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북경 모터쇼 특집 기사 바로보기
올해로 10회를 맞는 오토 차이나 2008(이하 북경 모터쇼)가 4월 20일의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올해의 북경 모터쇼는 새로 개장한 신국제전시장(New 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에서 처음 열린다는 점과 올림픽 이전의 가장 큰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시장의 위상을 반영하듯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다는 것도 화제 거리였다. 북경 모터쇼의 올해 테마는 ‘꿈과 조화, 그리고 새로운 이상’이다.
작년만 해도 중국은 88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고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천만 대를 바라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차를 생산하고 두 번째로 많은 차가 팔리는 시장이다.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진출해 있기에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앞으로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최소 5년 동안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전망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매년 7~8%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한다. 이 예상대로 경제가 성장한다면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일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인구 1천 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44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1천 명당 120대인 세계 평균, 750대인 미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1990년부터 시작된 북경 모터쇼는 상하이 모터쇼와 함께 격년으로 치러져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중국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올해의 북경 모터쇼는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도 역대 최대를 자랑한다. 양산차와 부품 회사, 상용차 업체들을 모두 합친다면 총 2,100개의 회사들이 부스를 차렸다. 이중 1,800개가 자국 회사, 225개가 18개국에서 날아온 해외 업체이다. 2006년 북경 모터쇼에 20개국 1,500개사가 참가한 것과 비교할 때 양적인 면에서도 성장을 기록했다. 프레스 데이에는 1천개의 언론이 취재 경쟁을 펼쳤으며 몰려든 기자의 수는 8천 명이 넘었다.
이번에 개장한 신국제전시장은 슌이 티앤쥬 공항 공업 단지에 위치해 있으며 북경 국제 공항과 멀지 않아 외국인들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자동차의 전시 면적만 해도 10만 6천 평방미터에 달하고 부품 전시까지 더한다면 18만 평방미터의 규모를 자랑한다.
대부분의 모터쇼가 그렇듯 이번 북경 모터쇼 역시 자국 메이커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외국계 회사와 합작으로 차를 만들던 FAW, 둥펑, SAIC, 광조우 혼다 등의 메이커들은 북경 모터쇼를 계기로 독자 모델 개발을 알렸다. 이들의 대부분은 합작 법인과는 별도로 부스를 차렸다.
내용 면에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중국 메이커들이 내놓은 하이브리드의 수가 적지 않은 것도 놀라운 점이다. FAW와 브릴리안스, BYD, 체리, 질리, 그레이트 월 등의 메이커는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다투듯 전시했다. 내용 면에서는 초보적인 수준이고 양산에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다양성과 새로운 시도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만 했다.
체리의 경우 중국 회사로는 거의 유일하게 소형차 QQ6와 A3, 크로스오버 이어스타에 디젤 버전까지 내놓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회사답게 하이브리드와 병행해 디젤 버전까지 라인업에 추가시키고 있었다.
올해의 북경 모터쇼는 어느 해 보다도 출품 모델의 수가 풍성했다. 컨셉트카는 총 55대가 출품됐고 월드 프리미어가 7대, 아시아 프리미어가 24대였다. 컨셉트카는 중국 메이커의 몫이었다. 중국 회사들이 내놓은 컨셉트카의 대부분은 양산 가능성이 높았고 곧 출시될 모델들이 다수인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는 베끼기에서 조금은 벗어나 독자 모델 개발의 의지를 강력하게 보였다.
월드 프리미어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LK와 아우디 Q5라는 두 개의 굵직한 모델이 있었다. GLK는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었고, Q5 역시 스타일링부터 기본 제원 등이 익히 알려진 모델이어서 신선한 맛은 덜했다. 하지만 라인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니만큼 북경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되었다는 점은 그만큼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으로 비쳐졌다.
GM의 경우 뷰익 브랜드를 밀기에 열심이었다. 뷰익은 재작년부터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고 고급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다. GM은 중국에서 디자인한 리비에라 컨셉트를 가장 먼저 선보인바 있고, 올해에는 인빅타 컨셉트를 최초 공개했다. 폭스바겐 역시 4세대 골프 베이스의 신차를 최초 공개했다. FAW-폭스바겐은 뉴 보라, 상하이-폭스바겐은 라비다라는 중국 전용 모델을 공개했다.
외국 기업과 합작하지 않고 있는 체리, 질리, 그레이트 월 세 회사는 저가에서 벗어난 중소형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이런 계획은 이번 북경 모터쇼에 잘 나타났다. 민간 기업 빅3인 체리, 질리, 그레이트 월은 2만 달러 이하의 시장에서 점유율이 28%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
반면 여전히 중국의 고급차 시장은 수입차들의 세상이다. 전체 시장의 33%가 고급차일 정도로 중국의 프리미엄 시장은 잠재력이 크다. 명품관으로 불렸던 E4 홀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것도 중국 시장의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E4 홀에는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부가티, 페라리, 마세라티, 포르쉐, 애스턴 마틴, 롤스로이스, 스파이커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집결해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혼다는 중국 전용 브랜드를 이번 모터쇼에서 런칭했다. 이념(리 니엔, Li Nian) 브랜드는 1986년 런칭한 어큐라 이후 혼다의 또 다른 브랜드가 된다. 토요타의 사이언처럼 혼다의 이념은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이다. 이념 브랜드에서는 2010년 피트 베이스의 5도어 SUV가 나올 예정이며 스타일링도 혼다의 중국 디자인 스튜디오가 맡는다. 이 모델은 혼다의 중국 내 파트너인 광조우 오토모빌 그룹과 공동으로 개발된다. 광조우는 이미 혼다 오디세이와 어코드, 피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서 생산된 피트는 일부 유럽 지역에 수출도 되고 있다.
규모와 내용 면에서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에 반해 전반적인 준비가 다소 소홀했던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프레스 데이 때 통제가 확실하지 못했고 기본적인 부대 시설도 미흡했다. 또 프레스 컨퍼런스가 여러 부스에서 동시에 열리는 등 진행에 있어서도 세련됨이 부족했고, 당당하게 조명을 받고 있는 짝퉁 모델들도 명색이 국제 모터쇼에 나와서는 안 될 것들이었다. 하지만 북경 모터쇼는 전 세계 메이커들이 주목하고 참여하고 있는 만큼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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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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