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리프트된 BMW 528i는 모델명과는 달리 231마력을 발휘하는 이전 세대 직렬 6기통 3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첨단 신형 변속기와 HUD를 갖추었다. 5시리즈 엔트리 모델로서는 넘치는 파워와 매력적인 신형 변속기가 과할 수도 있지만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가격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문턱이 낮아졌다.
글 /
박기돈 (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사진 / 박기돈,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BMW 5시리즈는 국내에서 매우 비중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다. 오랫동안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러를 지켜왔던 BMW에서 가장 핵심 모델인 만큼 수입차 전체를 대표하는 차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특히 BMW라는 브랜드가 유럽에서는 3시리즈가 가장 많이 판매되지만 국내에선 5시리즈가 가장 많은 판매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일면이다. 성공한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입차 모델이기도 한 만큼 5시리즈는 E39 모델부터 특별한 인기를 누려왔는데, 이후 등장한 E60 5시리즈 역시 전문직, 특히 남성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왔다.
기자도 BMW 5시리즈의 익스테리어 디자인, 특히 앞모습을 무척 좋아한다. 사실 이전 5시리즈(E39)를 완벽한 균형을 갖춘 디자인이라고 극찬하던 기자였지만 현재의 5시리즈가 나오고 나서 마음을 모두 빼앗겼다. 옆모습에서도 곡면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터치가 일품이다. 하지만 옆모습의 뒷 부분으로 가면서 C필러에서부터 떨어지는 트렁크 리드 라인은 김빠지게 만드는 부분이다. 뒷 모습도 비교적 양호한데(뒷 모습이 더 예쁘기는 6시리즈가 더 예쁘다) 그 크렁크 리드 라인 만큼은 여전히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
그런 5시리즈가 페이스 리프트를 거쳐 국내에 들어왔다. 라인업도 새롭게 구성했다. 그 동안 일부 라인업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520i, 523i, 525i, 530i, 550i 등의 라인업을 소개해 왔는데, 페이스리프트 5시리즈를 선보이면서 528i, 528i 스포츠, 530i, 550i로 우선 진용을 새롭게 짰다. 그러다 보니 528i가 현재로서는 5시리즈의 엔트리 모델이 되었는데, 엔진을 보면 직렬 6기통 3리터 231마력이다. 향후 아랫급의 엔트리 모델 도입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페이스리프트 라인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신형 엔진과 변속기, 새로운 장비의 확충, 엔트리 모델의 대폭적인 가격인하 등이다.
우선 신형 엔진은 530i에 장착된 직렬 6기통 3리터 엔진으로 BMW가 그 동안 더블 바노스, 밸브 트로닉 등의 기술을 적용해 끊임없이 엔진을 개량해 왔는데, 이번에 다시 258마력에서 272마력으로 출력을 상승시켰다. 최근 BMW가 선보인 직렬 6기통 엔진에 첨단 직분사 시스템이 더해진 신형 N53 272마력 엔진은 유럽형으로 이번에 국내에 도입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역시 직렬 6기통 3리터로 지난 335i에서 경험했던 306마력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과 트윈터보가 더해진 엔진이었다.
231마력을 발휘하는 528i의 직렬 6기통 3리터 엔진은 E60 5시리즈의 초기 530i와 출력은 같지만 더블 바노스만 적용되었던 그 엔진과는 달리 뉴 528i에는 더블 바노스와 밸브 트로닉이 모두 적용된 엔진이다.
가격에서는 단순히 엔진만 놓고 본다면 E60 초기 530i 가격이 8,690만원이었는데, 동급 엔진을 얹은 528i의 가격이 6,750만원으로 무려 2천 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액티브 스티어링 등 일부 옵션이 빠지긴 했지만 HUD와 신형 변속기 등의 새로운 장비가 추가된 점을 고려할 때 대폭적인 가격인하 임에 틀림없다. 이런 이유로 5시리즈의 엔트리 모델이면서 실질적인 볼륨 라인인 528i는 시판개시와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530i의 가격을 비교해 보더라도 페이스리프트 전 530i E 모델의 가격이 9, 690만원이었는데, 신형 530i는 더 강력하고 새로운 엔진과 혁신적인 첨단 편의, 안전 장비들을 대거 확충하고도 500만원 이상 싼 9,150만원에 책정했다.
그럼 잠깐 5시리즈에 새롭게 적용된 장비들을 살펴보자. 이번에 시승한 528i에는 HUD(헤드 업 디스플레이)와 신형 변속기가 장착된 점 외에 크게 보강된 장비는 없지만, 530i의 경우 7시리즈가 부럽지 않은 장비들이 대거 장착되었다.
우선 HUD와 차선 이탈 경고 장치, 쿨링 시트, 7시리즈와 비슷한 관절 수를 가진 전동 시트, 그리고 7시리즈의 전유물이었던 소프트 클로징 오토매틱 도어까지 모두 장착했다. 이처럼 더욱 고급스러워지고 강력한 신형 엔진을 장착한 530i는 다음 기회에 다시 시승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실질적인 볼륨 라인인 528i를 먼저 만났다.
더욱 선명해진 눈매 외엔 큰 변화 없는 디자인
BMW 모델들의 페이스리프트는 언제나 디자인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신형인지 아닌지조차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이번 5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역시 디자인에서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헤드램프에 변화를 주어 왔듯이, 이번에도 약간의 변화가 더해졌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LED로 가로 라인을 더해 야간에 보면 상당히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램프류를 제외하면 범퍼 아래 공기 흡입구의 형상이 바뀐 것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전 모델은 엔진 후드에서 내려온 양쪽 라인을 따라서 흡입구에도 세로 핀이 좌우에 있는 형상이었는데, 이번에는 좌우로 더 넓어지면서 세로 핀 대신 가로 핀을 넣어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신형 5시리즈에도 라인업에 따라 새롭게 디자인된 서로 다른 알루미늄 휠이 장착된다.
실내도 큰 변화를 느낄 수는 없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핵심 사항인 신형 변속기의 레버가 지난 번 X5에서 보았던 조이스틱 타입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는 도어 트림에서 약간의 디자인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사선으로 굵게 내려오는 캐릭터 라인이 도어 손잡이의 역할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 라인이 없어지고 별도의 손잡이를 배치했다.
그리고 에어컨 작동 버튼 가운데 바람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추가되었고, 오디오 또한 X5에서 선보였던 터치식 퀵 셀렉트 방식의 버튼이 마련되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나 혁신적인 i 드라이브가 혁신성에 비해서 불편하다는 지적으로 인해 결국 많은 보완을 거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i 드라이브 속으로 숨어 들어갔던 많은 버튼들이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그 아래에는 히팅 버튼과 DSC 버튼 등 전통적으로 가로 일렬로 배열되던 각종 버튼들이 좌우에 나뉘어져 세로로 배열되었다. 530i 이상에는 쿨링 시트 기능이 더해지면서 이곳에 버튼이 추가되었다. 528i의 시트는 엔트리급이다. 8웨이 전동에 럼버 서포트가 없다. 530i의 화려한 시트와는 많이 대조된다.
센터 터널 가운데는 5시리즈에 새롭게 적용된 신형 ZF 6단 변속기의 레버가 위치한다. 전투기의 조종간을 연상케 하는 조이스틱 타입으로 기어 전환 시 눌러야 하는 버튼이 레버 우측에, 그리고 주차 버튼이 상단에 위치해 있다. 이미 7시리즈에서 혁신적인 칼럼 타입의 변속기 레버로 많은 훈련(?)을 거친 상태라 플로어 타입의 이번 변속기는 적응이 아주 쉽다. 뿐만 아니라 어느새 그 편리함에 젖어 들어, 일반 자동 변속기를 사용해 보면 불편하다고 느낄 정도다. 특히 주차 시에는 버튼만 한번 누르면 끝나므로 아주 편리하다.
무엇보다 이 변속기는 완전 전자식 변속기로 기존 변속기에 비해 변속 시간이 무려 40% 향상되었다고 한다. 다만 레버 작동감이 비교적 부드러워 수동모드에서 급하게 변속 조작을 할 경우 레버가 오른쪽으로 옮겨지면서 수동모드에서 자동모드로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가끔 발생했었는데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래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5시리즈와는 참 잘 어울리는 궁합이다.
오디오는 CD 체인저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MP3를 지원하는 CDP와 DVD 플레이어가 위 아래로 배치되어 있다. DVD 플레이어는 영화용은 아니며 현지에서 네비게이션 지도 타이틀을 넣는 곳으로 국내에서는 CDP로 사용된다. 오디오는 BMW 순정으로 무난한 음질을 제공한다. 그리고 센터 콘솔 뒷면에 AUX 단자가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뒷 좌석에서 자녀들이 PMP나 DMB, 혹인 게임기 등을 연결해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지난 번 모델에서는 550i에만 적용되던 HUD가 이번에는 528i에까지 적용되었다. 주행 중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어 편의성과 안전성에서 유리하다. HUD에는 다양한 경고메시지와 네비게이션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특히 BMW의 네비게이션은 독일 본사에서 직접 개발한 만큼 혁신적인 i 드라이브와 완벽히 호환되는 점이 장점이다.
5시리즈 엔트리급으로서는 넘치는 파워 뿜어내
이번 5시리즈 페이스리프트의 핵심은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 트레인의 비중이 높지만 이번에 시승한 528i의 경우에는 엔진에서는 큰 변화가 없고 반응이 더욱 빨라지고 작동 방식이 바뀐 신형 변속기가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엔진은 직렬 6기통 3리터로 더블 바노스와 밸브트로닉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최고출력 231마력/6,500rpm과 최대토크 27.6kg.m/2,750rpm을 발휘한다. 0~100km/h 가속은 7.4초,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최근 BMW의 첨단 엔진들을 계속 경험해 온 터라 231마력의 5시리즈는 그리 폭발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데뷔 당시만 하더라도 상당히 인상적인 가속력의 소유자였었다. 지금도 7.4초의 가속력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실력이다. 급가속하면 여전히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맛이 좋다. 특히나 BMW 직렬 6기통 특유의 매끄러운 회전 상승과 경쾌한 엔진 사운드는 레드존까지 엑셀을 밟아대도록 부추긴다. 일반 승용차임에도 변속은 7천 rpm에 이르러서 이루어진다.
풀 엑셀로 가속하면 45km/h에서 2단으로 변속하며, 90, 140, 195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진다. 5단에서도 꾸준하게 가속이 이어지는데 6,000rpm에서 220km/h를 돌파하고 6,800rpm에서 제한 속도인 250km/h에 이른다. 530i에서 6단은 연비를 고려한 세팅으로 볼 수 있겠다.
고속 안정성은 역시 BMW답게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스포츠 버전이 아님에도 심하게 단단하진 않지만 타 브랜드의 중형 세단과 비교할 때는 상당히 하드한 편이다.
BMW 5시리즈의 승차감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 안락함을 강조하는 여타의 패밀리 세단과는 달리 노면의 정보가 비교적 잘 전달될 정도로 단단한 편이다. 물론 익숙해지면 이러한 세팅으로도 충분히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일본이나 영국은 물론 같은 독일의 아우디나 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해서도 단단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BMW가 추구하는 바가 달리는 즐거움이기 때문에 그렇다. 비록 대표적인 세단이라 할 지라도 주행에서의 안정감과 드라이빙이 주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철학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5시리즈를 선택할 때 단순히 BMW이기 때문에, 혹은 독일차니까 그냥 받아들인다는 것은 옳지 않다. BMW가 추구하는 이러한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가 진정 BMW를 받아들이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BMW 5시리즈의 탁월한 서스펜션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과속 방지턱을 조금 빠른 속도로 넘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둔탁하게 부딪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턱을 넘어서는 순간 한번의 반동 이 후에 즉시 자세를 잡아내는 폼이 과연 일품이다.
물론 진정한 진가는 고속주행이나 커브길에서 나타난다. 안정감이 탁월하고 커브에서는 예리한 핸들링과 균형감이 뛰어나다. 하지만 528i의 경우 비록 BMW라 하더라도 과격한 와인딩을 지향하는 모델은 아닌 만큼 자제가 필요하다. 특히 새롭게 적용된 런플랫 타이어는 과격한 코너링에서 그립이 부족한 편이다. 오버 스피드에서는 언더 스티어가, 그리고 강한 코너 가속에서는 오버 스티어가 즉시 일어난다. 때문에 과격한 와인딩을 즐기려면 계기판에는 DSC 경고 등이 수시로 번쩍거린다.
그렇다고 안정적이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BMW 5시리즈의 서스펜션과 뛰어난 중량배분, 안정적인 하중이동 등은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그런 점으로 인해 욕심을 내기에는 넘치는 파워에 비해 타이어가 너무나 일상주행 중심이라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차명은 528i이지만 엔진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텐다드 530i와 같은 파워를 지니지 않았는가? 그런 모델에 엔트리 개념을 더해 일상적인 주행 중심으로 세팅을 하다보니 넘치는 힘을 주체하기에는 타이어가 벅찬 느낌이 들 수 밖에.
528i에는 E60 5시리즈 데뷔와 함께 등장했던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이 빠졌다. 530i 이상에 장착된다. 이제는 5시리즈를 타면 당연히 액티브 스티어링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져서 인지 골목길에서 스티어링 휠을 많이 돌리는 것이 오히려 어색한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BMW의 예리한 핸들링 특성은 여전하다. 스티어링과 함께 즉각적으로 따라 돌아가는 머리가 경쾌하다.
새로운 528i는 넉넉한 231마력의 파워를 자랑하는 3리터 엔진을 얹고도, 177마력을 발휘하던 이전 523i 가격보다 불과 230만원 더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6천 만원 대에 3리터 배기량의 BMW 5시리즈를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다. 더욱 화려한 BMW 5시리즈를 원하는 이들은 550i의 옵션이 부럽지 않은 신형 530i를 선택하면 되고, 매력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굳이 528i 만큼의 성능도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언젠가 등장할 새로운 엔트리급 5시리즈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528i가 BMW 5시리즈는 물론 BMW 코리아 전체의 주력모델로 크게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BMW 528i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1x 1,849x 1,468 mm,
휠 베이스 : 2,888mm
트레드 : 1,588/1,581mm
차량중량 : 1,615kg
구동방식 : FR
엔진
형식 : 직렬 6기통, 밸브트로닉, 더블바노스
배기량 : 2996cc
보어×스트로크 : 85.0x88.0
최고출력 : 231마력/6,500rpm
최대토크 : 27.6kg.m/2,750rpm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스텝트로닉
기어비 :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 3.64
섀시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인테그럴 암
성능
최고속도 : 250km/h,
0-100m : 가속성능 7.4초
연비 : km/ℓ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타이어 : 225/50R17
차량가격
6,750 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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