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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F1 5전-이스탄불의 왕자 마싸, 터키 GP 3연패


페라리의 펠리페 마싸가 터키 GP를 3연패 하면서 해밀턴과 함께 득점 2위로 뛰어올랐다. 스페인까지 2연승을 달리면서 독주 채비를 갖추던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은 3위에 머물면서 마싸와 해밀턴의 추격을 허락하고 말았다. 맥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은 타이어 세팅을 안배한 절묘한 3스톱 작전으로 2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지난 5월 11일 08 F1 5전 터키 GP가 이스탄불 파크에서 열렸다. 2연승을 달리던 라이코넨은 독주할 수 있는 기회였고 마싸와 해밀턴, 쿠비차 등은 반드시 점수 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스탄불 파크는 추월이 가장 많이 나오는 서킷 중 하나이고 급격한 코너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8번 연속 코너는 이스탄불 파크의 포인트. 머신 컨트롤이 가장 중요하고 짜릿한 승부가 펼쳐지는 곳이다. 또 터키 GP가 열리는 이스탄불 파크의 기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에 따른 타이어의 선택과 관리도 무척 중요해진다.


예선에서는 지난 2년간 터키 GP에서 초강세를 보여 왔던 마싸가 또 다시 폴 포지션을 차지했다. 상위권의 그리드를 본다면 1, 4위는 페라리, 2, 3위는 맥라렌의 헤이키 코발라이넨과 해밀턴이 차지했다. 코발라이넨은 스페인 GP에서 큰 사고를 당했지만 불과 2주 만에 복귀해 거뜬히 예선 2위를 차지했다. 마크 웨버는 예선 5위로 레드불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스탄불 파크는 짝수 그리드의 노면이 홀수 보다 조금 더 불리하다. 이런 면은 스타트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마싸와 해밀턴은 순조롭게 치고 나간반면 4위 라이코넨은 3위 코발라이넨에 막혔고 약간의 접촉도 있었다. 라이코넨은 코발라이넨과 쿠비차는 물론 알론소한테까지 추월당하며 6위로 밀려났다. 첫 코너에서 포스 인디아의 피지켈라 머신이 반파되는 바람에 곧바로 세이프티카가 출동했다. 순위는 마싸와 해밀턴, 쿠비차, 코발라이넨, 알론소, 라이코넨 순이었다. 코발라이넨은 라이코넨과의 접촉으로 인해 곧바로 피트인 했다.


경기가 재개됐을 때 해밀턴은 근래 보기 드물게 마싸를 압박했다. 초반의 기세만 본다면 2강의 구도였다. 라이코넨은 곧바로 알론소를 쉽게 추월하면서 5위로 복귀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라이코넨의 알론소 추월은 페라리와 르노 머신의 성능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마싸가 폴 포지션을 잡을 경우 대열이 안정되면 2위와의 차이를 금방 벌리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만큼 마싸는 선두에 있을 때 강했다. 하지만 터키 GP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해밀턴은 0.6~1초 간격으로 마싸를 꾸준히 쫓아갔고 아주 조금씩 그 차이를 줄여나갔다. 라이코넨은 마싸와 4초 차이로 벌여져 있었고 앞에 있는 BMW의 쿠비차를 압박하지 못했다.


10랩이 흘렀을 때 마싸와 해밀턴의 차이는 1.5초. 이때부터 마싸와 해밀턴은 패스티스트 랩을 주고받았다. 키미는 1위와 7초 차이, 코발라이넨은 18위에서 헤매고 있었으며 아드리안 수틸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약간의 데미지를 입었다. 하위권에서는 피케와 베텔의 신경전이 대단했다.


해밀턴은 이제 0.7초까지 마싸에 따라 붙었다. 이정도면 약간의 실수, 또는 피트 스톱에 승부가 갈린다. 상위권 드라이버 중에서는 기름을 가장 적게 실은 알론소가 가장 먼저 피트로 들어갔다. 알론소에 이어 피트로 들어간 해밀턴은 6.4초 만에 주유와 타이어 교체를 끝마치고 6위로 트랙에 복귀했다. 피트 스톱 시간을 볼 때 3스톱 작전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마싸는 해밀턴 보다 3랩을 더 돌고 피트로 들어갔다. 해밀턴 보다 연료가 많았다는 증거. 피트 스톱 시간은 8.2초로 전형적인 2스톱 작전이었다. 하지만 마싸는 해밀턴 앞으로 트랙에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연료를 많이 넣은 라이코넨은 38랩이 남은 시점까지 피트 스톱을 하지 않은 채 1위로 달리고 있었고 한 차례의 패스티스트 랩을 기록했다. 피트 스톱 이후에는 쿠비차 보다 훨씬 앞서며 3위로 트랙에 복귀했다.


선두권은 다시 마싸와 해밀턴의 싸움이 계속됐다. 해밀턴은 1초 차이로 거리를 좁히며 다시 압박에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추월에 성공했다. 마싸는 해밀턴이 공격적으로 인코너를 공격하는 것에 당황해 쉽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마싸가 폴 포지션을 잡고 선두로 달리면서 추월당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었다.


해밀턴은 마싸를 추월하자마자 곧바로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3스톱 작전으로 연료를 적게 실었기 때문에 가벼운 머신의 이점을 한껏 살렸다. 특히 섹터 1에서는 마싸 보다 0.6초나 빨랐고 겨우 몇 랩 만에 4초 이상으로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해밀턴이 정말 3스톱 작전이라면 피트에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을 고려해 최소 20초 이상을 벌려야만 했다.


예상대로 해밀턴은 26랩이 남았을 때 두 번째 피트 스톱을 시작했다. 시간은 6.2초로 역시 빨랐고 여전히 하드 타이어를 고집했다. 해밀턴이 3스톱 작전인 것이 분명해지면서 경기는 알 수 없게 돼버렸다. 3스톱은 요즘에 좀처럼 나오지는 않는 작전이다. 이제 경기의 관건은 마싸가 얼마나 해밀턴에게 뒤처지지 않는냐는 것과 해밀턴의 세 번째 피트 스톱 시간이었다.


18랩 남았을 때 마싸는 7.3초 만에 피트 스톱을 마치고 해밀턴 바로 뒤로 트랙에 복귀했다. 해밀턴이 이때부터 마싸와의 차이를 20초 이상 벌려야만 세 번째 피트 스톱을 마치고 마싸의 앞으로 트랙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밀턴은 그만큼 거리를 벌릴 수 없었다. 13랩 남았을 때 5.9초 만에 피트 스톱을 끝냈지만 2위로 트랙에 돌아왔고 마싸와의 거리는 5초였다. 거기다 맥라렌 머신과 궁합이 좋은 하드 타이어 대신 소프트 타이어를 끼워야만 했기 때문에 페이스를 끌어올리기는 무리였다.


해밀턴이 터키 GP에서 변칙적인 3스톱 작전을 쓴 이유는 바로 타이어였다. 브리지스톤은 해밀턴에게 3스톱 작전을 권유했다. 작년 터키 GP에서 해밀턴이 타이어 펑처로 5위에 그쳤고 지난 스페인 GP에서 코발라이넨이 같은 이유로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탄불 파크처럼 타이어 마모가 심한 서킷에서는 해밀턴 스타일이 타이어 펑처가 일어나기 쉽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해밀턴은 3스톱 작전을 가져가돼 머신과 궁합이 좋은 하드 타이어를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 마지막에만 소프트 타이어를 썼다. 한 경기에서 하드와 소프트 타이어를 반드시 써야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해밀턴의 3스톱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라이코넨을 제치고 2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점수 차이도 7점으로 줄일 수 있었다. 08 F1 6전 모나코 GP는 5월 25일 열린다.






드라이버 순위

1 키미 라이코넨 35
2 펠리페 마싸 28
3 루이스 해밀턴 28
4 로버트 쿠비차 24
5 닉 하이드펠트 20
6 헤이키 코발라이넨 14

컨스트럭터 순위

1 페라리 63
02 BMW 자우버 44
3 맥라렌-메르세데스 42
4 윌리암스-토요타 13
5 레드 불-르노 10
6 토요타 9
7 르노 9
8 혼다 3
9 STR-페라리 2
10 포스 인디아-페라리 0

글 / 한상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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