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올해 화두는 무엇일까. 언론과의 접촉을 워낙 꺼리는 성격 탓에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회사 주변에선 정 회장이 크게 세 가지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는 기아자동차 사장이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 정의선 사장의 후계체제다. 그도 그럴 게 정몽구 회장은 1938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치면 68세다. 경영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싶지만 시간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이미 후계체제의 구축은 시작됐다. 기아 사장에 임명한 것도 어찌 보면 그룹 승계의 일환이다. 기아는 현대모비스의 대주주이고,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의 대주주다. 또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의 대주주인 점에 비춰 기아를 정의선 사장에게 맡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정의선 사장이 기아를 훌륭히 성장시켜야 하지만 최근의 국내외 환율이나 노조문제를 보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는 글로벌사업 전개 및 노조문제다. 양산메이커로 규모의 성장은 달성했으나 글로벌시장에서 무너지는 건 한순간인 게 자동차회사다.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미국의 빅3도 결국 수술대 위에 놓였음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글로벌사업 전개에 있어 필요한 투자재원을 모으고, 원가절감을 위해선 노조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대의 경우 올해 강성노조가 집행부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연초부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또 노조는 올해 노조의 경영참여와 해외공장 대책수립, 노동강도 완화 등을 핵심사업으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회사와 노조 간 마찰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셈이다. 특히 노조의 경영권 참여 확대 요구에 대해 회사가 호락호락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 정몽구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간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셋째는 건강문제다. 젊은 시절 럭비선수로 활동할 만큼 강한 체력을 자랑했던 몸이지만 자연의 진리를 거스르리기는 힘들다. 건강해야 경영도 할 수 있고, 앞선 두 가지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
흔히 기업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고들 말한다. 100년 전 100대 기업 중 현재까지 1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이 10여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기업도 출생과 성장 그리고 최후를 맞는다는 얘기다. 다만 최후의 순간을 뒤로 늦추는 게 기업인의 역할이라고 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기초를 닦아 놓는 일이 결국 정 회장의 올해 화두인 셈이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미래를 위해 깔아 놓을 고속도로의 길이가 얼마나 될 지 자뭇 궁금하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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