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업계에 없어서 못파는 차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이들 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2월 이스케이프를 내놓자마자 1차 도착분 14대를 모두 팔았다. 포드는 추가로 3월에 2차 선적분 40대를 들여왔으나 이미 20대를 예약판매했으며 나머지 물량도 3월중 다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포드측은 당초 연간 60대 판매목표를 100대로 높여 잡았으나 이 역시 7월말이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이스케이프의 차값을 국산 SUV와 비슷하게 정한 데다 지난 겨울 폭설이 잦아 SUV의 활용성이 입증됐던 게 인기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퓨전카 크로스컨트리도 12대 모두가 신차발표회를 치르기 전에 매진사태를 맞았다. SUV와 왜건의 스타일을 혼합, 왜건의 특성이 가미된 걸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였다. 볼보 관계자는 "크로스컨트리가 어떤 차로 소비자에게 인식될 지 확신할 수 없었던 데다 국내 왜건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상황에서 이 차가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 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크로스컨트리의 2차 선적분은 6월께나 돼야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7,000만원대의 325Ci 컨버터블 3대도 모두 팔렸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4,000만원대 중저가형 세브링 컨버터블 14대도 출고 1주일만에 고객들 손에 모두 들어갔다. 한성자동차의 경우 고객 선호도가 높은 벤츠 S320 검정색은 계약 후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며 나머지 S클라스도 최소한 1∼2개월 출고 적체현상을 빚고 있다. 토요타코리아는 일본이 가깝다는 이유로 모델공급을 손쉽게 생각, 충분한 재고물량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LS430의 공급을 못맞추고 있다.
일부 모델들이 품귀현상을 보이자 해당업체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고객들이 한 달 이상을 기다리는 건 기대하기 힘들어서다. 자연적으로 경쟁업체나 국산차업체에 고객을 뺏길 수밖에 없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생산이 달리는 면도 있으나 상반기 수입차시장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이어서 대부분의 업체가 주문을 적게 냈다"며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모델에 대해서는 좀더 과감한 베팅이 필요했다"고 아쉬워했다. 미래에 대한 예측만큼 어려운 일은 없으나 소극적인 관리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수입차시장에 찾아들던 모처럼만의 활기는 곧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봉균 기자 godforme@han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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