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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안심 마케팅’이 뜬다


중고차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심어줘 판매를 늘리는 \'안심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고차매매업은 소비자 신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유통업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모든 서비스와 판매 마케팅은 큰 의미에서 모두 안심마케팅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중고차업계가 독점했던 각종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가 마음놓고 차를 사고 팔 수 있게 해주는 안심 마케팅이 중고차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중고차시장에 나타난 안심 마케팅의 흐름을 정리하고 대표적인 안심 마케팅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안심 마케팅의 흐름
중고차업계는 지난 수십 년간 차 상태 및 가격 등 각종 중고차관련 정보를 독점하고 이를 악용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싼 맛에 차를 사지만 믿을 수 없는 유통업’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에 따라 매년 8조원 이상의 돈이 움직이는 거대한 유통업임에도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했다. 새로 중고차유통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이러한 소비자 불신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안심 마케팅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심 마케팅의 시작은 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동차제작사 등 대기업과 기업형 업체들이 중고차유통업에 진출하면서 안심 마케팅의 시대가 열렸다. 기업의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한 소비자보호장치가 마련된 이들 기업형 업체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적으로 안심하고 중고차를 사고 팔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걸 의미했다. 여기에다 중고차의 품질을 일정 기간 보장해주는 보증업체들이 중고차시장에 뛰어들면서 안심 마케팅은 중고차시장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이 후 인터넷을 통한 의견 교환이 활발해지고 인터넷 중고차거래가 늘어나면서 중고차업계의 전유물이었던 각종 정보가 소비자에게 공개되기 시작하자 안심 마케팅은 대세로 굳어졌다. 일부 업체는 다양한 정보를 적극 공개하면서 기존 중고차업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산되자 중고차분야를 사실상 방치해 왔던 정부가 각종 소비자관련법을 추진하면서 중고차업계가 독점해 왔던 각종 정보는 공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2월 중고차 성능 및 상태점검제도가 강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는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을 지녔다. 실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이 지난 7월말부터 3주간 중고차 정보수집경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 1,321명 중 56%인 740명이 중고차 구매 시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중고차시장(18%, 238명), 주변 사람들(15%, 198명), 생활정보지(11%, 145명) 순이었다.

이 처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 소비자들은 크게 증가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발맞춰 현행 중고차시세표를 각종 데이터로 보완해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감소시키려는 가격산출프로그램도 등장, 중고차가격 안심 마케팅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소비자보호를 위해 현행 성능점검기록부의 정보공개를 더욱 늘리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마련중이다. 이로써 정보에 익숙해지고 목말라하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더욱 진전된 정보 공개를 앞세워 기존 중고차업계 및 다른 딜러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안심 마케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안심 마케팅
*자동차사고 내역 공개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고 이력정보서비스인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를 제공하고 있다.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차 손상은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이 서비스를 통해 딜러들은 매입한 차의 정보를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고, 소비자는 문제차 구입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카히스토리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는 자동차보험사고로 보상처리한 차의 수리비 지급내역, 보험사고 이력, 차량번호 변경횟수, 소유자 변경횟수, 영업용 또는 렌터카 용도로의 사용 여부 등이다. 또 최초 신차 출고 이후로부터 변경된 차량번호의 모든 보험사고기록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다른 차의 과실로 생긴 사고기록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성능점검 및 품질보증
성능점검의 주축은 진단보증협회, 정비공장, 교통안전공단이다. 이 중 주목해야 할 곳이 운전자들에게 낯익은 교통안전공단이다. 지난 4년간 공단이 성능점검한 중고차 수는 적었으나 꾸준히 경험을 쌓아 온 데다 시설과 시스템 구축능력이 있고 정부 산하기관이라는 장점이 있어서다.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신뢰도에 있어서도 인지도가 높지 않은 협회보다 우월하다. 심지어 공단에서 발행하는 성능점검기록부와 보증서는 정부 공인 인증서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여기에다 공단측이 제시하는 진단비와 보증비는 다른 업체들이 참조하거나 따라갈 수밖에 없는 시장의 표준이 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공단은 중고차의 성능 및 상태를 점검한 뒤 점검부위별로 코드화하고 소비자에게 법으로 정해진 내용 외에 중고차 상태의 세부 내용까지 알려주는 전산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공단은 이 시스템을 통해 밝혀진 각 부품의 탈부착, 도색, 교환 등을 1,000여개 코드로 전산 관리해 차종별, 연식별로 자주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한 뒤 정부 정책자료로 제공한다. 또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법으로 정해진 성능점검기록부 외에 세부 정보내용을 따로 발급한다.

이러한 성능점검은 품질보증과 상호 보완되고 있다. 지난 3월 건설교통부가 점검 하자에 따른 책임이 매매업자가 아니라 성능점검자에 있다는 업무지침을 마련하자 성능점검업체는 점검오류로 발생하는 손해를 줄이고 한층 강화된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손해보험사 및 보증업체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서다.

▲안심 마케팅 활용 움직임
카히스토리와 성능점검제도가 도입될 당시 중고차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챙겨 왔던 이득이 사라진다는 불만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카히스토리와 성능점검을 판매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차 상태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고, 차를 산 뒤 발생한 모든 문제는 딜러가 속여서라고 판단해 제기되는 소비자들의 클레임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어서다. 더 나아가 카히스토리와 사전점검을 통해 확인한 정보를 이용, 상품화에 나선다면 성능점검에서 판매에 유리한 기록을 얻어낼 수 있고 차의 가치도 높여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상품화는 법 강화로 까다로워진 성능점검의 해결책으로 눈길을 끌었다. 중고차가격을 올리는 단점이 있으나 그 보다는 품질향상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와 중고차업체의 수익성을 높이는 등 장점이 더 많다. 중고차 딜러들도 지난해까지는 세차나 광택을 하고 도어나 보닛 및 패널 등을 일부 교체하는 등 겉모습을 가꾸는 데 치중했으나 올해부터는 부품교환 등 보다 적극적인 상품화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상품화를 위한 토대도 이미 마련돼 있다. 중고부품시장이 바로 그 것. 중고부품은 신품의 절반 정도 가격에 거래돼 상품화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건 물론 단종 등으로 부품을 구하기 힘든 차종의 상품화에 사용된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적다. 정부가 2003년 자원재활용으로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며 조향장치와 브레이크 장치를 제외한 모든 부품의 사용을 합법화했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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