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전을 거듭하던 F1 2006 헝가리 그랑프리의 우승은 바 혼다 팀의 젠슨 버튼에게 돌아갔다. 14번 그리드로 출발한 버튼은 중반 이후 연거푸 패스티스트 랩을 기록하며 알론소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으며, 한 템포 빠른 타이어 교체에 힘입어 2000년 데뷔 이후 첫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버튼은 F1 출전 113 경기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이며, 영국인이 F1에서 우승하기는 지난 2003년의 데이빗 쿨싸드 이후 처음이다.
몬토야를 대신해 출전하고 있는 페드로 데 라 로사도 2위를 차지하며 생애 첫 번째 포디움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헝가리 그랑프리는 예선 그리드부터 변수가 발생했다. 강력한 두 우승 후보 슈마허와 알론소가 예상치 않게 2초의 페널티를 받아 각각 11, 15번 그리드를 차지했고, 라이코넨이 독일에 이어 2 경기 연속으로 폴 포지션을 차지했다.
경기 당일,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트랙은 충분히 젖은 상태였다. 포메이션 랩에서 맥라렌-메르세데스의 데 라 로사는 스핀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가 오는 조건에서 머신과 드라이버의 성능보다는 미쉐린과 브리지스톤의 대결이 더 주목받는 상황이었다.
이변은 스타트부터 발생했다. 중위권에 있던 슈마허와 알론소가 순식간에 5, 6위로 치고 올라왔으며, 2번 그리드였던 페라리의 마싸는 바리첼로와 데 라 로사에게 추월당해 순위가 떨어졌다. 슈마허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브리지스톤의 풀 웨트 타이어를 선택해, 인터미디어트를 신은 미쉐린 런너들보다 불리한 상황. 곧바로 알론소에게 바깥 코너를 허용해 추월당했으며, 랩 타임도 선두권보다 5초 이상 차이 났다.
슈마허를 추월한 다음부터 라이코넨이 17랩 째 피트 스톱한 틈을 타 선두로 올라서기까지 알론소는 눈부신 주행을 거듭했다. 빗길에서도 잘 달린다는 것을 과시하도 하듯 패스티스트 랩을 몇 번이나 기록했다. 더욱이 라이코넨이 토로 로쏘의 리우찌와 26랩 째 추돌 사고를 일으켜 리타이어 하는 바람에 알론소의 우승이 일찌감치 예상되었다.
진짜 이변은 중반 이후부터 시작됐다. 트랙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양상은 급하게 변했다. 멀찍이 2위를 지키던 버튼이 갑자기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해 단 몇 랩 만에 선두를 압박했고, 알론소 피트 스톱을 하면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또 슈마허의 질주도 버튼과 동시에 진행되어 둘은 번갈아 가면서 패스티스트 랩을 주고받으며 레이스를 뜨겁게 했다.
25랩을 남겨놓고 알론소가 리타이어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알론소의 리타이어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 51랩 째 두 번째 피트 스톱을 마치고 나온 알론소는 오른쪽 리어 휠의 너트가 풀리면서 스핀, 그대로 배리어와 충돌했다.
알론소가 리타이어 하자 2위로 달리던 버튼은 생애 첫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버튼은 54랩 째 3번 피트 스톱을 하면서 드라이 타이어로 교체했다. 트랙은 이미 충분히 말라있었기 때문. 이 작전은 완벽히 맞아떨어져 이후 버튼은 큰 어려움 없이 피니시 라인을 가장 먼저 통과할 수 있었다.
강력한 경쟁자 알론소가 리타이어하자 슈마허는 갑자기 여유가 생겼다. 당시의 순위는 3위. 머신의 문제가 없는 한 2위는 따논 당상이었다. 이럴 경우 드라이버즈 포인트에서 알론소와의 점수 차이는 단 3점으로 좁혀지며, 두 대가 리타이어한 르노와의 제조사 점수도 거의 동률을 이룰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슈마허는 여전히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를 고수한 상태. 드라이 타이어를 신은 데 라 로사가 10초 차이를 단 2랩 만에 줄이며 추월을 시도했다. 9랩이 남은 상황에서 슈마허는 결사적으로 수비에 나섰지만 역부족, 결국 7랩을 남겨놓고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으며, 곧바로 하이드펠트에게도 추월당했다. 5위로 떨어지는 순간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를 끼고 무리한 주행으로 인해 프론트 액슬이 손상, 슈마허는 아쉽게도 리타이어 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이번 헝가리 그랑프리에서는 젖은 노면으로 인해 스핀이 속출했다. 특히 빗길 레이스에 많은 경험이 없는 드라이버들이 애를 먹었는데, 페라리 마싸의 경우 후반 드라이 타이어를 끼고 맹추격해 7위를 차지했지만, 초반 두 번의 스핀을 범해 한때 순위가 12위까지 떨어졌다.
슈마허는 비록 리타이어 했지만 8위를 차지한 BMW의 쿠비카가 무게 제한 규정에 걸려 순위를 박탈당해 1점을 챙기는 행운을 얻었다. 알론소와는 단 10점 차. 페라리도 르노를 9점 차이로 압박해 들어가고 있다.
르노가 앞서고는 있지만 5경기가 남은 현재 절대 맘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페라리 머신의 성능이 요즘 들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 퀄리파잉에서도 슈마허는 혼자 1분 18초대를 기록했고, 트랙이 마른 후 나타난 마싸의 주행에서도 알 수 있듯 페라리 머신의 성능은 타 팀을 압도하고 있다.
다음 터키 그랑프리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2주. 2006년 시즌은 마지막 전까지 가야 우승의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글 /
메가오토 한상기
2006 헝가리 그랑프리 결과
1 젠슨 버튼(혼다)

2 페드로 데 라 로사(맥라렌-메르세데스)
3 닉 하이드펠트(자우버-BMW)
4 루벤스 바리첼로(혼다)
5 데이빗 쿨싸드(RBR-페라리)
6 랄프 슈마허(토요타)
7 펠리페 마싸(페라리)
8 마이클 슈마허(페라리)
드라이버즈 순위
1 F. 알론소 - 100
2 M. 슈마허 - 90
3 F. 마싸 - 52
4 G. 피지켈라 - 49
K. 라이코넨 - 49
6 J. 버튼 - 31

7 J. 몬토야 - 26
8 R. 바리첼로 - 21
9 N. 하이드펠트 - 19
10 R. 슈마허 - 16
제조사 순위
1 르노 - 149
2 페라리 - 142
3 맥라렌-메르세데스 - 85
4 혼다 - 52
5 토요타 -26
자우버-BMW - 26
7 RBR-페라리 - 16
8 윌리암스-코스워쓰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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