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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FTA 대비 못하면 문 닫는다


1년 시한으로 시작된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FTA)에 대한 여러 관심사가 언론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농산물부터, 금융 및 보험 등은 물론 여러 핵심 사안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자동차에 관한 사안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자동차부문의 경우 국내 관련 전문가가 미국보다 매우 적다는 점에서 미국에 끌려 갈 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직간접적으로 자동차분야에 종사하는 인구는 400만명으로, 자동차산업은 국내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산업을 다루는 우리측 전문가가 과연 얼마나 자동차를 이해하고 미국과 이해득실을 따지며 챙길 수 있을 지 답답한 마음이 든다. 관세정책, 제도적 시행 상의 장점을 누려 온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제부터 이 장점들을 누릴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진정한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오직 기술적 우위를 지닌 경쟁만이 살아남는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한미 FTA에 이어 한일 FTA가 있을 것이고, 몇 년 이내에 50여개국과 동시에 FTA가 체결돼 국경없는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다. 예를 들면, 국내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혼다 어코드가 동일한 가격대에 판매될 경우 우리의 선택은 어느 쪽일까. 아직 여러 측면에서 국내 업체가 미국이나 일본의 자동차업체와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벌인다면 불리한 점이 많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하나 이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자동차산업 중 중고차유통은 FTA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분야다. 국내 중고차유통은 신차 거래규모의 1.5배 수준으로 연간 170만대가 거래되고 있고, 직간접적인 비용도 10조원에 이른다. 최근 대기업들이 중고차유통분야에 뛰어들어 수익모델을 찾느라 여념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중고차유통은 4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가 거의 없고, 제도적 기반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한미 FTA가 맺어진다면 중고차시장이 신차 협상 시 덤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미국 중고차시장에서 톡톡한 재미를 본 미국 대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신차 거래규모를 넘는 우리의 중고차시장은 매력적인 곳이다. 이미 기초작업을 통해 국내 중고차시장의 특성을 파악한 상태다. 경제력과 기술로 무장한 미국업체들이 국내 중고차유통에 진출하면 일본업체들도 잇따라 뛰어들 것이다. 국내 중고차업체 대부분은 법인이 아닌 개인 상사들이어서 규모의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폐쇄적인 영업전략으로 인해 단기간에 공멸할 수 있다. 대규모의 경제력과 함께 첨단 유통 시스템으로 무장한 미국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현재 국내 업체의 80% 이상이 문을 닫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선 개인 딜러나 사장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길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우리의 10조원 시장을 내줄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있는 업체를 통해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를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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