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발유값이 1,500원대에 돌입한 건 물론 서울에서는 1,700원대에 판매되는 곳이 있고, 경유값도 사상최고가인 1,216원에 이르는 등 기름값이 7주 연속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름값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유지비 부담이 적은 경차와 소형차, LPG차를 사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름값에 신경쓴 나머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지 않는 차종을 선택했다 후회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럴 때는 중고차를 사는 게 어떨까. 조금만 손품과 발품을 팔면 기름 덜 먹는 중고차를 고를 수 있는 건 물론 같은 값으로 살 수 있는 차종도 다양해진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중고차의 몇몇 부품을 깨끗이 유지해주는 것도 기름값 절약에 도움이 된다. 고유가시대에 구입 및 유지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고차 구입 및 관리법을 소개한다.
▲수동변속기차 사면 1석3조
중고차시장마다 수동변속기(MT)차는 애물단지다. 소비자들이 너도나도 운전하기 편한 자동변속기(AT)차를 찾아서다. 기름값을 아끼는 데 효과적인 MT차는 차 상태가 아무리 좋아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 사실은 역설적으로 MT차를 사면 기름값은 물론 구입비도 줄일 수 있다는 걸 뜻한다.
MT차는 AT차보다 연료소모가 10~30% 적다. 또 AT차는 오래될 수록 연료가 많이 들어 MT차와의 연료소모 차이가 더욱 커진다. 그 이유는 MT차의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을 AT차의 경우 기계가 대신하고, 그 곳에 동력을 줘야 하므로 연료가 더 많이 들어서다. 또 AT는 MT보다 기계 자체가 복잡하고 부품 수도 많아 연료소모에 영향을 주는 무게가 증가하고 고장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중고차가격도 크게 차이난다. 소비자들이 운전하기 편한 AT차를 주로 찾다 보니 AT차 가격은 지난 몇 년간 계속 상승했고, 반면 MT차는 가격이 떨어졌다. 현재 AT차와 MT차의 시세차이는 100만~150만원 정도다. 이렇게 줄어든 비용으로 연식이 더 짧거나 상태가 좋은 차를 고를 수 있고, 차종 선택폭도 넓어진다.
운전을 즐기는 사람은 일부러 MT차를 사기도 한다. 차의 뜻대로 변속하는 게 아니라 운전자가 판단해 스스로 변속하며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다. MT차를 보기 힘들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중고차시장이나 인터넷 중고차쇼핑몰에 나와 있는 경차~중형 승용차 10대 중 3대 정도가 MT차다. AT차를 선호하다 보니 눈에 띄지 않았을 뿐 조금만 애쓰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차 상태를 점검하면 연료절약
부품에 문제가 있으면 연료가 낭비된다. 신차 출고 때 연비가 좋은 차라고 해도 부품에 이상이 있으면 연비가 나쁜 차로 전락하기도 한다. 따라서 중고차를 살 때 부품의 이상 유무를 살피는 게 좋다. 현재 차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매매업체를 통해 거래할 때 교부받는 성능점검기록부다. 그러나 기록부에 작성된 내용을 100% 믿어서는 안된다. 많은 중고차시장에서 성능점검은 주로 점검자의 눈과 간단한 장비로 차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 따라서 큰 문제는 발견할 수 있으나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차 상태를 좀 더 정확히 알아보려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인근 정비업체를 찾아 점검받는 게 낫다. 점화플러그와 연료필터, 엔진오일, 에어필터, 냉각수, 휠얼라인먼트 등 연비관련 부품은 꼭 점검한다. 부품을 바꿔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차값을 깎을 수도 있다. 또 차계부가 있는 차를 사면 부품이나 소모품 교환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좋다.
▲구입비 줄여 소모품 교환
소모품을 제 때 교환해주지 않아도 연료가 낭비된다. 중고차시장에 있는 차들 중에는 소모품을 제대로 바꿔주지 않은 차들이 많다. 물론 소모품을 교환한 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시장에 나온 차들도 있으나 차 상태를 정확히 점검하지 않는 이상 남은 사용기간을 알기 힘들다. 따라서 차를 사기 전부터 소모품 교환비용을 구입비에 포함하는 게 현명하다. 구입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가격이 좀 낮은 차를 사고 남은 비용으로 소모품을 교환해주면 된다. 사고자 하는 차의 연식을 1년 정도 줄이면 50만~100만원 정도는 쉽게 절약할 수 있다. 이 정도 비용이면 타이어, 벨트류, 오일류, 배터리 등의 소모품을 모두 교환하고도 돈이 남는다. 이 경우 오히려 1년 정도 연식이 짧은 차를 사는 것보다 차 상태가 훨씬 좋다. 가능하다면 중고차를 사자마자 조금이라도 이상있는 중요한 소모품은 모두 바꿔준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소모품을 바꾸는 수고를 겪을 필요도 없고 갑작스런 고장으로 낭패를 당할 일도 줄어든다.
▲구입 뒤 주기적으로 점검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는 MT차를 사고, 소모품을 바꿨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관리도 잘 해야 연료를 낭비하지 않는다. 한 달에 1~2회 청소해야 하는 공기청정기가 깨끗하지 않으면 4% 이상 연료가 더 들어간다. 타이어 공기압이 10% 부족해도, 엔진 점화플로그가 지저분해져 연료가 불완전 연소돼도 연료소비가 각각 5% 정도 늘어난다. 이 중 타이어의 공기압이 부족하면 연비가 나빠지는 건 물론 코너링 성능이 저하되고, 고속으로 주행할 때 사고가 날 수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한다. 엔진오일은 취급설명서에 기재된 제작사 권장 교환주기(평균 1만㎞)를 지키되, 주로 운행하는 곳에 흙이나 먼지가 많거나 짧은 거리를 자주 주행한다면 교환시기를 1,000~2,000㎞ 앞당기는 게 낫다. 오일을 바꿀 때 에어클리너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한꺼번에 바꿔도 된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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