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승기

감미로운 역동성, 닛산 뉴 알티마

알티마의 주요 무대인 미국 중형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이다. 그만큼 각 메이커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가격대비 가치가 뛰어난 차들이 포진하고 있다. 최근 판매량을 보면 이 부문의 터줏대감인 토요타 캠리가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혼다 어코드와 닛산 알티마가 그 뒤를 쫓고 있다.

글,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중형 패밀리 세단들은 그 성격에 맞는 무난한 디자인과 뛰어난 실용성, 그리고 안락한 주행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알티마는 조금 튀는 녀석이다. 앞서 언급한 패밀리 세단의 성격을 따르면서도 경쟁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다이내믹한 주행감각을 강조해 왔다.


이번 5세대 알티마는 4세대와 달리 외관에서부터 스포티한 향기를 물씬 풍긴다. 전면은 날렵한 선을 강조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이음새 없이 이어진 범퍼, 370Z에서 영감을 얻은 화살촉 모양의 헤드램프를 통해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후면에도 화살촉 형태의 리어램프와 트윈머플러를 장착해 동일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실내에선 세련미가 크게 향상된 디자인과 더불어 5세대 알티마의 가장 큰 무기인 저중력 시트가 핵심이다. 시트의 딱딱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을 계산해서 모든 하중을 똑같이 받쳐주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닛산의 설명. 생김새는 평범하지만 실제로 앉아보면 지금껏 자동차 시트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편안함에 매료된다.


운전석에 앉아 둘러보면 곳곳에서 인피니티가 떠오를 만큼 향상된 품질이 느껴진다. 특히 중앙에 컬러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계기판은 인피니티 JX와 같은 형태다. 그밖에도 디자인과 실용성 모두 이전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과 열선 스티어링 휠 역시 알티마의 강점. 하지만 메모리 시트와 뒷좌석 열선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다.


실내에서 넉넉한 패밀리 세단의 안락함을 느끼다가도 오른발에 힘을 주면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치고나가는 것이 알티마의 매력. 일상적 주행에서의 소음 진동 억제 능력도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되었다. 70%의 부품을 다시 설계했다는 새로운 CVT는 이제 더 이상 알티마의 역동성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개선되었다.

가속을 해보면 CVT의 무거운 느낌은 확연히 줄고 반응이 빨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2.5 모델은 최고출력이 180마력으로 10마력 증가했고 보다 스포티한 주행을 위한 Ds 모드가 추가되었다. Ds 모드에선 7단 변속 모드로 바뀌며 높은 회전대에서 변속이 이뤄진다.


3.5 모델은 최고출력 273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초반에는 부드럽지만 속도가 조금만 붙으면 힘차게 치고 나가며 빠르게 속도계 바늘을 밀어 올린다. 아울러 7단 수동모드와 함께 패들시프트를 사용해서 더욱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패들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VQ 엔진의 매력적인 음색이 어우러져 스포츠 드라이빙의 재미를 더해준다.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2.5나 3.5 모두 한결 여유로워졌다. 그 비결은 바로 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 토크 벡터링 시스템의 일종으로 코너를 돌 때 안쪽 앞바퀴에 제동을 걸어 언더스티어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더블위시본 이상의 강성을 지녔다는 전륜 맥퍼슨 스트럿과 탄성 강도를 높인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역시 코너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돕는다. 스티어링 반응은 경쟁모델 중 가장 예민하고 날카로우며 하체 역시 한층 탄탄해서 운전의 흥을 돋운다.


연비에서는 CVT를 적용한 혜택을 충분히 누리고 있다. 쉽게 말해 일반 자동변속기로 치면 기존 CVT는 6단 정도지만 신형은 8단 정도로 확대되어 효율성이 높아졌다. 2.5 모델의 복합연비는 12.8km/L로 구형의 11.6km/L보다 향상되었는데, 구형은 구연비 기준이었던 만큼 상당한 향상을 이뤘음을 알 수 있다. 3.5 모델 역시 복합연비 10.5km/L로 구형보다 우수하다.


한편 국내에서는 출시되자마자 북미사양 모델과 다른 에어백을 장착했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다. 스마트 시대에는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는 행태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물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에 대한 신뢰다. 구태에서 벗어나 솔직하고 당당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알티마는 기존에 부족했던 사항들을 충실히 개선해 동급 어떤 경쟁자에게도 뒤지지 않는 상품성을 자랑한다. 토요타가 캠리를 필두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처럼, 닛산 역시 알티마를 통해 비상하며 수입차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해 본다.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TOP