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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내안에 스타있다... 익스플로러 밴

TV를 보게 되면 흔히 잘나가는 스타들에게는 어김없이 따라다니는 차량들이 있다. 타고 다니는 차량들로 스타의 등급이 매겨진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들은 어김없이 밴을 타고 다닌다. 물론 스타라고 해서 100% 밴을 타는 것은 아니겠지만 연예계에서는 밴을 타고 다니는 것 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연매출 5억 원 이상의 연예인에게만 기획사에서 지급이 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국내에서 밴의 수요는 연예인들이 70%이상 차지한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그렇다고 연예인들만 타라는 법은 없다. 경제적인 여유만 된다면 가족단위로 여행을 갈 때나, 법인 사업체에서의 업무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인지 규모가 큰 렌터카 업체에는 밴도 마련이 되어있다.

흔히 익스플로러, 스타크래프트, 스타라인이라고 하는 밴들을 보게 되면 생김새는 같은데 각각 불리는 이름들은 틀린걸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익스플로러나 스타크래프트, 스타라인이 마치 국내 모델의 고급형, 기본형 같은 트림으로 구분되어진 것처럼 오해 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정확히 알고 계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익스플로러, 스타크래프트, 스타라인은 각각 컨버젼 업체로 불린다. 밴들의 베이스 모델은 시보레사의 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인 모델이며, 각각의 컨버젼 업체에서는 완성차가 아닌 미완성 상태의 차량을 구매자가 원하는 대로 외부와 내부를 멋있게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익스프레스 밴의 모습과 컨버젼 업체에서 나오는 밴의 모습은 느낌부터가 다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밴은 컨버젼 업체에서 만들어 놓은 모델을 들여와 네비게이션 등 국내 사정에 맞게 다시 작업을 하지만 현지에서는 개개인이 원하는 옵션을 선택하기도 한다. 물론 국내에서도 도어트림 부분에 구매자의 이름이나, 회사의 상호 등을 추가로 넣을 수 있는데 최장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한단다. 워낙 극소수만이 타고 다니는 차량이기에 시승차량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내 익스플로러 밴 공식 딜러인 A&G 모터스의 협찬으로 시승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스타의 친구를 소개 받아보자.


이번에 시승하는 9인승 모델의 전장은 5.69m, 11인승의 전장은 6.2m에 달한다. 차량을 처음 본 순간에는 압도된다는 표현도 부족할 만큼 엄청난 크기가 먼저 느껴진다. 게다가 루프 역시 하이리무진 카니발 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하이루프를 얹게 된다.

하이루프로 인해 67인치(170cm)의 공간이 확보되는데, 이는 탑승자가 자리를 옮기거나 할 때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연예인, 특히 여자 연예인은 목을 구부리지 않고도 꼿꼿이 서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정도다.

헤드램프와 비슷한 크기의 턴 시그널 램프가 스테인레스 몰딩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정렬되며, 전면 범퍼 역시 하단부에 스테인레스를 덧붙여 마감 처리했다. 차량이 워낙 크다보니 전면윈도우 세차 시 유용하도록 번호판이 발판으로 변신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올라 타본 결과 상당히 튼튼했다. 발걸음을 옮겨 차량 뒤쪽으로 가게 되면 차량의 옆쪽을 지나치게 되는데 전고가 2.3m에 이르는 까닭인지 주택가 담벼락을 걷는 기분이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리어램프는 아주 작지만 상당히 잘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으며, 고속버스에서나 볼 법한 후방 카메라가 상단에서 후방을 감시한다. 밴의 휠은 시승차의 경우 20인치의 크롬 휠을 신고 있지만 차량 자체가 워낙 크다보니 20인치라기 보단 18인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혹시 밴을 몰게 되더라도 절대 초행 골목길은 들어가면 안 된다. 승객이 불편하더라도 대로변에 내려 걷기를 권장하며, 행여 골목길로 들어가는 날에는 동네 교통이 마비가 될 지도 모른다.


모든 이의 시선을 압도하는 외관 다음으로는 퍼스트 클래스를 방불케 하는 내부를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뒷좌석용 도어는 슬라이드 방식이 아닌 일반 도어 형식인데 오른쪽 도어를 열면 왼쪽 도어도 열수 있는 방식이다. 그로인해 승객이 타고 내릴 때, 큰 짐 등을 싣거나 내릴 때에도 상당히 편리하며 동승석 쪽만이 아닌 운전석 쪽에서도 타고 내릴 수가 있어 편리함은 배가 되는데, 이는 국내 카니발에도 볼 수 있지만 도어를 열고 닫는 부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2열 시트에 앉아서 찬찬히 둘러보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시트 옆 포켓에 마련되어 있는 마사지 시트의 리모컨이다. 파워를 눌러보니 나즈막한 모터소리가 나면서 이내 몸을 문지르기 시작하는데, 간단한 파워 ON/OFF 형식의 기능이 아닌 여러 가지 모드가 있어 승객이 원하는 대로 설정만 해주면 된다.

넓은 전폭 탓에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가 꽤 멀어 2열 시트에서도 전방시야가 아주 좋다. 시트의 등받이를 눕혀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해 다리를 쭉 펴 봐도 동승석과의 거리가 남고, 상단에는 대형 LCD 모니터가 보이는데 기자의 집에 있는 TV보다 더 큰 26인치 모니터다. DVD, DMB, 외부기기 연결 등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어 보인다.

또한 헤어드라이기 등과 같은 소형 가전제품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220V 컨버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엔 꽤나 큰 용량의 냉온장고가 마련되어 있어 기나긴 장거리 여행에서도 내 집처럼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겠다.


자리를 3열로 옮겨 앉아보니 양쪽 창가 쪽은 2열 시트로 인해 다리를 쭉 펼 수는 없지만 2열 시트가 워낙 넓어 상대적으로 좁아 보일 뿐 답답할 정도는 아니다. 3열 시트의 주된 용도는 침대이며, 번거롭게 변신시키는 것이 아닌 버튼을 누르고 있는 것만으로 5~7초 사이에 안락한 침대가 완성된다.

동행한 기자에게 주행을 요구한 채 누워보기로 했다. 2003년도에 밴을 타본 경험이 있는 기자로선 인테리어 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조명이어서 스위치를 찾아보았지만 뒤쪽에는 스위치가 없고 룸미러 상단에 버튼들이 자리해 있는데 운전하던 기자에게 하나하나 스위치를 켜달라고 하니 생각보다 럭셔리한 조명들이 순차적으로 점등된다. 낮 시간대라 조명이 주는 감동은 작았지만 야간 주행시에 들어올 조명을 떠올리면 꽤나 분위기 있을 것 같다.

조명들을 바라보며 누워있자니 2003년도에 탔던 밴과는 소음부분에서 개선이 많이 된듯한데, 살펴보니 예전 모델들은 우드로 이루어져 주행 중 삐그덕거리는 소음이 자주 발생했던 반면 현재 모델은 어지간한 곳은 가죽으로 마감을 하여 분위기와 소음 둘 다 잡아냈다. 30분을 그렇게 누운 채 주행한 것 같은데 차체가 심하게 요동치는 것을 느꼈을 때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잠이 들어있다 깨버린 것이다. 순간 운전하던 기자와 룸미러로 눈이 마주쳤다... 차체가 심하게 요동친 것은 운전하던 기자가 자리를 바꾸자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자리를 운전석으로 옮겨 앉아보니 뒷좌석에서 느껴졌던 분위기와는 상대적으로 허전함이 다가오게 되는데 변속기 레버가 스티어링 칼럼식으로 되어있어 그 느낌이 더하다. 시트의 착좌감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호피티를 타는 기분이 들어 혼자 들썩들썩 해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승용 엔진으로 5리터가 넘는 엔진은 없다. 체어맨W가 5리터지만 순수 국내 기술은 아니며, 곧 출시 예정인 에쿠스에 차후 5리터 엔진이 올라간다니 아직은 없다고 보면 되겠다. 시트를 몸에 맞춘 후 키를 돌려 시동을 걸어보니 생각보다 우렁찬 엔진음이 들려온다. 계기판을 보니 rpm을 가리키는 바늘이 없어 당황하긴 했지만 트립컴퓨터를 누르다보니 디지털로 수치가 나타난다.

아이들링시엔 500rpm으로 낮으며 100rpm씩 오르내리며 운전자에게 분당 회전수를 알려준다. 5,328cc의 배기량과 4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은 301마력/5,200rpm이고, 최대 토크는 45kg.m/4,600rpm으로 풀 스로틀 시 우렁찬 소리와 함께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큰 덩치에 비하면 상당히 경쾌하다.

속도계는 마일표시로 되지만 그 안에 km/h단위까지 함께 하고 100마일/160km/h 까지 한계점으로 표시된다. 160km/h까지 한 치의 스트레스 없이 치고 올라가는데 최고속에 다다르면 연료가 차단되어 버리며 속도가 줄어든다. 물론 엔진의 힘은 충분하지만 커다란 덩치를 생각하면 위험 할 수도 있기에 이쯤에서 타협한 것 같다.

100km/h 정속 주행에서 1,800rpm을 보이면서 편안한 주행을 하게 되지만 속도를 더 올리게 되면 전면부를 때리는 풍절음이 간간히 들려오는데, 크기가 워낙 큰 탓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연료가 차단되는 160km/h의 속도 이하에서 가속과 감속을 나누어 실행해본 결과, 어떤 영역에서든 스트레스 없는 가속력을 보여주었으며, 감속 역시 무거운 차체 때문에 밀릴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안정감 있게 속도를 줄여나간다.


하루 동안 시승해본 결과 연예인들이 밴을 원하는 이유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도 중요하겠지만 정작 넓은 공간과 최고의 실용성을 갖춘 안락한 실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장거리 운행에 있어서도 대배기량에서 나오는 힘 있는 주행 성능과 탄탄한 하체 세팅으로 인한 승차감 덕분에 어지간한 대형 세단보다도 더 편안하다. 특히 넓은 공간은 밴의 최대 장점으로 보이며, 꼭 연예인들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여건만 된다면 가족 여행용 세컨카 용도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다. 물론 국산 RV등도 상당히 잘나오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넓은 공간과 편안함 등을 원한다면 정답은 오늘 만난 익스플로러 밴과 같은 모델일 것이다.

밴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연예인이다. 그러다 보니 시내를 빠져나가는 동안 상당히 많은 사람들과 눈인사(?)도 하고, 학생들의 시선과 웅성거림도 느껴졌다. 신호대기 시에는 옆 차선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 둘이 창문을 열고 “누구에요~?” 약간의 흥분과 기대감 섞인 목소리로 외치는데 장난을 쳐볼까 말까.. 잠시 생각하는 순간 신호는 바뀌고 버스는 떠나버렸다. 비록 하루였지만 시승하는 동안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시선과 웅성거림을 느끼다 보니 약간의 부담감과 피곤함도 있었다. 연예인이란 직업이 화려하고 좋은 면도 있겠지만 사생활 차원에서 얼마나 피곤한 것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이동하는 시간만이라도 내 집처럼 편하게 쉴 수 있는 밴을 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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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협찬 : A&G 모터스(익스플로러 밴 공식 딜러) - explorerva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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