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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안개 속을 달리다. 2008년형 재규어 S타입 3.0

독특한 디자인과 클래식한 이미지로 사랑 받아온 재규어 S타입이 임기 막바지를 위한 마지막 변신을 마쳤다. 2008년으로 거듭난 S타입 3.0은 3.0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이용해 외모에 걸맞는 달리기 성능을 보여주며, 실내외 사양의 개선을 통해 완결편 다운 모습을 갖추었다. 떠나 보내기에 아쉬운 또 하나의 재규어를 안개 속에서 만났다.

글 / 민병권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생각하면 무엇 하나, 지나간 추억
그래도 애타게 그리는 마음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외로이, 하염없이 나는 간다.


문득, 보아가 부른, 혹은 40년 전 정훈희씨가 불렀다는 그 노래, ‘안개’가 생각났다. 비록 CD를 챙겨오지 않아 BGM으로 틀 수는 없었지만, 그 순간 기자는 새벽 안개가 자욱한 고속도로 위를 ‘외로이, 하염없이’ 달리고 있었다. ‘안개의 나라’ 영국에서 온 신사, 재규어 S타입을 타고.

사실 안개에 가려져 보였다 말았다를 반복하고 있어서 그렇지, 주위에는 나란히 달리고 있는 차들이 몇 대 더 있긴 했다. 바다와 인접한 도로라 이런 날씨가 비일비재할 만도 한데, 눈앞의 차들은 하나같이 속도를 한껏 낮춘 채 비상등을 켜고 호들갑들을 떨고 있었다. 마치 이런 안개를 처음 접해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양…

하긴, 안개 속에서 과속을 하던 차들이 연쇄추돌 사고를 일으켜 대형 참사가 일어났던 것이 꼭 1년 전 일이다. 이런 날씨에는 당연히 조심을 해야 한다. 평상시보다 속도도 낮춰야 하고 안전거리도 확보해야 하고 등화장치도 잘 활용해야…


그런데, 평소에는 말짱한 날씨에도 후방 안개등을 켜고 다녀서 ‘참을 인’자를 수도 없이 쓰게 만들었던 SUV들이 어째서 이런 날씨에는 안개등 대신 비상등만 켜고 달리고 있는 게냐.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영국신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그들은 안개에 묻혀 사라져갈 배경의 일부일 뿐이므로.

테일램프에 내장된 후방 안개등을 켠 재규어는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반짝거리고 있는 그들 사이를 우아한 몸놀림으로 빠져 나갔고, 이윽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깊은 안개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선착장에 도착할 무렵에는 이미 동이 텄고, 시야를 가렸던 안개도 조금씩 걷혀가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은색 수트를 차려 입은 S타입과 마주서자, 입에서는 부지불식간에 탄성이 튀어나왔다. ‘이야~ 정말 이쁘다!’
이런, 신사분께 실례의 말씀을.

전날 오후부터 시내 이곳 저곳을 함께 돌아다녔고, 그 사이 ‘차 멋지다!’라는 주위의 칭찬, 또는 관심 어린 시선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건만, 정작 본인은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이른 아침의 옅은 안개를 배경으로 선 S타입과 마주한 순간에는 절로 튀어나온 감탄사를 미처 틀어막을 새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기자는 1998년, 데뷔 당시의 S타입을 사랑했었다. 지금의 S타입은 분명 그때와는 다르다. 2004년에 페이스 리프트 되면서 밋밋하게 바뀐 앞뒤모습은 -아무리 시류에 따른 변화였다고는 해도- 재규어만의, S타입만의 매력을 반감시켰다고 생각한다. 1960년대의 재규어 Mk. II(혹은 당시의 S타입)를 쏙 빼 닮은 클래식한 디자인이 크게 어필했던 모델이기에 그렇다.

게다가 이번에 나온 2008년형 S타입들은 이전에 R 버전에서만 볼 수 있었던 디자인의 범퍼를 일괄 장착하게 되었는데, 입을 ‘오~’ 하고 모은 채 양 볼에 보조개가 들어간 듯한 새 얼굴에선 대개의 고성능 모델이 보여주는 ‘포스’를 느끼기 힘들다.

이제, 4.2리터 V8 슈퍼차지 엔진으로 40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R버전과 다른 버전들 간의 외관상 차이는 일부 부품이 차체색상인지, 크롬도금인지 하는 정도로 좁혀졌다. 다행스럽게도 전자에 해당하는 것은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R버전. 적당하게 크롬도금이 들어간 일반 S타입의 차체는 여전히 멋스럽다.

메쉬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와 마찬가지로 R버전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확대적용이 반가운 드레스업 아이템이다. 여기에 해외사양에서 볼 수 있는 크롬도금 미러 캡까지 달렸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그나저나, 범퍼에 내장되어있던 전방 안개등은 어디로 갔을까…


데뷔 10년을 바라보는 S타입은 수입차가 밟힌달 정도로 흔한 동네에 가더라도 여전히 주목 받는 모델이다. 차라리 다른 최신모델들을 타고 갔을 때는 그러한 관심을 받지 못했었다. 그만큼 많이 안 팔려서 생소하게 보이는 탓일까? 아니, 다른 차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아름다운 라인에 자연히 시선이 머무는 탓이겠지. 설마 신형 오피러스인가 싶어서 쳐다보는 것은 아니겠지? 심심치 않게 마주쳐 생선가시를 들이대는 한국산 짝퉁이 영 신경 쓰인다.

그래도, S타입에게는 진품 식별용의 후드 오너먼트, ‘리퍼(Leaper)’가 있다. 크롬으로 도금된, 훌쩍 뛰는 재규어 형상의 이 멋진 엠블렘은 운전석에 앉으면 등짝 밖에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 이 녀석 얼굴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것이 정말 잘 생겼는데… 얼굴부분을 확대해서 붙여놓은 평면 엠블렘은 호감이 덜 가지만 왠지 한국의 토속적인 문양 같기도 해서 싫지는 않다.

새로 적용된 노플랜지, 핀 타입의 18인치 휠 역시 ‘휠 멋지다!’라는 찬사를 몰고 다닌다. 차체와 어울리는 디자인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순정치고는 과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크기인데, 해외사양에서는 같은 3.0 모델에 19인치 휠까지도 옵션으로 들어간다니 그나마 안심이 된다.


여기에 끼워진 타이어는 사이드월의 노란색 ‘PZERO’ 표기가 범상치 않은 피렐리 피제로, 사이즈는 245/40 ZR18로, 적당히 밀어붙여서는 신음 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 약점은 지하주차장의 맨들맨들한 바닥에서 민망한 소리를 낸다는 것?

차에 처음 오르던 순간으로 돌아가보자. 리모콘으로 도어의 잠금을 해제하고 이지액세스가 반겨주는 시트에 앉아 리모콘 일체형 플립키를 ‘착’하고 펼칠 때까지는 기분이 좋다. 하지만 끝부분이 뭉툭한 공구를 연상시키는 시동키는 꽂고 난 후 잡아 돌리기가 어찌나 뻣뻣한지, 시동을 켜면서 기분이 상해버린다. 이것은 뽑을 때도 마찬가지. 스마트 키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부드럽게 돌아가고 한번만 돌려주면 알아서 시동이 걸리는, 그런 호사 정도는 기대했었다.


실내에서는 스티어링휠의 패드 부분과 센터페시아의 둥근 테두리 부분까지 가죽으로 둘러친 정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가죽패턴을 흉내 낸 대시보드의 플라스틱 질감이 떨어지는 탓에, 애써 노출시킨 바늘땀의 고급스러운 느낌이 반감된다. 미국차인가 싶을 정도로 뭉툭한 버튼과 그 터치감 역시 마찬가지. 떼어가고 싶은 나무무늬의 시프트 노브와 재규어 특유의 ‘J’형 시프트 게이트, 손가락 하나로 잡고 풀 수 있는 전동식 주차브레이크로 위안을 얻는다.

XJ, X타입과 기본적으로 공용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모니터는 오디오, 에어컨, 기능 설정 등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흔히 그렇듯이 전화나 네비게이션 관련 메뉴는 무용지물. 대신 국내업체의 DMB 내비게이션을 덧붙여놓았는데, 원래 달려 나온 물건이 아닌 탓에 상호전환이 매끄럽지는 않다. 순정 오디오로는 10개의 스피커로 320와트의 출력을 내보내는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달려있어 남부럽지 않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CD는 헤드유닛에 한 장, 트렁크 속 체인져에 여섯 장이 들어간다.


끝 단이 파이핑 처리되고 세로 홈이 깊게 파여 클래식한 멋이 더해진 시트는 동반석 높이까지 전동조절이 된다. 운전석의 경우 예전 모델에 있었던 페달의 전동조절 기능이 생략되었지만 스티어링 컬럼은 여전히 전동 조절이 되고, 사이드 미러 등과 연동하는 메모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룸미러는 물론 사이드미러도 눈부심 방지 기능(ECM)을 제공한다. 시트의 크기나 형상은 그다지 세련되어 보이는 모양새가 아니지만, 추돌사고 시 에너지를 흡수해 목과 척추의 부상위험을 최소화시켜 주는, 어디서 많이 듣던 안전성을 담고 있다.

S타입에는 XJ와 마찬가지로 ARTS(Advanced Restraint Technology System)라 불리는 안전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ARTS는 시트의 쿠션부분에서 승객유무와 무게를 감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A필러 하단과 천정, 터치스크린 상단에 각각 초음파센서를 배치해 탑승자의 자세까지 감시한다. 사고 시 에어백의 작동 여부나 팽창압력 등을 판단하기 위함이다. 가령, 동승자가 글로브 박스 안쪽을 정리하기 위해 상체를 숙이면 대시보드의 우드패널 한 켠으로 작은 경고등이 점등된다. 그 위치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으면 사고가 나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나지막한 트렁크를 향해 흘러내리다시피 하는 지붕선을 의식하며 앉아본 뒷좌석 공간은 의외로 여유가 있었다. 재규어는 지붕이 낮다는 선입견이 너무 강했나? 아니면 윈도우 라인에 의한 착시? 뒷좌석에 앉으니 옆유리 상단이 눈높이에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어차피 쇼퍼드리븐을 언급하기에는 민망한 공간이지만, 뒷좌석용 송풍구와 암레스트의 컵홀더, 뒷유리의 전동식 햇빛가리개 정도는 갖추고 있다. 아, 문짝마다 재떨이도 달려있지. 재떨이에 밀려 뒤 켠으로 자리를 옮긴 듯한 인상을 주는 안쪽 도어 손잡이는 바닥에 고무매트를 깔아 작은 소품 정도를 넣어 둘 수 있도록 했다.


트렁크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높이가 낮다. 바닥에는 풀사이즈의 스페어타이어와 함께 큼지막한 배터리가 실려있는데, 이는 알루미늄으로 가볍게 만들어진 엔진후드(보닛)처럼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위한 노력이다. 뒷 선반 아래로 삐져 나온, 다소 조잡해 보이는 손잡이를 잡아 당기면 시트 등받이를 폴딩 시킬 수도 있다. 이 양반, 보기와 다르게 소탈하다.


3.0 V6 엔진은 S타입의 외모에 딱 적당한 만큼의 힘을 내어준다. 이 외모에 여기서 더 잘나간다면 그건 아무래도 ‘엽기적인 그녀’ 스타일이 될 것만 같아, R버전이나 윗급의 4.2 V8이 궁금하긴 하다. 240마력의 최고출력이 6,800rpm부터 나오는데, 타코미터 상으로는 레드존이 6,500rpm부터 시작된다. 실제로는 2단에서 7,000rpm까지 밟고 있어도 엔진 회전에는 큰 부담이 느껴지지 않았다.

정지상태에서부터 풀 가속을 시도해보면 변속 시점은 60km/h, 110km/h, 165km/h 부근으로, 이때 각 단에서의 마지막 엔진회전수는 6,400, 6,600, 6,750으로 높아져간다. 제원상 0-100km/h 가속시간은 7.9초. 지긋이 밟고 있으면 200km/h까지도 손쉽게 넘어선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233km/h. 시승차의 계기는 6,250rpm, 210km/h에서 멈춰 섰지만, 이 때도 빠르게 지나쳐가는 주위 풍경들만 아니라면 채 150km/h가 안된 것으로 느낄 정도의 평온함이 유지되었다.

100km/h 순항 시의 회전수는 D(6단)에서 1,900, 5단에서 2,250, 4단 3,000, 3단 4,250rpm. 1,500rpm 부터 6,800rpm 사이에서라면 최대토크의 80% 이상을 쓸 수 있다. 크루즈컨트롤은 별도의 ON/OFF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속도 세팅 버튼만 누르면 바로 진입하기 때문에 쓰기 편한데, 대신 정확한 세팅속도는 알 수가 없다. (속도계는 세부 눈금을 생략해 두루뭉술 할뿐더러 20km/h 이하는 속도로 치지도 않는다!)


변속기는 ZF제 6단 자동. 외형상으로는 재규어 특유의 J자형 시프트 게이트를 쓰고 있다. D에서 왼쪽으로 밀면 5단, 여기에서 위쪽으로 4-3-2단이 일렬로 이어지는데, 각 단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탓에 주의하지 않으면 엉뚱한 단에 밀어 넣기 십상이고, 계기판 상에도 별도의 단수 표시가 없으므로 쓰기에 친절한 방식은 아니다. 변속기의 스포츠 모드를 구현하는 ‘S’자 버튼도 마찬가지. 작동여부는 시프트 판넬 상의 점등으로만 확인할 수 있고, 켜놓는다고 해도 높은 엔진회전수를 유지한다던가 하는 눈에 띄는 반응이 없기 때문에 곧 흥미를 잃게 된다.

알루미늄의 적용으로 무게를 줄인 4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반복되는 요철에서도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해 노면 마찰음만을 들려주는데, 좌우로 부드럽게 살랑거리는 듯한 느낌이 일품이다. 플랫폼을 공유한 링컨 LS에서도 정도는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승차감은 부드럽지만 롤이 크지 않고, 와인딩에서도 왠만해서는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세차게 밀어붙였을 때 나타나는 오버스티어는 금새 주행안정장치인 DSC의 통제를 받지만 언더스티어는 어느 정도 허용되는 편. 스티어링휠을 단번에 90도-180도-90도씩 비트는 고속에서의 급차선 변경 역시 DSC의 도움으로 안정감 있게 진행되었다.

시승기간 동안의 연비는 315km 주행에 7.1km/리터. 반납 때까지 총 6,614km를 뛴 시승차의 트립 컴퓨터에는 1,540km 주행에 8.9km/리터라는 연비기록도 남아있었다. 공인연비는 7.9km/리터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재규어는 이미 S타입의 후속모델인 XF를 공개한 상태이며, 내년부터는 세계 각 시장에서 본격적인 모델 교체가 진행될 예정이다. 새 XF는 10년 묵은 S타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늘씬한 신세대 재규어의 모습을 보여준다. S타입에서 일부 부족하게 느껴졌던 부분들도 XF에서는 대부분 해결되어 있을 것이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라이벌들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S타입만의 우아하고 클래식한 멋은 어떠한가? 그 멋에 취해 유럽이나 일본산 럭셔리 세단 대신 재규어를 선택했던 이들에게도 과연 XF가 눈에 찰지는 의문이다. 재규어는 이번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S타입은 아쉬워하는 기자를 홀로 남겨둔 채 깊은 안개 속으로 서서히 사라져갔던 것이다.


재규어 S-타입 3.0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05×1,818×1,447mm
휠 베이스 : 2,909mm
트레드 (앞/뒤) : 1,534/1,542mm
최저지상고 : - mm
중량 : 1,680kg (공차중량) / 2,005kg (차량총중량)

엔진
형식 : 자연흡기 V6 DOHC 가솔린
배기량 : 2,967cc
최고출력 : 240마력/6,800rpm
최대토크 : 30.6kg.m/4,100 rpm
보어×스트로크 : 89×79.5mm
압축비 : 10.5:1

섀시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
서스펜션 (앞/뒤) : 더블위시본 / 더블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기어비 : 4.171/2.340/1.521/1.143/0.867/0.691/R:3.403
최종감속비 : 3.310

성능
0-100km/h 가속 : 7.9초
최고속도 : 233km/h
최소회전반경 : 5.74 m

타이어 : 245/40R18
연료탱크 용량 : 68리터
트렁크 용량 : 400 리터
연비 : 7.9km/ℓ

차량 가격 : 7,975만원 (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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