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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거침없이 세븐업!! - 인피니티 뉴G37쿠페


인피니티의 G37쿠페가 겉모습의 큰 변화 없이 부분적인 요소들을 업그레이드시켜 새롭게 등장했다. 여기저기 붉게 무르익은 단풍의 풍경과는 다소 상반된 이미지의 날카롭고 차가워 보이는 G시리즈 최신판과 함께한 늦은 가을의 느낌을 전해본다.

글, 편집 / 김정균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김성수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의 모델 중 G시리즈는 브랜드 전체 판매량에 있어 가장 큰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도요타의 렉서스, 혼다의 어큐라 등 일본의 다른 고급브랜드 대비 성능 쪽에 높은 비중을 둔 모델들을 라인업 시키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최종 경쟁상대로 표방하는 차만들기가 역시 주행성능을 내세우는 독일 BMW의 그것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머리 아프게 따져보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쉽게 해석하자면 일본 3대 메이커의 고급 브랜드와 그들이 경쟁상대로 지목하는 독일 럭셔리 3사 브랜드는 렉서스가 벤츠, 어큐라는 아우디, 인피니티는 BMW와 브랜드 이미지나 차의 성격이 닮아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G시리즈는 세부적으로 세단형과 쿠페형의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겉모습과 세세한 부분들만 약간 다를 뿐 같은 플랫폼과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며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는 같은 차라고 보면 된다. 단지 뒷좌석의 실용성을 갖고 있는 세단이냐, 실용성보다 멋스러움을 더 중요시하는 쿠페냐에 따라 오너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겠다.

미국과 한국 등 해외에서는 인피니티 로고를 붙이고 판매되지만 동일한 모델이 일본 내수시장에선 닛산 브랜드의 스카이라인 세단과 쿠페로 판매되고 있다. 닛산 스카이라인은 대략 50여년의 역사동안 12세대에 걸쳐 진화되며 노하우를 쌓아온 모델인데, 언제나 일본을 대표하는 몇 가지 스포츠모델 중 하나로 손꼽혀 왔고 매니아층의 지지와 더불어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12세대에 걸쳐 변화되는 동안 정통 스포츠카와 같은 하드한 모습에서 현재는 누구나 쉽게 고성능을 즐길 수 있는 GT카적인 성격을 갖추고 첨단의 편의장비를 가미한 세련된 모델로 거듭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스카이라인의 명성에 결코 흠이 되지 않을 짱짱한 성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닛산에서 그 이상의 고성능 모델로는 GT-R이 이미지 리딩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의 인피니티 G시리즈는 경쟁상대인 타 브랜드 스포츠 모델들에 비해 가격대비 성능에서 비교 우위인 점을 내세워 2006년 신형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인데, 새롭게 7단변속기를 장착하고 최신의 옵션들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업그레이드된 뉴G37쿠페를 만나보자.


익스테리어
쿠페답게 매끈하게 잘 빠졌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한 전체적인 바디라인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과 날렵한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외관에서 기존모델과 달라진 점을 찾아내려면 마치 어려운 숨은그림찾기를 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데, 헤드라이트의 노란 세로줄이 삭제되고 투명해진 것이 유일한 정답이다.

그밖엔 외관에서 이전모델과 달라진 점은 없지만, 기존 오너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만큼 새로 건드릴 것 없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기 때문이라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부분변경이나 연식변경 모델의 경우 무조건 앞, 뒤 모습을 바꾸고 치장해야만 더 멋지고 값비싸 보일거란 생각엔 부정적이며, 차라리 보이지 않는 곳의 내실을 기하는 편이 구입 전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에게 더 높아지는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G37쿠페는 겉모습의 큰 변화 없이 기존 오너들의 서운함을 방지하면서도 새로운 고객들에겐 내실 있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앞모습은 날카로움 그 자체. 인피니티의 패밀리 룩인 라디에이터 그릴 양 옆으론 L자형으로 꺾인 헤드램프와 그 아래는 멋드러진 공기흡입구의 형상으로 날렵함을 풍겨내는 앞범퍼가 짧은 오버행과 어우러져 장착되어 있다. 측면은 전형적인 쿠페의 군더더기 없는 라인에 앞펜더 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심플한 직선의 캐릭터 라인을 희미하게 가미시킨 것이 포인트다. 리어는 전면과 마찬가지인 L자형의 리어램프 안으로 동그란 LED가 양쪽 각각 두 개씩 4개의 원을 그리고 있으며 과하지 않게 절제된 리어스포일러, 우람한 뒷범퍼, 듀얼 머플러 등과 함께 깔끔하고 풍성한 쿠페의 엉덩이를 뽐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신형 FX출시부터 적용된 스크레치 쉴드 페인트 라는 젤타입 방식의 클리어 코팅이 차체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래저래 외관에 생기는 미세한 스크레치들이나 도어 손잡이 부분에 생기는 손톱자국, 세차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미세한 자국 등을 저절로 복원해 항상 새 차 같은 느낌을 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눈에 확연히 보이는 깊은 스크레치는 어쩔 수 없지만 애마의 외장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오너라면 굳이 따로 비싼 돈 들여 코팅을 해줄 필요가 없기에 정말 구미가 당길만한 옵션이 아닐 수 없다.


인테리어
실내 디자인은 인피니티의 여타 모델들과 일맥상통하는 스타일이며 G37세단과는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세단과 다른 모습을 찾아보면 쿠페의 스포티함과 어울리는 스포츠 버킷시트가 자리 잡고 있는데 운전자의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상 하체의 사이드 볼스터를 포함한 전동식이며 인텔리전트 포지셔닝 시스템은 계기판과 함께 움직이는 스티어링 핸들이나 사이드 미러와 함께 연동되어 2인분의 메모리를 설정할 수 있다.

스마트 인텔리전트 키를 소지한 채 도어핸들에 있는 버튼을 두 번 누르면 도어락이 풀리며 스포츠시트에 앉아 자세를 잡으면 버튼 타입의 시동키가 보인다. 크루즈 컨트롤과 오디오 조절장치가 탑재된 두툼하고 적당한 사이즈의 스티어링 핸들 뒤론 빠른 기어변속을 도와주는 마그네슘 패들 쉬프트가 장착되어 있다.

아래로는 알미늄 재질의 오르간식 스포츠페달이 오른발을 반기고 우측의 센터페시아는 전통 한지 느낌을 살린 산뜻한 메탈 재질이다. 7인치 터치스크린 방식의 모니터는 차량의 각종 정보와 리어뷰 모니터를 통해 후진시 뒤쪽의 영상을 비춰주며 어드밴스 트림 선택 시 장착되는 네이게이션도 마련되어 있다. 가운데 인피니티 로고 형상의 타원형 아날로그 시계는 차의 성격과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미국시장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다.

공조장치는 좌우 듀얼방식이며 ACCS라 명칭하는 첨단 온도조절 시스템으로 외부의 매연이 감지되었을 때 즉시 외기 통풍구를 닫아주게 되며 실내의 유해물질을 99.5%제거해주는데, 이는 공기청정기와 매칭 되어 항상 차안의 공기를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그밖에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11개의 스피커와 프런트 도어의 10인치 우퍼를 통해 양질의 음악으로 귀를 즐겁게 해준다.

시트의 열선 조절장치가 기존모델의 버튼 식에서 다이얼식으로 변한 것이 실내에서의 변화된 모습이며, 새롭게 추가된 옵션으로 스티어링 핸들 좌측엔 조향각도에 따라 좌우로 15도 가량 바이제논 헤드램프를 옆으로 비춰주는 AFS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다수의 옵션장치들은 기본적으로 주행성능 위주의 달리기 위한 스포츠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라는 이미지와 그에 따른 다양한 편의사항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파워트레인 & 주행성능
날카로운 G37쿠페의 심장은 겉모습만큼이나 세련되고 역동적인 파워를 뿜어내는데, VVEL시스템으로 엔진의 흡입 벨브리프트와 타이밍을 조절해 넓은 영역에서 높은 토크를 발휘하며 연비와 배출가스를 개선한 배기량 3,696cc의 V6엔진이다.

7,000rpm에서 333마력, 5,200rpm에서 최대토크 37.0kg.m를 발휘하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고회전을 지향하는 세팅이며 알피엠 게이지를 충분히 높여야 원하는 만큼의 가속을 끌어내는 타입인데, 기존의 5단변속기와 매칭 되었을 땐 엔진출력 대비 그 효율성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새롭게 맞물린 신형 7단변속기로 인해 좀 더 타이트한 기어비로 가속성능과 연비를 개선시킨 것이 이번 업그레이드의 가장 큰 포인트다.

0-100km 5초대의 흐뭇한 가속 성능은 달릴 준비를 하고 악셀패달을 깊게 밟았을 때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아니 스트레스가 없다는 표현을 사용하기가 무색하리만큼 빠르고 매끄럽게 날카로운 차체를 도로 저 멀리까지 순식간에 돌진 시키며, 고알피엠을 유지한 채 변속기의 레버를 왼쪽으로 돌려 S모드를 사용하거나 수동모드에서 핸들에 달린 패들쉬프트를 이용해 주행상황에 맞춰 7단으로 쪼개진 기어단수를 숨가쁘게 오르내리면 스포츠 드라이빙의 쾌감과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시원한 달리기로 운전자의 손과 발이 더욱 바쁘게 움직이도록 부추긴다.

고속에서의 속도 상승 또한 기존 모델 대비 약간의 개선이 이루어졌는데, 계기판의 속도계표기가 260km에서 280km로 높아진 만큼, 실제 200km에 도달하기까지, 그리고 넘어선 후의 가속력에서 쾌적하고 시원한 감각을 선사해 기존에 2%부족했던 부분에서 다는 아니지만 그중 1%이상은 충분히 채워줄만한 기특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서스펜션은 다른 일본차들과 다르게 기본적으로 하드한 감각이라 편안한 세단을 운전하다 옮겨 타면 도로의 요철을 넘을 때 그대로 엉덩이에 전달되는 느낌이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G37쿠페의 하체는 차의 성격 대비 이미 국내외 여러 매체에서 칭찬했던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딱 알맞은 세팅을 자랑한다. 단단하지만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넓은 사이즈의 19인치 휠, 타이어와 어우러져 고속에서도 도로에 밀착된 느낌이 든든하게 전해져 올라온다.

스티어링 핸들의 회전감각은 어느 정도 무거운 세단형 모델과 비교했을 때 그보다 좀 더 무거운 세팅으로 운전자에게 진중하고 정확한 조작 감을 요구한다. 직진에서의 안정감이나 급차선 변경시의 파워를 동반한 민첩함은 300마력 이상의 고성능 스포츠모델을 처음 경험하는 운전자에게도 겁 없이 가속페달을 더욱 깊게 밟도록 유도 할 만큼 뛰어나지만, 코너에서는 뒤가 흐르는 후륜구동의 특성과 함께 자세제어장치인 VDC의 사용 유무 등으로 운전자의 컨트롤 능력에 따라 어느 정도 편차가 드러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다루기 쉽고 충분한 출력을 가진 고성능 스포츠모델이기 때문에 누구나 도로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차들을 손쉽게 사이드미러 안으로 집어넣을 순 있지만, 이 녀석이 가진 포스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선 서서히 한계점을 높여가는 공부도 게을리 하면 안되는 것이다.

브레이킹 성능은 세단형보다 쿠페에서 더욱 돋보이는 전륜 4피스톤, 후륜 2피스톤의 출력 대비 부족함 없는 조합이며 초기 응답성부터 후반까지 다소 예민한 감각으로 어느정도 세밀한 조작 감을 갖고 있다. 안전장비는 충격의 감도와 안전벨트의 착용 유무에 따라 팽창속도를 조절해 터져주는 첨단 에어백이 듀얼로 장착되어 있으며 사이드 커튼 에어백은 물론 VDC, TCS, ABS, EBD 등의 각종 장비가 부족함 없이 구성되어 있어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파워 넘치는 차체를 안정감 있게 컨트롤 시켜 준다.


에필로그
인피니티 G37쿠페. 판매의 주력은 좀 더 다양한 성별과 연령층을 커버할 수 있는 G37세단이겠지만, 좀 더 멋스러운 감성이 녹아들어있는 날렵하고 잘 빠진 쿠페는 시원한 주행성능과 스타일리시함으로 2,30대의 젊은층을 사로잡을 수 있으며, 넘치는 편의장비와 함께 일상에서의 편안한 주행도 어느 정도 겸비함으로써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나이 지긋한 남성들에게도 어필할 만한 충분한 자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피니티 하면 의례 떠오르는 가격 대비 성능에서 뛰어나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실제 이녀석과 함께 새로이 추가된 7단자동변속기를 벗삼아 거침없이 내달려 보니, 스포츠 쿠페라는 장르의 모델로써는 기존모델이 갖고 있던 약간의 아쉬움마저 찾아내기 힘들 만큼 업그레이드 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쌀쌀한 날씨처럼 마음까지 차가워지는 이 계절에 잠시나마 신나는 드라이빙으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준 G37쿠페는 아마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어느 계절 어떤 마음으로 언제 또다시 마주하게 될지라도 다시금 기분 좋은 미소를 선물해 줄 것 같다.

{del}







인피니티 뉴G37쿠페 주요제원
길이 x 너비 x 높이 4,655 x 1,825 x 1,395mm
휠베이스 2,850mm
트레드 앞 1545, 뒤 1560mm
승차정원 4명
공차중량 1700kg
엔진형식 V6 DOHC 24-Valve
배기량 3,696cc
최고출력 333마력/7,000rpm
최대토크 37.0kg.m/5,200rpm
연료탱크 용량 60리터
변속기 자동 7단
구동방식 FR
서스펜션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앞,뒤 P225/45R19,P245/40R19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V디스크
연비 9.3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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