한 수입차업계가 독자 모터쇼를 연 것. 이 행사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자체평가를 받았으나 \'반쪽대회\', \'판매차 전시회\' 등의 지적을 들은데다 수입차업계의 내년 서울 모터쇼 불참 이유가 돼 \'국내 모터쇼를 분열시킨 주범\'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이밖에 디젤엔진차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Td5 수입, 한국수입자동차협회 4대 신임 회장 취임 등이 기록될 만한 일로 남는다. 또 98년 이후 자취를 감추다시피했던 병행수입업체들이 \'실소비자 수입\'이라는 편법을 이용,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강호영 기자 ssyang@han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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