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고차유통은 지난 97년 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 신차메이커의 참여, 온·오프라인을 통한 자본계 진입, 업계가 독점했던 정보의 인터넷을 통한 확산 등으로 30여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큰 변화를 겪었다. 2005년은 97년 이후 계속된 ‘새로운 유통방식의 등장’이라는 1라운드를 마치고 중고차유통이 잠시 숨고르기를 했던 시기다. 이에 중고차유통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조재찬 잭코리아코퍼레이션 이사로부터 중고차유통이 지난해까지 겪었던 주요 변화와 새해 전망에 대해 들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중고차시장의 주요 변화>
▲신차메이커의 참여
97년부터 2005년까지는 중고차유통 기본체제에 대한 중대한 반동이 일어난 시기다.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신차메이커의 참여다. 해외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메이커의 유통전개 기본이 ‘3S’(세일즈, 서비스, 스페어파트)에 있을 뿐 아니라 ‘중고차’ 및 ‘금융’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공교롭게도 신차 판매의 대체비율이 60%에 육박하던 90년대 중반까지도 메이커들의 전략선상에서 중고차부문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대우, 기아, 현대순으로 시장마찰이 우려되는 직접소매를 우회, 수출 및 경매사업을 통해 시장진입을 시도했다. 그 결과 2005년 현재 메이커계의 수출 및 경매처리 물량은 사업자거래의 5% 가량을 차지한다.
▲자본계 진입
영세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토종 중고차업체와 달리 자금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사업의 ‘시스템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중고차유통에 뛰어들었다. 오토큐브, 딜웨이, 리베로, 오토마트, 벼룩시장, 얄개, 엔카, 자마이카 등 벤처 및 인터넷기업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이들 기업의 사업방식은 오프라인 지향적이냐, 온라인(인터넷) 지향적이냐에 따라 색깔만 다르다. 그러나 신차메이커 계열도, 전통적인 중고차업체도 아닌 상황에서 중고차유통에 참여해 기존 중고차유통질서를 바꿨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유통 이익구조 악화
신규 참여업체가 늘어나면서 경쟁심화와 함께 모호성을 유발했던 ‘딜러 독점의 상품 및 가격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알려졌고, 이는 기존 업체들이 챙겨 왔던 유통이익의 악화를 불렀다. 2000년 이전엔 매출이익률이 20%를 유지했으나 이후 10%선으로 하락, 더 이상 중고차매매에서 ‘대박신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법적 환경 정비
성능점검 및 품질보증 제도화 등 법적 환경이 정비돼 영업환경도 바뀌었다. 이에 따라 변화된 법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매매업체나 중고차딜러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변화 속에서도 기존 중고차단체는 이미 진입한 메이커계나 자본계 주체들을 끌어안지 못하고 경원시하고 있다.
▲사회단체의 활동
중고차유통의 변화 중 주목해야 할 게 사회단체의 움직임이다. 한국중고차문화포럼처럼 학계 등이 중심이 돼 결성한 ‘사회단체’는 조직적인 활동을 하면서 중고차정책 방향과 유통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기여해 왔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단체의 활동은 신중하고 체계적이며 합리적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소비자 지향적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게 됐다.
<2006년 중고차유통은?>
국내 중고차유통은 신차 판매와 함께 성장했다. 일본과 비교할 때 전체 등록대수, 신차 판매대수 대비 중고차 거래대수, 거래대수 대비 매매업체 수 등은 비율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유통의 주체 및 형태를 놓고 보면 아직도 메이커계와 자본계의 비중이 낮다.
현재 중고차유통에 불어닥친 법적, 제도적 압박은 시장의 투명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는 정정당당한 사업으로서 승부하는 데 익숙한 유통주체들에게 좋은 사업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구나 소비자들이 수십 년간 중고차업계가 독점했던 정보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로써 전통적인 소매형태 사업은 성장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중고차유통사업의 경우 정보 마켓플레이스 기능에 무게가 실려 있어 곧바로 매출과 직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동안 공들여 쌓아 온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사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2005년 중고차유통시장은 다소 고착상태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미 진입에 성공한 메이커계, 자본계는 물론 또 다른 기업들의 신규 참여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속단하기 힘들지만 새로운 기업들의 적극적인 중고차유통 진출은 2~3년 내에 기존 유통구조를 경매, 도매, 수출 등 1차적인 형태에서 더 나아가 분화되고 복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비중도 전체 유통시장의 30% 이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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