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시장의 지각변동, 쉐보레 말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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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차 시장의 지각변동, 쉐보레 말리부

2011-10-25 11:08:23 조회수 3,110ㅣ댓글 0

한국지엠이 쉐보레 말리부의 판매 개시에 앞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말리부는 다음 달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쉐보레 브랜드의 첫 글로벌 중형차다.

글 / 김동현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한국지엠은 이번 말리부 미디어 시승회를 위해 창원 중앙역에서 부산 해운대까지의 시승코스를 마련하고 말리부의 고속주행 안전성, 탁월한 승차감과 부드럽고 정교한 핸들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광안대교를 포함한 부산 해운대 시승구간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세계적인 여름 휴양 명소인 말리부 해변의 아름다움에 견줄만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말리부는 지금까지의 쉐보레 차들과 맥을 이어간다. 노란 “쉐보레 보타이”로고가 크게 자리 잡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깊숙이 자리 잡은 헤드램프가 당당하고 스포티한 전면 마스크를 완성시킨다. 프로젝션이 들어간 헤드램프 역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모습. 전체적으로 다른 쉐보레 차량들과 마찬가지로 남성적인 매력을 잘 보여준다.

빵빵하게 부풀려진 앞 펜더부터 이어지는 말리부의 사이드라인은 전형적인 3박스 스타일의 세단형. 투박한 듯 강직한 모습은 한국지엠의 김태완 디자인 부사장의 말처럼 카마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준다. 특히 C필러와 트렁크 라인이 많이 닮아있다.

크루즈와 아베오를 보면서 강렬한 전면과 측면에 비해 후면 디자인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말리부는 전체적으로 통일된 모습을 보여준다. 말리부의 리어램프 또한 카마로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부분. 하지만 국내 판매모델에 LED가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실내는 경쟁사의 차량보다 깔끔함이 돋보인다. 화려함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둔 말리부의 인테리어는 사용하기에 편한 구성을 보여준다. 다른 쉐보레 차량들처럼 대시보드는 T자형을 기본으로 센터페시아 상단에 네비게이션이 위치해 있고, 그 아래 오디오 컨드롤러와 공조장치 부분에는 올란도에서 봤던 숨어있는 수납공간인 “시크릿 큐브”가 적용되었다.

전체적인 실내공간은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말리부의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12방향으로 조절되는 전동식으로 최적의 운전 자세를 만들 수 있고 착좌감도 뛰어난 편이다. 뒷좌석 또한 중형차답게 여유 있는 모습이지만, 뒷좌석을 위한 에어벤트가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출시한 경쟁사의 준중형 차량에도 뒷좌석 에어벤트는 적용된다.

시승 차량은 말리부 2.0 LTZ모델. 141마력의 최고출력과 18.8kg.m의 최대토크를 보여주는 2.0 에코텍 엔진은 6단 하이드로매틱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변속기는 M모드를 지원하며, 아베오와 같이 변속기 레버 윗부분에 변속버튼을 마련했다. 141마력의 출력보다는 18.8kg.m이라는 토크에 눈이 가는데, 이런 수치의 출력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앞선다.

창원 중앙역을 빠져나오면서 느껴지는 말리부의 초반 가속력은 의외로 날렵하다. 토크감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시내주행에서 부족함 없는 가속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깊게 가져가면 아쉬운 토크감이 느껴지며, 더딘 속도계의 상승과 함께 쥐어짜내는 엔진소리가 더 큰 배기량을 달라며 울부짖기도. 2.4모델의 성능이 궁금해진다.

정숙성은 굉장히 훌륭하다. 공회전 상태나 주행 중 모두 실내는 그저 고요할 뿐이다. 물론 엔진 회전수를 높게 가져가면 약간의 소음이 들려오지만, 그 또한 한번 거른 듯 저 멀리에서 아련하게 건너오는 수준. 정숙성과 함께 돋보이는 부분은 말리부의 하체.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돌려도 시종일관 안정된 거동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약간 단단한 세팅을 보여주지만 시승도중 만난 요철들을 부드럽게 넘나들며 승차감과 주행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흐뭇함을 안겨줬다.

이번 행사의 총 주행시간은 1시간 남짓한 짧은 시승. 하지만 말리부의 잠재력을 알아보기엔 충분했으며, 경쟁차종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중형사 시장에 이제 막 뛰어들 채비를 마친 쉐보레 말리부는 매력적인 구석이 많은 차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 / 양봉수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