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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로맨틱하거나, 혹은 합리적이거나. 재규어 X타입 3.0

재규어의 막내인 X타입은 형들보다 작은 차체에 재규어만의 고풍스러운 실내외 디자인을 고스란히 옮겨 담은, 근래 보기 드문 로맨티스트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부족한 실내가 아쉽긴 하지만 경쟁모델들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매력은 심미안의 소비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며, 앞바퀴 굴림 대중차의 플랫폼을 쓴 덕분에 패키징도 합리적이다. 3.0리터 V6 엔진의 여유 넘치는 힘과 재규어 유일의 4륜 구동 시스템은 형들이 부럽지 않은 X타입의 자존심. 2008년형은 좀더 스포티해진 외양을 뽐낸다.

글 / 민병권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재규어의 막내인 X타입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1년이다. 그 플랫폼은 2000년에 먼저 데뷔한 유럽 포드의 3세대 몬데오와 같은 것으로, 윗급의 S타입이 미국 포드의 링컨 LS와 형제차 관계인 것과 마찬가지의 사정을 갖고 있다. (재규어는 1990년에 포드에 흡수되었다가 최근에야 새 주인을 찾게 되었다.)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오래 전부터 견고하게 자리잡아온 D세그먼트의 엔트리 럭셔리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된 만큼, 재규어는 모든 면에서 조심스러웠다. 비록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모기업의 대중차 플랫폼을 활용하긴 했지만 기본 엔진으로 2.5 V6, 상위 모델에 3.0 V6 엔진을 탑재해 일단 격을 달리했다.

하지만, 정작 풀기 어려운 문제는 몬데오의 플랫폼을 쓴 탓에 가로 배치된 엔진과 앞바퀴 굴림의 구조를 어쩌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벤츠나 BMW 못지않게 후륜구동의 전통을 고집해온 재규어로서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다. 자존심을 지키고 시장에서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뭔가 확실한 차이가 필요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더해진 비장의 무기가 바로 재규어 유일의 4륜 구동 시스템인 ‘트랙션4’ 였다. 지금까지도 X타입만의 전유물로 남아있는 트랙션4는 앞뒤 구동력 배분을 4:6으로 세팅해 후륜구동차의 스포티한 특성을 모사하고자 했다. 다른 재규어나 몬데오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X타입 중에서도 2.5와 3.0 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 부분으로, 덕분에 ‘스포츠 설룬’임을 내세운 X타입은 ‘출생의 비밀’에도 불구하고 유럽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바로 이듬해에 2.1리터 V6 엔진에 앞바퀴 굴림만을 쓴 버전이 더해지고, 뒤이어 에스테이트(왜건)와 디젤 엔진이 추가됨으로써 재규어와 포드의 본색이 드러나긴 했지만 말이다.


S타입도 그랬지만 플랫폼을 공유했다고 해서 포드 차의 흔적이 쉽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수십 년 전의 클래식 모델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데 집중해 트렌디한 느낌을 주었던 S타입과는 달리, X타입은 작은 XJ라 할 만큼 디자인에 있어서도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사전지식이 없다면 포드 차와의 관계를 의심할만한 단서는 실내외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다. 이런 애늙은이스러운 디자인은 컴팩트한 차체에서도 전형적인 재규어의 라인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젊은 층에게는 신선하게 다가가지 못해 판매 부진의 원인이 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보편적이지는 않을지언정 구매자들에게는 남과 다른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감을 높여줄 부분이다. 기자 역시 덜 팔려도 좋으니 지금의 디자인이 좋다는 쪽이지만, 얼굴부분만은 타원형으로 찌그러진 헤드램프 모양 때문에 항상 불만이었다.

어쨌든, 이런 저런 차별화 노력은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는 실패로 돌아갔다. X타입은 지난 해 타임誌가 선정한 ‘역사상 최악의 자동차 50’에 선정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는데, 전통 있는 럭셔리 브랜드 소속이면서도 대중차를 토대로 했다는 출신성분 문제와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판매실적 등이 고려된 것이었다. 미국 출시 직후부터 판매부진에 시달려 온데다 환율 문제까지 겹쳐 더 이상 버텨봐야 수익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재규어는 결국 지난 해 가을에 X타입의 미국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그렇다고 X타입의 수명이 끝난 것은 아니다. 비슷한 시기, 재규어는 다른 국가들에서 판매를 이어나갈 2008년형 X타입을 공개했다. 디젤 엔진은 물론 왜건 버전까지 갖추고 있는 X타입은 여전히 재규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재규어의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2010년까지 팔려던 당초의 계획을 다소 수정해 조금 일찍 단종시킬 것이라는 소문은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올 봄부터 유럽에서 시판되는 2008년형 X타입. 재규어 코리아의 2008년형 모델과는 다르다.
2008년형 X타입은 모양이 조금 달라졌는데, 기자가 보기에는 그다지 탐탁지 않다. 문제의 헤드램프가 그대로일뿐더러 새로 바뀐 라디에이터 그릴이 구형만 못한 것 같아서다. 새 XJ나 XF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사각형의 통짜형이 되었으니 바꾼 이유야 이해가 가지만, 패밀리룩이라는 미명하에 기존모델의 균형미를 깨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던 2008년형 X타입은 500개 부품이 개선된 신형 모델로, ‘재규어 세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돼’ 겉모양이 일부 변경되었으며, 실내는 트림과 옵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사이드미러에는 방향지시등이 추가되었고 계기판의 그래픽이 달라졌으며, 무엇보다도 2.2리터 디젤 엔진에 처음으로 자동변속기가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S타입 2.7 디젤과는 달리 X타입 디젤은 수동변속기만 준비된 탓에 국내에 들어올 수 없었는데, 이번에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면서 한국 상륙의 길이 열렸다. 아마 생각보다 빨리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될 것같다. 2008년형 재규어 X타입의 시판 시기는 영국이 3월부터, 다른 유럽시장들은 4월부터로 잡혀있다.

엥? 아니 그럼, 지난 해 연말부터 우리에게 ‘2008년형 X타입’으로 소개되고 있는 이번 시승차는 대체 뭐란 말인가? 확인해보니 한국 시장에서의 2008년형 X타입은 아직 ‘500개 부품이 바뀌지 않은’ 기존의 X타입으로, 실내외 사양만 조금씩 변경된 이어 모델이란다. 이런, 어쩐지 해외자료와 모양이 다르더라니…


조금 허탈하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겉모양은 나중에 나올 신형보다 지금의 모델이 나아 보인다. 지난 연식의 모델들과 비교하면 한국판 2008년형 모델에는 R버전의 메쉬그릴이 적용되고 17인치 휠의 디자인이 바뀌어 좀더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일전에 시승했던 윗급 모델들과 비슷한 내용의 변화다. 다만 그 외에는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든 것이 흠이라면 흠이니, 좀더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이 모델은 건너뛰고 다음에 나올 디젤 모델부터 주시하면 될 것이다.

시승차는 X타입의 최고 사양인 3.0 V6모델. 운전석에 앉아보니 윗급 모델들과 유사하게 디자인된 인테리어가 익숙하게 느껴진다. 관점을 달리해 ‘그 나물에 그 밥’식인 요즘의 다른 차들과 비교해보면 익스테리어 못지 않게 재규어만의 개성과 클래식함을 담고 있어 식상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XJ나 S타입 등에서 가죽으로 감쌌던 센터페시아가 일반 내장재로 평범하게 마감되어 있는 등, 전체적으로 고급스럽다는 인상은 약하다. ‘작은 고급차’의 남다른 만족감을 기대했던 기자로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가령,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은 XK, XF 등 최신 모델들과 흐름을 같이 하는데, 불행히도 완성도가 높지 않다. 가장 먼저 거슬린 것은 알루미늄, 또는 알루미늄 ‘룩’이어야 했을 스포크의 오묘한 색상이다. 그 다음은 스포크에 달린 오디오, 크루즈컨트롤 조작용의 검정색 고무롤러들. 마우스의 휠처럼 계속 돌아갈 것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위아래로 한정된 각도까지만 돌아갔다가 원위치되는 형식인데, 색상은 말할 것도 없고 찐득한 고무의 감촉이라던가 조작감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이 역시 오톨도톨한 패턴은 그대로 유지하되 도금을 입힌 단단한 재질로 처리했어야 할 부분이다. 시승 내내 스티어링 휠을 쳐다보거나 스포크의 리모컨을 만지는 행위는 자제했다. 그나마 가죽과 나무무늬로 둘러싼 스티어링 휠 자체의 촉감과 조작감은 만족스러웠다.


감성적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실내의 나머지 부분들에서도 계속되었다. 대시보드왼편에 자리한 등화조절 스위치는 조작감이 저렴하고(어쨌든 헤드램프는 제논이지만), 도어 손잡이는 잡아당기다가 손가락이 어찌되기라도 할 것만 같은 조작력과 자세를 요한다. 시프트게이트의 판넬은 검정색 플라스틱이 저렴하게 보이고, 슬라이딩 암레스트가 달린 2단 센터콘솔의 수납함은 공간이 비좁다. 금속 바닥이 눈에 띄는 컵홀더는 냉온장 따위의 기능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고. 글로브박스 손잡이에 달린 핸드백 걸이는 그 센스에 한번 놀라게 하고, 그 털털한 마무리에 한번 더 놀라게 한다. 전체적으로 따로 노는 플라스틱 내장재의 색상과 부드럽지 못한 질감, 단차가 유감스럽다.

X세대가 신세대로 불리던 것이 벌써 언제적 일이던가. X타입 역시 실내외를 XK나 XF와 비교해보면, 더 이상 ‘신세대 재규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음을 실감케 된다. S타입은 XF로 바뀌고 XJ 역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준비중인 상황이니 구태의연한 X타입은 우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매력인 것을.

그나마 부실하지 않은 편의 사양은 위안이 될 수 있다. 동반석에서도 10방향 전동조절은 물론 전동요추받침을 쓸 수 있고, 운전석에는 메모리 기능이 제공된다. 사이드 미러는 후진 연동하향까지는 안되고, 그냥 전동 접이만 되는 타입. 공조장치는 개별 온도 조절기능(듀얼에어컨)을 제공하지 않으며, 온도조작부가 먼 것이 흠이다. 공조장치 등의 상세 기능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하도록 되어 있는데, 국내업체에서 장착한 DMB 내비게이션이 함께 제공되어 아까운 화면을 놀리지 않는다. 6CDP가 달린 오디오는 알파인 제품. 주차센서는 전후방에 모두 기본으로 장착되는데, 시프트레버를 P에 넣어도 경고음이 안 꺼지는 것이 불만이지만 헤드콘솔에 OFF 스위치를 두고 있으니 다행이다. 수입차들이 의외로 잘 빼먹는 ECM 룸미러도 달려있다.


추운 날씨에는 계기판에 눈 결정 모양의 ‘실외온도 강하’표시등이 들어오는데, 눈이 오지 않았어도 길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란 얘기다. 앞좌석에는 허리 위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2단 열선시트가 있어 추운 날씨가 덜 두렵다. (특히 빨간색으로 표시된 2단은 상당히 뜨겁게 느껴졌는데, ‘열선매니아’인 동반인은 역시나 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앞유리에 골고루 내장된 열선은 밖에다 차를 재워 동태가 되었을 때 몹시 요긴한 사양. 재규어가 어느 나라에서 온 자동차인지를 새삼 생각해보게 하는 반가운 기능이지만, 평소 운전할 때에는 눈앞에 뭔가가 아른아른 거려서 신경 쓰일 수도 있다.

뒷좌석 가운데로는 후륜구동차나 다름없이 높은 센터터널이 지나가는데, 넉넉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족함을 호소할만한 공간도 아니고, 그럭저럭 헤드룸의 여유까지 확보하고 있다. 트렁크 바닥 밑에는 풀사이즈의 스페어 타이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괜시리 더 바닥이 높은 느낌. 의외의 여유를 보여준 뒷좌석 헤드룸과는 달리, 나지막하게 느껴지는 재규어의 실루엣 그대로 깊지 않은 공간이다. 트렁크 스위치는 전동식을 썼다.

동반석 앞 대시보드 등에 내장된 승객감지 센서는 상급 차량들과 같은 내용이고, 앞좌석 듀얼 에어백과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은 물론 무릎에어백까지 달려 있다. 사고 시 작은(?) 차들의 운전자 하체보호가 열악하다는 보도를 접한 뒤라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안전사양이다.


물론 X타입은 아주 작은 차가 아니다. 차체 가로세로 크기를 국산차와 비교 하자면 준중형과 중형급 사이에 들어간다. 이만한 차체를 움직이는 것이 3.0리터 V6와 자동 5단 변속기, 그리고 트랙션 ④ AWD의 조합인 것이다.

포드의 듀라텍 엔진에서 파생된 재규어의 AJ V6 가솔린 엔진은 2.1리터(2,099cc)를 시작으로 2.5리터와 3.0리터 버전으로 만들어져 X타입과 S타입 등에 사용되었으며. 3.0 버전은 S타입의 후속인 XF에도 탑재된다. (몬데오 역시 일부 모델에는 2.5와 3.0 V6 엔진을 썼다.)
영국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이제 2.1과 2.5 가솔린 모델은 나오지 않고, 3.0 V6도 에스테이트(왜건) 모델에만 얹힌다. 즉, 세단은 2.0디젤과 2.2 디젤모델뿐으로, 현지에서는 X타입이 4기통 디젤 위주의 모델로 거듭난 셈이다.

어찌됐든 국내에서의 X타입은 아직 V6의 가솔린 뿐으로, 2.5와 3.0 중 선택이 가능하다. X타입의 3.0 엔진은 S타입에 얹히는 것보다 출력과 토크가 조금씩 작게 세팅되어 있고, 물론 후륜구동인 S타입과는 달리 가로로 얹혀있다. 동일한 6,800rpm에서 S타입보다 8마력이 떨어지는 최고출력이 나오는 반면 S타입(30.6kgm/4,100rpm)보다 낮은 회전대에서 최대토크(29.0kgm/3,000rpm)를 내기 때문에, 동생이라서 손해 보고 있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다만 자동변속기가 S타입처럼 6단이 아닌 5단이고 4륜 구동인 탓에 공인연비는 S타입보다 떨어진다.


정속 유지시의 기어단수별 회전수를 계기상에서 확인해보니
80km/h, 3단, 3,500rpm,
80km/h, 4단, 2,450rpm,
100km/h, 3단, 4,500rpm,
100km/h, 4단, 3,000rpm,
100km/h, 5단, 2,250rpm 이 나왔다. (2단은 64km/h 이하여야 넣을 수 있다.)

시승기간 동안의 실측연비는 360km 주행에 리터당 6.9km 수준이었고, 트립컴퓨터 상에 남아있는 출고 후 지금까지(3,150km)의 평균연비 역시 6.4km 정도였다.

엔진-구동계는 ‘그르릉~’ 하는 스포티한 음색과 고속에서의 부드러운 느낌이 일품이다. 2,000rpm부터 최대토크의 90%가 나오니 힘 부족은 느낄 일이 없지만, 높은 회전수에서는 살짝 거친 느낌도 있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인데, 풀가속을 시도해보면 실제 변속 타이밍은 6,500~6,750rpm에 걸쳐있다. 50, 90, 145km/h에서 각 단의 변속이 이루어지면서 거침없이 가속되지만 이후로는 현저하게 더뎌지고, 190~200km/h 정도에서는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히는 듯 하다. 제원상 안전최고속도는 230km/h로 S타입보다 살짝 낮지만, 0-100km/h 가속시간은 7.5초로 S타입의 7.9초보다 빠르다.

실용영역에서는 반응이 재빠르다는 느낌보다는 여유 있는 토크를 바탕으로 묵직하고 꾸준하게 가속된다는 느낌이다. ‘J’ 형상의 시프트 게이트를 이용해 원하는 단수에 넣고 밀어붙이는 방법도 있지만, 3단에 넣으려다 보면 2단까지 올라가기 일수고, 그 위치에서는 두툼한 노브가 인디케이터를 가려 현재의 단수를 볼 수 없게 된다. (계기판에 현재의 레인지가 표시되지 않는다.) 저속에서의 가속페달 온/오프에 대한 반응은 다소 매끄럽지 못한 편.


앞-스트럿, 뒤- 멀티링크의 서스펜션 구성은 평범하지만 뒷바퀴에 기본적으로 60%의 구동력을 보내는 트랙션 ④와 어우러져 우수한 핸들링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속도감응식인 파워스티어링의 세팅이 기본적으로 가볍고, 유격으로 인해 정밀하게 제어되고 있다는 감은 부족하다. 이러한 특성은 와인딩 공략보다 장거리 크루징에 어울리는 것으로,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단단한 듯 하면서도 유연한 서스펜션 역시 스포츠 세단보다는 편안한 크루저의 면모를 보인다. 어찌됐던 4륜의 믿음직한 노면 장악력은 미끄러운 도로가 아닐지라도 상당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주며, 고속에서의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타이어는 피렐리 P제로 225/45 ZR17을 기웠다.

예전부터 미니, 골프, TT를 놓고 저울질하던 지인이 공교롭게도 시승차를 반납하던 날에 X타입을 사면 어떨지 물어왔다. 우연히 X타입을 시승하게 됐는데 디자인이 다른 세단들과 달라서 마음에 쏙 들었다는 것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세단은 싫다면서 쟁쟁한 추천차종들을 퇴짜 놓던 사람이 단번에 재규어의 포로가 되어버린 이 사건(?)은 기자에게도 그 매력을 곱씹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사실이다.

참고로, 같은 V6 엔진에 배기량만 조금 적고 17인치 휠의 모양이 다르며 앞유리에 열선이 없다는 것 외에는 동일한 사양을 갖추고 있는 X타입 2.5는 3.0보다 1천 만원이 저렴하다.


재규어 X-타입 3.0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72×1,789×1,392mm
휠 베이스 : 2,710mm
트레드 (앞/뒤) : 1,522/1,537mm
최저지상고 : - mm
중량 : 1,635kg (공차중량) / 1,960kg (총중량)

엔진
형식 : 자연흡기 V6 DOHC 가솔린
배기량 : 2,967cc
최고출력 : 231마력/6,800rpm
최대토크 : 29.0kg.m/3,000 rpm
보어×스트로크 : 89.0×79.5mm
압축비 : 10.5:1

섀시
구동방식 : 네바퀴 굴림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변속기
형식 : 자동 5단
기어비 : 3.80/2.13/1.37/0.94/0.69/R: 2.97
최종감속비 : 2.53

성능
0-100km/h 가속 : 7.5초
최고속도 : 230 km/h
최소회전반경 : 5.42m

타이어 : 225/45R17
연료탱크 용량 : 61.5리터
트렁크 용량 : 452 리터
연비 : 7.0km/ℓ

차량 가격 : 5,990만원 (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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