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의 첫 미니밴 "레조"가 그동안 소형 미니밴시장을 독점해온 기아자동차 카렌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아 또한 "미니밴 왕좌"를 쉽사리 내줄 리 없다.

기아는 1월말경 외관을 일부 손질하고 고급화한 2000년형 카렌스를 내놓는 등 재반격에 나설 태세다.

그러나 어떤 차를 선택할지는 소비자의 몫.

7인승 소형 미니밴 구입을 고려중인 소비자의 시각에서 닮은 듯하지만 서로 다른 두 차를 제원과 쓰임새 중심으로 비교했다.


◇ 외형

대형 미니밴과 달리 두 차 모두 승용차 이미지가 강하나 디자인 완성도면에선 레조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레조는 특히 트렁크 부위로 이어지는 루프라인을 둥글게 처리한 게 카렌스와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이는 외형에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데 도움되지만 실내공간 활용엔 단점으로 작용한다.

레조는 또 카렌스보다 차체가 조금 작아 컴팩트한 분위기를 내면서도 차체 곳곳에 굵은 주름을 넣어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리어램프를 수직형으로 디자인한 것은 시인성을 높이면서 디자인 효과까지 함께 배려한 결과다.

카렌스는 아기자기한 멋은 없으나 시각적으로 볼륨감을 느끼게 한다.

카렌스의 외형상 특징은 후면부에서 강하게 드러난다.

카렌스는 뒷유리가 차체 측면까지 파고드는 "역방향 D필러"를 채택, 세련된 이미지를 확보하고 후방시계성을 좋게 했다.


◇ 실내

두 차 모두 미니밴의 장점인 다목적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실내를 꾸밀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고급스러움을 원한다면 레조, 실용성을 원한다면 카렌스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요약할 수 있다.

레조보다 차체 길이와 높이가 큰 카렌스는 그만큼 실내공간 활용성면에서 유리하다.

"안이 즐거운 차"를 판매슬로건으로 정한 레조는 중형차 수준의 고급스런 실내공간을 연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차는 운전석과 2열시트 양쪽에 접이식 팔걸이를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적산거리계가 마이컴방식의 전자식으로 꾸며진 계기판, 전 모델에 선택 품목으로 둔 전자동 에어컨도 레조의 강점이다.

고급형 모델 구입시 선택할 수 있는 가죽시트는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는 히팅기능까지 갖췄다.

레조는 미니밴으로선 실내가 작다는 점을 만회하기 위해 작은 아이디어 소품들도 마련했다.

2열시트 바닥에 설치된 여닫이식 간이 포켓은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작은 화물을 보관하기에 유용하다.

1열과 2열시트 뒤에는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시트백 테이블"을 장착, 장거리 여행 때 요긴하게 쓸 수 있게 했다.

카렌스는 변속기 레버가 핸들에 달린 컬럼시프트 타입으로 운전석과 2열 좌석 사이를 왕래할 수 있는 워크스루 기능을 갖춘 게 장점이다.

트렁크에는 공구류와 적재물이 운전중 차체 움직임에 따라 돌아다니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포켓식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두 모델 모두 아쉬운 점은 형식승인대로 1열 2명, 2열 3명, 3열 2명 등 7명이 타기엔 공간이 턱없이 작다는 점이다.

특히 3열은 두 모델 모두 다리를 오므린채 타야 할 정도여서 "펫 시트"(Pet Seat:애완동물용 자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고급스런 실내연출에 치중한 레조는 더하다.

이 차는 3명이 앉아야 할 2열시트 등받이에 좌우측 탑승자를 위한 팔걸이를 설치하고 좌석 중앙이 볼록 튀어나와 어른 셋이 앉기에는 무리다.


◇ 성능/경제성

배기량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나 두 모델 모두 LPG 엔진을 주력모델로 출시, 경제성을 중시하는 미니밴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한다.

카렌스는 1.8L급, 레조는 2.0l급 LPG와 가솔린엔진을 얹었다.

레조는 2.0L급 LPG 엔진이 최대 105마력, 최고시속 182km를 내며 ℓ당 17.0km(수동, 60km 정속주행시)를 달린다.

1.8L급인 카렌스는 최대 108마력, 최고시속 180km이며 ℓ당 16.8km를 달린다.

수치상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실제 주행에서는 일반 운전자가 거의 느끼기 힘들 만한 수준이다.

브레이크는 두 모델 모두 앞에 디스크, 뒤에 드럼을 적용하고 가스식 쇼크업소버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타이어는 카렌스가 185/70R14인치만 갖춘 반면 레조는 LPG VL(고급형) 이상에 195/60R15인치를 장착했다.

차값은 카렌스가 1,150만~1,490만원, 레조가 1,220만~1,405만원.

주력인 LPG 기본모델은 카렌스가 70만원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